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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3가 익선동 [사람 사는 맛, 종로 3가] 종로 3가 일대가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최근 영국 여행문화 매체인 타임아웃(Time Out)이 발표한 '2026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40곳'에서 서울 종로 3가가 1위에 올랐다. 익선동 한옥 골목길은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좁은 골목을 따라 한옥을 개조한 카페와 음식점, 상점들이 오밀조밀 들어서 있다. 골목이 좁다는 것이 오히려 이곳의 매력이다. 연인들은 좁은 골목을 지날 때면 자연스럽게 어깨를 맞대고 걷는다. 그래서 인기가 더 좋은 것일까.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골목 곳곳에서 웃음을 터뜨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좁은 골목 안에 사람들이 모이고, 그 사람들 사이에서 또 다른 풍경이 만들어진다. 이곳에서는 건물보다 사람이 먼저 눈에 ..
허클베리핀의 모험 [書評] 허클베리 핀의 모험 지은이: 마크 트웨인(Mark Twain) 1835년 미국 미주리 출생, 1910년 사망 미국 예일대학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 문학박사 (저서) 톰 소여의 모험, 왕자와 거지, 미시시피강의 생활 외 옮긴이 : 김욱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 미국 미시시피 대학교 영문학석사, 뉴욕주립대학교 영문학 박사 서강대학교 인문대학 명예 교수 (저서) 디지털시대의 인문학, 포스트 모더니즘, 지구촌 시대의 문학 외 (번역) 노인과 바다, 왕자와 거지, 그리스인 조르바 외 초판발행 : 1884년(영국·캐나다), 1885년(미국)발행일 : 199..
흔적 [흔 적] 울타리를 뚫은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그런데도 베어졌다 운명은 그런 것이었다. - 개포동 무허가 판자촌에서 -
[書評] 제주의 13월 [書評] 제주의 13월 지은이 : 이혜숙 수필가 현대수필 등단 (저서) 나는 팝콘이다, 꽃을 솎는 저녁, 1990 독산동 세 여자등 외발행일 : 2024년 12월 13일펴낸곳 : 말그릇(287쪽) 수필가 이혜숙의 글이 시선에 먼저 닿는 부분은 맑은 웃음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조그만 씨앗 처럼 단단함이 있어 독자가 곁눈질하지 않고 글 속에 머물게 하는 매력이 있다. 또한, 그의 글투는 현을 팽팽히 조여 제주 초원을 내닫는 말발굽 소리를 긴장감 있게 연주하는 해금 가락과 닮았다. ‘제주의 13월’은 이혜숙이 제주에 1년 살이 하러 갔다가 서귀포의 바람과 파도에 붙잡혀 당초 약속을 깨면서 시작된다. 돌담 사이로 자라는 풀과 오름 너머로 지는 해를 바라..
지리산 [꽃길만 걷기를] 지리에 발을 들여놓은 지 스무 번의 가을을 맞았지만, 가을의 품에 온전히 안긴 것은 두 번 정도다. 백무동 한신계곡에는 별빛 서너 개가 깜깜한 새벽 산길을 밝혀준다. 가내소폭포의 우렁찬 응원을 받으며 세석대피소로 향하는 지루한 오르막길을 땀방울로 적시며 올랐다. 능선에 올라서니 땀으로 흠씬 젖은 아침을 상쾌한 바람이 반기고, 하늘의 구름은 갈 길이 바쁜 듯 쉴 새 없이 흘러간다. 주능선 길을 따라 가을꽃들이 반긴다. 지리산에 이렇게 꽃이 많았나 싶을 정도로 황홀한 풍경이다. 새벽 산길을 오르며 힘들었던 고통과 고뇌, 마음을 짓누르던 갈등이 순식간에 지워진다. 연신 “예쁘다”는 말만 되뇌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보라색 쑥부쟁이가 생기발랄한 모습으로 끝없이 이어진다. 쑥부쟁이는 가을의 문을..
[書評] 톰소여의 모험 [친구가 되고 싶었던 톰 소여]- ‘톰 소여의 모험’을 읽고 - 지은이: 마크 트웨인(Mark Twain) 1835년 미국 미주리 출생, 1910년 사망 미국 예일대학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 문학박사 (저서) 허클베리핀의 모험, 왕자와 거지, 미시시피 강의 생활 외 옮긴이 : 김욱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 미국 미시시피 대학교 영문학석사, 뉴욕주립대학교 영문학 박사 서강대학교 인문대학 명예 교수 (저서) 디지털시대의 인문학, 포스트 모더니즘, 지구촌 시대의 문학 외 (번역) 노인과 바다, 왕자와 거지, 그리스인 조르바 외 초판발행 : 1876년발행일 : 2009년 03월 13일,(2022년 10월 14일 : 25쇄)펴낸곳 : 민음사(448쪽) 작가 마크 트웨인의 본명은 ‘새뮤엘 랭혼 클레멘스’..
북한산 [ 이제 좀 쉬어가자 ] 북한산 향로봉을 향해 발을 들여놓으면서 문득 생각한다.‘이 산은 괜찮을까.’ 최근 네팔의 히말라야 골짜기에서 빙하가 무너져 내리며 큰 재앙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히말라야의 등줄기에 자리 잡고 수만 년, 어쩌면 그보다 훨씬 오랜 세월을 견뎌왔을 빙하가 맥없이 무너져 내리다니 어이없다. 태산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자연 앞에서 ‘절대’란 없다.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자연의 힘은 때로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들을 한순간에 무너뜨린다. 어쩌면 그것 역시 자연의 순리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 자연의 변화를 온몸으로 견뎌내야 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다. 기후가 변하면서 지구 곳곳에서 예전과 다른 자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는 원인과..
청춘예찬 [청춘예찬] 마라톤에 처음 입문하던 40대 중반, 그때만 해도 마라톤 하는 사람들 중에 젊은 축에 들었다. 마라톤 붐이 막 태동하던 시기라 마라톤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조금은 별난 취미를 가진 사람으로 바라보던 때였다. 달리기 연습하다가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러너를 만나면 서로 반가워 하이파이브로 응원을 보내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코로나 시절, 만남과 단체 행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 마라톤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당시에 대회를 열지는 못했지만,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강변과 양재천 등에는 러너들로 채워졌다. 코로나 시기에 꼼짝달싹 할 수 없었던 청년들에게는 달리기나 자전거 등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통로였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관악산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관악산] 비 예보가 있어 산에 들까 말까 잠시 망설였다. 서울대 입구에 들어섰을 때, 마침 비가 멈췄다.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삼성산으로 길을 잡았다. 가끔은 하늘이 하는 일을 원망해 보기도 하지만, 부질없는 일임을 잘 안다. 주말이면 줄을 지어 오르던 산객들도 오늘은 듬성듬성 보인다. 변덕스러운 날씨 앞에서는 누구나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기보다 순응할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절기는 어느새 맹위를 떨치던 여름을 물리려 처서에 닿았다. 이를 알아챈 매미 소리의 기세가 한 풀 꺾이고 그 틈새로 귀뚜라미 귀뚤귀뚤 찾아든다. 팔봉능선에 오르기까지는 바람도 간간이 불고 비도 내리지 않아 다행이었다. 하늘의 구름이 점점 짙어지며 비를 예고했지만, 조금 내리다 그치겠지 생각하며 걸음을 멈추..
천상의 화원, 곰배령 [천상의 화원, 곰배령] 하늘마루 찾아벌 나비 날아드니나도 꽃이 되었다. 이 꽃 저 꽃어우러진 꽃물결에나도 노을이 되었다. 점봉산 아래오두막 하나 지어계절 따라시절 따라꽃향기에 젖으리라. 벌 나비 벗 삼아해 지는 줄 모르다가이슬 내리는 밤이 오면나 또한 꽃으로 남으리라. [산행 일시] 2026년 8월 16일[산행 경로] 점봉산 산림 생태 관리센터 - 정상(원점회귀) (7.5km)[산행 시간] 3시간 30분
[칼럼] 8.15 올공 데이, 선거의 신뢰를 묻다 [칼럼] 8.15 올공 데이, 선거의 신뢰를 묻다 광복절을 맞은 8월 15일, 올림픽공원에서는 선거의 공정성과 국민의 참정권을 둘러싼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그동안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개표 과정에서 발견된 여러 오류에 대해 선관위는 직원의 실수나 단순한 관리 부실이라는 설명을 반복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드러나는 여러 정황을 바라보면 과연 이것을 단순한 실수로만 치부할 수 있는지 의문이 커진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선관위의 권위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특히 시간대별 투표자 수 입력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사례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특정 시간대에 100표, 150표, 200표씩 일정하게 증가하거나, 상당 시간 투표자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는 선거구가 있는가 하면, 서로 다른 투표소에서..
마장호수 둘레길 [마장호수, 잠시 마음을 내려놓다] 마장호수는 1970년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조성된 저수지다. 2010년대 들어 파주시가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면서 둘레길을 만들었고, 2018년에는 출렁다리까지 놓이면서 걷기 좋은 명소로 자리 잡았다.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아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호수를 따라 조성된 둘레길 대부분이 데크로 이어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호수 한 바퀴를 천천히 돌아도 2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마장호수의 화룡점정은 역시 출렁다리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출렁다리에 올라서면 시야가 탁 트인다.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호수와 주변 산자락은 걷는 동안 쌓였던 심신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듯하다. 주차비 외에는 별도의 입장료가 없다는 점도 부담 없이 찾을 ..
[書評] 위대한 개츠비 지은이 : F. 스콧 피츠제럴드 1896년 9월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출생 소설가 (저서) 낙원의 이쪽, 밤은 부드러워, 마지막 거물 외 옮긴이 : 김욱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 미국 미시시피 대학교 영문학석사, 뉴욕주립대학교 영문학 박사 서강대학교 인문대학 명예 교수 (저서) 디지털시대의 인문학, 포스트 모더니즘, 지구촌 시대의 문학 외 (번역) 노인과 바다, 왕자와 거지, 그리스인 조르바 외 발행일 : 2023년 11월 10일펴낸곳 : 민음사(249쪽) [욕망과 환상의 초상, ‘위대한 개츠비’] 스콧 피츠제럴드는 소설 ‘낙원의 이쪽’과 그의 걸작 ..
아침가리골 [아침가리골에 청춘을 담그다] '아침에 밭을 갈러 나가면 저녁에야 돌아올 수 있는 깊은 골짜기'라는 데서 이름이 유래한 아침가리골. 조경동 계곡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국내를 대표하는 오지 트레킹 명소다. 서울의 찜통더위를 피해 이곳에 들어서면 하루 종일 더위를 잊고 지낼 수 있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부터 마음은 어느새 아이가 된다. 물장구를 치고 첨벙거리며 걷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하지만 아침가리골은 아름다움만큼 경외심도 필요한 곳이다. 상류 계곡인 만큼 폭우가 내리면 수위가 순식간에 높아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가 찾은 날도 새벽부터 많은 비가 내려 물이 크게 불어 있었다. 인제군청에서는 수위와 기상 상황에 따라 출입을 통제하기도 하지만 다행히 이날은 길이 열려 있었다. 깊은 곳에..
아버님께 드리는 여름 안부 [아버님께 드리는 여름 안부] 산소를 둘러싸고 기개 넘치던 소나무들이 재선충을 이기지 못한 채 붉게 말라 쓰러지고 있습니다. 산 전체가 황폐해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마음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산림청에서도 방제에 애를 쓰지만 병이 번지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듯합니다. 결국 자연의 시간을 거스를 수는 없는가 봅니다. 멧돼지들이 제집인 양 봉분을 마구 헤집어 놓아 하는 수 없이 철조망을 둘렀습니다. 보기에는 다소 흉하지만, 그 뒤로는 멧돼지가 다녀간 흔적이 없습니다. 대신 잔디는 점점 힘을 잃고 개망초와 잡풀이 산소를 뒤덮고 있습니다. 아까시나무도 곳곳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몇 해 전 아까시나무를 없애려고 베어낸 자리에 제초제를 조금 발랐더니, 아까시나무만 죽은 것이 아니라 주변 잔디까지 함께 말라 버렸습니..
8년 만의 외출 [8년 만의 외출] 잊고 지냈던 골프. 오랜만에 골프채를 잡으니 모든 것이 낯설다. 예전에는 엄격했던 복장 규정도 이제는 반바지 착용이 허용되어 한결 편안하다. 골프장이라기보다 공원에 온 듯한 느낌이다. 잔디를 밟는 감촉도, 카트를 타는 승차감도 어딘가 어색하다. 15년 넘게 골프장을 드나들며 우정도 쌓고 비즈니스도 이어갔다. 그러나 사업을 접으며 골프와 함께했던 시간도 자연스럽게 내려놓았다. 어느덧 8년이 흘렀다. 처음 몇 해는 그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었다. 연습하지 않아도 되고, 스코어에 마음 졸이지 않아도 되니 시간이 넉넉해졌다. 골프를 치고 돌아오는 길,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많았던 날들이 떠오른다. 왜 그토록 골프에 매달리며 스스로를 몰아세웠을까. 결국 나를 옭아맨 것은 골프가 아니라 내 욕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