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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이제, 고전을 읽어야할 시간 [독후감] 이제, 고전을 읽어야 할 시간 지은이: 최인호 철학박사 (저서) ‘멋지게 이기는 대화의 기술’ 외발행일: 2026년 5월 10일펴낸곳: 바이북스 (228쪽) 저자는 고전의 마르지 않는 지혜를 현대의 언어로 번역하는 동양 철학자다. 현재 대학과 공공기관 등에서 ‘철학 기반 리더십’을 강연한다. 학부 시절 자연과학을 공부했던 저자는 강연자로서의 한계를 느껴 생존의 방편으로 고전을 접했다. 그가 만난 고전은 그를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되었으며, 세상의 지혜를 읽는 새로운 눈을 열어주었다. 흔히 고전은 ‘마음공부’라 말하지만, 저자는 우주의 이치가 인간의 몸에 어떻게 깃들어 움직이는지, 그 치열한 논리를 체득하는 과정에서 고전은 ‘몸의 원리’라 확신한다. 자신이 습..
마장호수 [마장호수의 가을 우정] 단풍이 들면 한 번 만나자던 약속. 하룻밤 사이에도 색을 바꾸고 결을 바꾸는 계절,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었기에 설렘도 남달랐다. 날씨는 흐렸고 단풍도 기대만큼 곱지 않았지만, 친구들의 웃음소리는 하늘의 기상마저 바꾸어 놓는다. 마장호수 둘레길을 자박자박 걸으며 끊임없이 쫑알쫑알 이야기를 이어가다 보니, 우리들의 추억도 송알송알 피어난다. 친구는 명품 시계와 같다. 태엽은 팽팽하게 감겼다고 앞서 가지 않고, 느슨해졌다고 뒤처지지도 않는다. 제 속도를 지키면서도 서로의 걸음에 보조를 맞춘다. 어떤 상황이나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째깍째깍 나란히 웃으며 함께 가는 동반자다 가을이 깊어가는 마장호수 길을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우리들의 우정은 충분히 아름답다. [일시] ..
설악산 천불동 계곡 [설악이 내게 남긴 마지막 불상] 새벽을 밝혀 공룡능선을 넘느라 지친 몸으로 천불동 계곡에 내려서자마자 단풍이 반긴다. 대청봉과 공룡능선의 단풍이 하산길을 따라 천불동에 모여 잠시 쉬어가듯 흐드러졌다. 단풍이 떠나버린 공룡능선을 지나오면서 올해는 설악의 단풍을 만날 수 있을까 조바심을 냈는데, 한낱 기우였다. 붉은 단풍은 검붉게, 노란 단풍은 샛노랗게 맑은 빛깔로 계곡을 수놓고 있다. 해마다 설악의 단풍을 찾아오지만 제때를 맞추기 어려워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는데, 올해는 행운을 만났다. 수량이 많지 않은 맑은 계곡물에 울긋불긋 쪽배를 띄워 유유히 흐르다가 폭포를 만나면 별이 쏟아지듯 흩어진다. 이 또한 설악의 진경(眞景)이다. 단풍이 계곡을 지나 마침 바다에 이르기를 바란다. 바다는 계곡의 물을 모두 담..
설악산 공룡능선 [공룡의 가을이 떠난 자리] 지난여름, 지난한 더위를 견디며 무성한 잎을 키우고 뼈를 튼튼하게 만들었던 공룡이었다.아름다운 가을에 이르렀지만, 그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제 몫이라며 챙길 생각도 없다. 폭풍과 눈보라를 견디고 비바람을 막으며 묵묵히 제자리를 지켰을 뿐이다.더하고 덜함을 계산하지 않는다. 그저 하늘이 내어주는 만큼 감사할 줄 안다. 모든 것을 제자리에 둔 채, 그는 겨울을 따라갈 것이다.나 또한 너를 닮고 싶어 설악의 산문을 연다. 푸른 새벽,별빛이 초롱초롱하다. 한때 별 하나를 갖고 싶었던 소년.그 아득했던 꿈, 별을 굳이 가질 필요가 없음을 이제는 알겠다. [산행일시] 2026년 10월 17일[산행경로] 설악동 - 비선대 - 마등령 - 공룡능선 - 무너미재 - 천불동계곡 - 비선대 -..
데미안 [書評] 데미안 지은이 : 헤르만 헤세 1877년 독일 남부 뷔르템베르크 칼프 출생 1962년 8월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사망. 소설가, 시인, 화가 (저서) 싯다르타, 유리알 유희, 황야의 이리 외옮긴이 : 이순학 (번역)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발행일 : 2017년 10월 30일펴낸곳 : ㈜미르북컴퍼니(275쪽) 헤르만 헤세는 독일계 스위스 소설가이자 시인, 화가로 20세기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고 정신적 성장의 과정을 그린 작품을 많이 남겼으며, 194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데미안』은 헤세가 자신의 이름 대신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작품이다...
도봉산 다락능선 [산은 서두르지 않는다 - 도봉산 다락능선] 산길에 들면 마음이 허둥대는 것을 보니 아직 산을 알기에는 모자람이 많다. 그런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산에 드는 것은 어쩌면 무례한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동안 앞뒤 분간 없이 산을 이기려고만 했다. 얼마나 부질없고 어리석은 생각인가. 산은 이기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공존하는 벗이라는 것을, 가을을 새겨 넣은 단풍잎을 바라보며 깨닫는다. 지리산을 다녀온 뒤 한 달 만에 산에 오른다.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산이지만 결코 만만하지는 않다. 친구들과 함께 맞이하는 도봉산의 가을은 또 다른 감성으로 다가온다. 능선에 올라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니 그동안 얼마나 사부작대며 안달복달하고 살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가을이 오는지 가는지도 모르고 살다가 산에 드니 비로소 계절의 ..
2026년 강남 국제평화마라톤(Full-50) [마라톤 풀코스 50회 완주를 자축하며] 마라톤 주로에 선 지 18년 만에 풀코스 50회 완주했다. 우선 나 자신에게 축하를 건넨다. 얼떨결에 시작했지만 자잘한 일로 변덕 부리지 않고, 큰 부상당하지 않고, 끈기 있게 여기까지 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흔히 마라톤을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일견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50회를 완주하는 동안 정말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잘 견뎌낸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달리기를 그만두어야 하나 수없이 번민했으며, 고통을 감내하기 싫어 꾀를 부리기도 했다. 달리는 중에 힘에 부칠 때는 걷기도 했다. 그때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묘지명에 올려달라는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를 곱씹으면서 나 자신을 부족한 마라토너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18..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書評]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지은이 : 브라이언 헤어 하버드대학교 박사 듀크대학교 진화인류학, 심리학, 신경과학과 교수 (저서) 개의 천재성(버네사 우즈 공저) 외 공저자 : 버네사 우즈 듀크대학교 진화인류학과 연구원 (저서) 개의 천재성(브라이언 헤어 공저), 보노보 악수 외 옮긴이 : 이민아 이화여자대학교 중문학 (번역) ‘온 더 무브’, ‘깨어남’, ‘색맹의 섬’ 외 다수 발행일 : 2021년 7월 26일펴낸곳 : 디플롯(395쪽) [경쟁이 아니라 관계가 만든 진화의 방향] 저자 브라이언 헤어는 침팬지를 대상으로 ‘마음 이론’을 실험적으로 검증해..
고향 풍경 [고향 풍경] 명절 풍습이 예전 같지 않다. 명절이면 차례를 지내고 참석하는 것을 당연한 의무로 여겼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명절 차례는 지극히 형식적인 의례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이제는 차례를 지내지 않는 집이 더 많아졌다. 복잡해진 현대의 생활 방식과 전통적인 명절 의례가 더 이상 맞지 않는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벌초 문화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벌초를 이어갈 자손은 점점 줄어들고, 그나마 멀리 흩어져 살아 바쁜 일상을 핑계 삼아 참여하기란 쉽지 않다. 조상에 대한 당연한 예의라 여기며 수백 년을 이어왔던 벌초가 이제는 조금씩 거추장스러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 마을은 15대조부터 터를 잡고 집성촌을 이루어 살아왔다. 법보다 무서운 관습과 도덕을 기준으로 삼으며 서로 부대끼고 아웅다웅하..
종로3가 익선동 [사람 사는 맛, 종로 3가] 종로 3가 일대가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최근 영국 여행문화 매체인 타임아웃(Time Out)이 발표한 '2026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40곳'에서 서울 종로 3가가 1위에 올랐다. 익선동 한옥 골목길은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좁은 골목을 따라 한옥을 개조한 카페와 음식점, 상점들이 오밀조밀 들어서 있다. 골목이 좁다는 것이 오히려 이곳의 매력이다. 연인들은 좁은 골목을 지날 때면 자연스럽게 어깨를 맞대고 걷는다. 그래서 인기가 더 좋은 것일까.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골목 곳곳에서 웃음을 터뜨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좁은 골목 안에 사람들이 모이고, 그 사람들 사이에서 또 다른 풍경이 만들어진다. 이곳에서는 건물보다 사람이 먼저 눈에 ..
허클베리핀의 모험 [書評] 허클베리 핀의 모험 지은이: 마크 트웨인(Mark Twain) 1835년 미국 미주리 출생, 1910년 사망 미국 예일대학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 문학박사 (저서) 톰 소여의 모험, 왕자와 거지, 미시시피강의 생활 외 옮긴이 : 김욱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 미국 미시시피 대학교 영문학석사, 뉴욕주립대학교 영문학 박사 서강대학교 인문대학 명예 교수 (저서) 디지털시대의 인문학, 포스트 모더니즘, 지구촌 시대의 문학 외 (번역) 노인과 바다, 왕자와 거지, 그리스인 조르바 외 초판발행 : 1884년(영국·캐나다), 1885년(미국)발행일 : 199..
흔적 [흔 적] 울타리를 뚫은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그런데도 베어졌다 운명은 그런 것이었다. - 개포동 무허가 판자촌에서 -
[書評] 제주의 13월 [書評] 제주의 13월 지은이 : 이혜숙 수필가 현대수필 등단 (저서) 나는 팝콘이다, 꽃을 솎는 저녁, 1990 독산동 세 여자등 외발행일 : 2024년 12월 13일펴낸곳 : 말그릇(287쪽) 수필가 이혜숙의 글이 시선에 먼저 닿는 부분은 맑은 웃음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조그만 씨앗 처럼 단단함이 있어 독자가 곁눈질하지 않고 글 속에 머물게 하는 매력이 있다. 또한, 그의 글투는 현을 팽팽히 조여 제주 초원을 내닫는 말발굽 소리를 긴장감 있게 연주하는 해금 가락과 닮았다. ‘제주의 13월’은 이혜숙이 제주에 1년 살이 하러 갔다가 서귀포의 바람과 파도에 붙잡혀 당초 약속을 깨면서 시작된다. 돌담 사이로 자라는 풀과 오름 너머로 지는 해를 바라..
지리산 [꽃길만 걷기를] 지리에 발을 들여놓은 지 스무 번의 가을을 맞았지만, 가을의 품에 온전히 안긴 것은 두 번 정도다. 백무동 한신계곡에는 별빛 서너 개가 깜깜한 새벽 산길을 밝혀준다. 가내소폭포의 우렁찬 응원을 받으며 세석대피소로 향하는 지루한 오르막길을 땀방울로 적시며 올랐다. 능선에 올라서니 땀으로 흠씬 젖은 아침을 상쾌한 바람이 반기고, 하늘의 구름은 갈 길이 바쁜 듯 쉴 새 없이 흘러간다. 주능선 길을 따라 가을꽃들이 반긴다. 지리산에 이렇게 꽃이 많았나 싶을 정도로 황홀한 풍경이다. 새벽 산길을 오르며 힘들었던 고통과 고뇌, 마음을 짓누르던 갈등이 순식간에 지워진다. 연신 “예쁘다”는 말만 되뇌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보라색 쑥부쟁이가 생기발랄한 모습으로 끝없이 이어진다. 쑥부쟁이는 가을의 문을..
[書評] 톰소여의 모험 [친구가 되고 싶었던 톰 소여]- ‘톰 소여의 모험’을 읽고 - 지은이: 마크 트웨인(Mark Twain) 1835년 미국 미주리 출생, 1910년 사망 미국 예일대학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 문학박사 (저서) 허클베리핀의 모험, 왕자와 거지, 미시시피 강의 생활 외 옮긴이 : 김욱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 미국 미시시피 대학교 영문학석사, 뉴욕주립대학교 영문학 박사 서강대학교 인문대학 명예 교수 (저서) 디지털시대의 인문학, 포스트 모더니즘, 지구촌 시대의 문학 외 (번역) 노인과 바다, 왕자와 거지, 그리스인 조르바 외 초판발행 : 1876년발행일 : 2009년 03월 13일,(2022년 10월 14일 : 25쇄)펴낸곳 : 민음사(448쪽) 작가 마크 트웨인의 본명은 ‘새뮤엘 랭혼 클레멘스’..
북한산 [ 이제 좀 쉬어가자 ] 북한산 향로봉을 향해 발을 들여놓으면서 문득 생각한다.‘이 산은 괜찮을까.’ 최근 네팔의 히말라야 골짜기에서 빙하가 무너져 내리며 큰 재앙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히말라야의 등줄기에 자리 잡고 수만 년, 어쩌면 그보다 훨씬 오랜 세월을 견뎌왔을 빙하가 맥없이 무너져 내리다니 어이없다. 태산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자연 앞에서 ‘절대’란 없다.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자연의 힘은 때로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들을 한순간에 무너뜨린다. 어쩌면 그것 역시 자연의 순리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 자연의 변화를 온몸으로 견뎌내야 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다. 기후가 변하면서 지구 곳곳에서 예전과 다른 자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는 원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