본문 바로가기
  • 아름다운 동행

수필집[파고만댕이의 여름]63

아름다운 만남 아름다운 만남 그의 나이 18세 되든 해, 그와 우리 가족과의 인연이 시작 되었다. 당시 그의 신분은 거지였다. 정확히 말하면 그의 어머니 직업이 거지였고, 그는 동생 한명과 함께 거지 어머니 따라 다니며 밥 얻어먹는 거지의 아들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비록 햇볕에 그을린 얼굴 이었지만 미녀형의 .. 2007. 5. 8.
다마구찌와 블로그 다마구찌와 블로그 인간이 만든 플라스틱 달걀에 온 정신을 뺏겨 쥐벼룩처럼 염치없이 앞뒤 분간 못하던 그때는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던 전자 달걀이 ‘다마구찌’ 라는 닉네임을 앞세워서 무차별하게 우리들의 가슴을 점령했다. 다마구찌는 어린이들이 갖고 싶은 .. 2007. 4. 30.
범이 범이 작은 마을에 전기불이 처음 들어오던 날처럼 호기심과 영웅심이 겹친 경사가 들었다. 한바탕 잔치를 벌일 심산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하루 종일 발걸음을 쫑쫑거리며 온 동네를 헤집고 다녔다. 아이들의 볼기짝은 저절로 넓어지고, 어른들은 붉은ㆍ노란ㆍ 파랑 천에 알 수도 없는 한문으로 .. 2007. 4. 13.
꽃순이를 아시나요 꽃순이를 아시나요 설움이 꺼이꺼이 울어대던 꽃비 내리는 봄밤에 흔적 없이 떠났다. 미친 듯이 술을 마시고, 마누라 두들겨 패고, 자신을 옥죄어 오는 그 무엇을 주체하지 못하여 짚동가리에 불을 지르고, 봄이 설익은 무논에 천방지축으로 뛰어들던 그는 술이 깨면 지난밤에 자신이 저질렀던 기억할.. 2007. 2. 28.
딸아이의 졸업식 .. 2007. 2. 14.
돈, 돈, 돈 현대사회에서 돈은 돈이 아니다. 인간에게 초기 집단사회가 형성되면서 교환경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이로 인하여 물질교환의 편리한 수단이나 재화 축적의 수단으로 돈이 생겨나 현재에까지 이어져 오면서 그 본래의 기능을 훼손하지는 않았지만, 사회의 변화에 따라 여우같이 변신하면서 뿌리를 내려왔다. 인간에게 있어서 돈은 절대자 그 이상이다. 귀신도 돈 앞에서는 화를 풀고 요술을 부리며 때깔을 바꾼다. 인간본성을 교화시키고 참된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종교단체도 돈 앞에서는 무기력 한 게 현실이다. 인간존엄의 평등의 가치를 가장 엄숙하게 가려야할 법도 돈 앞에서는 맥없이 무너지는 사례를 종종 경험한다. 오죽하면 ‘유전무죄’ ‘무전유죄’ 라는 말이 버젓이 낯짝을 들고 다닐까. 돈 돈 돈 ! 돈이 뭔가. 돈은 권력.. 2006. 10. 19.
방 이야기(계간 오늘의 문학, 2006년 봄호 게재) 예로부터 방은 우리 삶의 모태이다. 어머니가 거처하면서 가계의 중심을 잡고, 집안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감출 건 감추고 부풀릴 건 부풀려서 집안의 잡음을 재우며 기거했던 안방. 대문 가까이 위치해 있어서 방문자들을 맞고 아랫사람들을 호령하고 바깥일을 주로 하시는 아버지가 기거하던 .. 2006. 9. 4.
보리밥 보리밥 현대의 식생활은 점점 서구화 되어간다. 기름진 식생활로 비대해진 몸이 성인병의 단초임을 익히 알면서도 부드럽고 달콤한 유혹을 떨치지 못한다. 비만을 해결하려 갖은 운동을 하고, 성인병을 얻으면 병원신세를 지면서도 좀처럼 먹을거리를 바꾸지 못하는 건 인간의 나약함일까. 굳센 고집.. 2006. 8. 8.
닭 한마리의 진실 닭 한마리의 진실 키가 작달막하고 항상 얼굴에 풍성한 미소를 띤 주인아저씨는, 식당 앞을 지나치며 만날 때마다 진솔하고 정감이 뚝뚝 묻어나는 인사를 거르는 법이 없다. 그가 운영하는 식당이름은 ‘원조 닭한마리’다. 식당의 주요메뉴도 ‘닭한마리’ 와 삼계탕’ 이다. 메뉴의 주요 재료가 닭.. 2006. 7. 29.
말짱 도루묵 조선시대 임진왜란 전까지 농어목 도루묵과에 속하는 도루묵의 이름은 ‘묵’이었다. 선조 임금이 동해안에 피난 갔을 때, 진상에 올라온 ‘묵’의 맛이 일품이고 귀품 있는 은빛 자태가 아름다워 ‘은어’銀魚 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난리가 끝나고 평온을 되찾자, 선조는 난리 때 감칠맛 나게 먹었던 은어가 생각나서 구해 오게 하였다. 신하들은 싱싱한 은어를 진상하기 위해 온갖 정성을 들여 임금님께 올렸는데, 난리 때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먹었던 맛이 아니라서 도로 물렸다. 신하들이 임금님께 진상하기 위해 기울였던 온갖 노력이 허사가 되고 도로 물리는 처지가 되었다는 우화에서 ‘묵’이라는 생선은 ‘은어’도 아닌 ‘도루묵’이 되어 말짱 도루묵 되었다 한다. 초등학교 2학년인 막내가 허둥대며 현관문을 힘차게 열어젖히고.. 2006. 7. 11.
구룡산의 오월 오월의 구룡산은 정갈한 향기가 듬뿍 배어나오는 아름다운 여인이다. 산자락은 어머니 치마폭 같다. 북쪽 자락으로는, 오갈 데 없는 이들을 구룡마을에 감싸 안고 솔개의 매서운 눈초리를 피하여 안식처를 제공한다. 남쪽 자락으로는, 국가의 미래가 달린 국가정보의 요람을 품어 안았다. 군데군데 헤.. 2006. 6. 19.
보물찾기 후레쉬가 달린 안전모를 쓰고, 허리띠엔 배터리 주머니를 찬다. 지구를 습격하러 왔다가 탈영한 떠돌이 외계인 같은 복장을 하고 애써 태연한척 웅그리며 비장한 눈빛을 감춘다. 한 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는 인차를 타기 위하여 서둘렀다. 간단히 체조를 하고 갱 입구에서 안전수칙 선서를 목청껏 외쳐.. 2006. 5. 9.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