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1679)
2026년 강남 국제평화마라톤(Full-50) [마라톤 풀코스 50회 완주를 자축하며] 마라톤 주로에 선 지 18년 만에 풀코스 50회 완주했다. 우선 나 자신에게 축하를 건넨다. 얼떨결에 시작했지만 자잘한 일로 변덕 부리지 않고, 큰 부상당하지 않고, 끈기 있게 여기까지 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흔히 마라톤을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일견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50회를 완주하는 동안 정말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잘 견뎌낸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달리기를 그만두어야 하나 수없이 번민했으며, 고통을 감내하기 싫어 꾀를 부리기도 했다. 달리는 중에 힘에 부칠 때는 걷기도 했다. 그때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묘지명에 올려달라는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를 곱씹으면서 나 자신을 부족한 마라토너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18..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書評]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지은이 : 브라이언 헤어 하버드대학교 박사 듀크대학교 진화인류학, 심리학, 신경과학과 교수 (저서) 개의 천재성(버네사 우즈 공저) 외 공저자 : 버네사 우즈 듀크대학교 진화인류학과 연구원 (저서) 개의 천재성(브라이언 헤어 공저), 보노보 악수 외 옮긴이 : 이민아 이화여자대학교 중문학 (번역) ‘온 더 무브’, ‘깨어남’, ‘색맹의 섬’ 외 다수 발행일 : 2021년 7월 26일펴낸곳 : 디플롯(395쪽) [경쟁이 아니라 관계가 만든 진화의 방향] 저자 브라이언 헤어는 침팬지를 대상으로 ‘마음 이론’을 실험적으로 검증해..
고향 풍경 [고향 풍경] 명절 풍습이 예전 같지 않다. 명절이면 차례를 지내고 참석하는 것을 당연한 의무로 여겼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명절 차례는 지극히 형식적인 의례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이제는 차례를 지내지 않는 집이 더 많아졌다. 복잡해진 현대의 생활 방식과 전통적인 명절 의례가 더 이상 맞지 않는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벌초 문화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벌초를 이어갈 자손은 점점 줄어들고, 그나마 멀리 흩어져 살아 바쁜 일상을 핑계 삼아 참여하기란 쉽지 않다. 조상에 대한 당연한 예의라 여기며 수백 년을 이어왔던 벌초가 이제는 조금씩 거추장스러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 마을은 15대조부터 터를 잡고 집성촌을 이루어 살아왔다. 법보다 무서운 관습과 도덕을 기준으로 삼으며 서로 부대끼고 아웅다웅하..
종로3가 익선동 [사람 사는 맛, 종로 3가] 종로 3가 일대가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최근 영국 여행문화 매체인 타임아웃(Time Out)이 발표한 '2026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40곳'에서 서울 종로 3가가 1위에 올랐다. 익선동 한옥 골목길은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좁은 골목을 따라 한옥을 개조한 카페와 음식점, 상점들이 오밀조밀 들어서 있다. 골목이 좁다는 것이 오히려 이곳의 매력이다. 연인들은 좁은 골목을 지날 때면 자연스럽게 어깨를 맞대고 걷는다. 그래서 인기가 더 좋은 것일까.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골목 곳곳에서 웃음을 터뜨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좁은 골목 안에 사람들이 모이고, 그 사람들 사이에서 또 다른 풍경이 만들어진다. 이곳에서는 건물보다 사람이 먼저 눈에 ..
허클베리핀의 모험 [書評] 허클베리 핀의 모험 지은이: 마크 트웨인(Mark Twain) 1835년 미국 미주리 출생, 1910년 사망 미국 예일대학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 문학박사 (저서) 톰 소여의 모험, 왕자와 거지, 미시시피강의 생활 외 옮긴이 : 김욱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 미국 미시시피 대학교 영문학석사, 뉴욕주립대학교 영문학 박사 서강대학교 인문대학 명예 교수 (저서) 디지털시대의 인문학, 포스트 모더니즘, 지구촌 시대의 문학 외 (번역) 노인과 바다, 왕자와 거지, 그리스인 조르바 외 초판발행 : 1884년(영국·캐나다), 1885년(미국)발행일 : 199..
흔적 [흔 적] 울타리를 뚫은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그런데도 베어졌다 운명은 그런 것이었다. - 개포동 무허가 판자촌에서 -
[書評] 제주의 13월 [書評] 제주의 13월 지은이 : 이혜숙 수필가 현대수필 등단 (저서) 나는 팝콘이다, 꽃을 솎는 저녁, 1990 독산동 세 여자등 외발행일 : 2024년 12월 13일펴낸곳 : 말그릇(287쪽) 수필가 이혜숙의 글이 시선에 먼저 닿는 부분은 맑은 웃음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조그만 씨앗 처럼 단단함이 있어 독자가 곁눈질하지 않고 글 속에 머물게 하는 매력이 있다. 또한, 그의 글투는 현을 팽팽히 조여 제주 초원을 내닫는 말발굽 소리를 긴장감 있게 연주하는 해금 가락과 닮았다. ‘제주의 13월’은 이혜숙이 제주에 1년 살이 하러 갔다가 서귀포의 바람과 파도에 붙잡혀 당초 약속을 깨면서 시작된다. 돌담 사이로 자라는 풀과 오름 너머로 지는 해를 바라..
지리산 [꽃길만 걷기를] 지리에 발을 들여놓은 지 스무 번의 가을을 맞았지만, 가을의 품에 온전히 안긴 것은 두 번 정도다. 백무동 한신계곡에는 별빛 서너 개가 깜깜한 새벽 산길을 밝혀준다. 가내소폭포의 우렁찬 응원을 받으며 세석대피소로 향하는 지루한 오르막길을 땀방울로 적시며 올랐다. 능선에 올라서니 땀으로 흠씬 젖은 아침을 상쾌한 바람이 반기고, 하늘의 구름은 갈 길이 바쁜 듯 쉴 새 없이 흘러간다. 주능선 길을 따라 가을꽃들이 반긴다. 지리산에 이렇게 꽃이 많았나 싶을 정도로 황홀한 풍경이다. 새벽 산길을 오르며 힘들었던 고통과 고뇌, 마음을 짓누르던 갈등이 순식간에 지워진다. 연신 “예쁘다”는 말만 되뇌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보라색 쑥부쟁이가 생기발랄한 모습으로 끝없이 이어진다. 쑥부쟁이는 가을의 문을..
[書評] 톰소여의 모험 [친구가 되고 싶었던 톰 소여]- ‘톰 소여의 모험’을 읽고 - 지은이: 마크 트웨인(Mark Twain) 1835년 미국 미주리 출생, 1910년 사망 미국 예일대학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 문학박사 (저서) 허클베리핀의 모험, 왕자와 거지, 미시시피 강의 생활 외 옮긴이 : 김욱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 미국 미시시피 대학교 영문학석사, 뉴욕주립대학교 영문학 박사 서강대학교 인문대학 명예 교수 (저서) 디지털시대의 인문학, 포스트 모더니즘, 지구촌 시대의 문학 외 (번역) 노인과 바다, 왕자와 거지, 그리스인 조르바 외 초판발행 : 1876년발행일 : 2009년 03월 13일,(2022년 10월 14일 : 25쇄)펴낸곳 : 민음사(448쪽) 작가 마크 트웨인의 본명은 ‘새뮤엘 랭혼 클레멘스’..
북한산 [ 이제 좀 쉬어가자 ] 북한산 향로봉을 향해 발을 들여놓으면서 문득 생각한다.‘이 산은 괜찮을까.’ 최근 네팔의 히말라야 골짜기에서 빙하가 무너져 내리며 큰 재앙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히말라야의 등줄기에 자리 잡고 수만 년, 어쩌면 그보다 훨씬 오랜 세월을 견뎌왔을 빙하가 맥없이 무너져 내리다니 어이없다. 태산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자연 앞에서 ‘절대’란 없다.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자연의 힘은 때로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들을 한순간에 무너뜨린다. 어쩌면 그것 역시 자연의 순리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 자연의 변화를 온몸으로 견뎌내야 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다. 기후가 변하면서 지구 곳곳에서 예전과 다른 자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는 원인과..
청춘예찬 [청춘예찬] 마라톤에 처음 입문하던 40대 중반, 그때만 해도 마라톤 하는 사람들 중에 젊은 축에 들었다. 마라톤 붐이 막 태동하던 시기라 마라톤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조금은 별난 취미를 가진 사람으로 바라보던 때였다. 달리기 연습하다가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러너를 만나면 서로 반가워 하이파이브로 응원을 보내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코로나 시절, 만남과 단체 행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 마라톤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당시에 대회를 열지는 못했지만,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강변과 양재천 등에는 러너들로 채워졌다. 코로나 시기에 꼼짝달싹 할 수 없었던 청년들에게는 달리기나 자전거 등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통로였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관악산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관악산] 비 예보가 있어 산에 들까 말까 잠시 망설였다. 서울대 입구에 들어섰을 때, 마침 비가 멈췄다.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삼성산으로 길을 잡았다. 가끔은 하늘이 하는 일을 원망해 보기도 하지만, 부질없는 일임을 잘 안다. 주말이면 줄을 지어 오르던 산객들도 오늘은 듬성듬성 보인다. 변덕스러운 날씨 앞에서는 누구나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기보다 순응할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절기는 어느새 맹위를 떨치던 여름을 물리려 처서에 닿았다. 이를 알아챈 매미 소리의 기세가 한 풀 꺾이고 그 틈새로 귀뚜라미 귀뚤귀뚤 찾아든다. 팔봉능선에 오르기까지는 바람도 간간이 불고 비도 내리지 않아 다행이었다. 하늘의 구름이 점점 짙어지며 비를 예고했지만, 조금 내리다 그치겠지 생각하며 걸음을 멈추..
천상의 화원, 곰배령 [천상의 화원, 곰배령] 하늘마루 찾아벌 나비 날아드니나도 꽃이 되었다. 이 꽃 저 꽃어우러진 꽃물결에나도 노을이 되었다. 점봉산 아래오두막 하나 지어계절 따라시절 따라꽃향기에 젖으리라. 벌 나비 벗 삼아해 지는 줄 모르다가이슬 내리는 밤이 오면나 또한 꽃으로 남으리라. [산행 일시] 2026년 8월 16일[산행 경로] 점봉산 산림 생태 관리센터 - 정상(원점회귀) (7.5km)[산행 시간] 3시간 30분
[칼럼] 8.15 올공 데이, 선거의 신뢰를 묻다 [칼럼] 8.15 올공 데이, 선거의 신뢰를 묻다 광복절을 맞은 8월 15일, 올림픽공원에서는 선거의 공정성과 국민의 참정권을 둘러싼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그동안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개표 과정에서 발견된 여러 오류에 대해 선관위는 직원의 실수나 단순한 관리 부실이라는 설명을 반복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드러나는 여러 정황을 바라보면 과연 이것을 단순한 실수로만 치부할 수 있는지 의문이 커진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선관위의 권위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특히 시간대별 투표자 수 입력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사례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특정 시간대에 100표, 150표, 200표씩 일정하게 증가하거나, 상당 시간 투표자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는 선거구가 있는가 하면, 서로 다른 투표소에서..
마장호수 둘레길 [마장호수, 잠시 마음을 내려놓다] 마장호수는 1970년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조성된 저수지다. 2010년대 들어 파주시가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면서 둘레길을 만들었고, 2018년에는 출렁다리까지 놓이면서 걷기 좋은 명소로 자리 잡았다.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아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호수를 따라 조성된 둘레길 대부분이 데크로 이어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호수 한 바퀴를 천천히 돌아도 2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마장호수의 화룡점정은 역시 출렁다리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출렁다리에 올라서면 시야가 탁 트인다.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호수와 주변 산자락은 걷는 동안 쌓였던 심신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듯하다. 주차비 외에는 별도의 입장료가 없다는 점도 부담 없이 찾을 ..
[書評] 위대한 개츠비 지은이 : F. 스콧 피츠제럴드 1896년 9월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출생 소설가 (저서) 낙원의 이쪽, 밤은 부드러워, 마지막 거물 외 옮긴이 : 김욱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 미국 미시시피 대학교 영문학석사, 뉴욕주립대학교 영문학 박사 서강대학교 인문대학 명예 교수 (저서) 디지털시대의 인문학, 포스트 모더니즘, 지구촌 시대의 문학 외 (번역) 노인과 바다, 왕자와 거지, 그리스인 조르바 외 발행일 : 2023년 11월 10일펴낸곳 : 민음사(249쪽) [욕망과 환상의 초상, ‘위대한 개츠비’] 스콧 피츠제럴드는 소설 ‘낙원의 이쪽’과 그의 걸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