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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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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갯 벌 절명의 몸부림으로 다가와 긴 한숨 토해내고 올망졸망한 뱃사이로 비틀거린다 찢겨진 꿈 사이로 속살 드러내지만 속살마져 터져버린 뱃머리 너머 고동이 운다 폐선이 되어버린 어제는 되돌아 볼 수 없고 욕망에 맡겨진 바다의 내일은 텅 비어 있다 갯벌의 신화는 진리에 묻히고 우리는 까만 바.. 2006. 4. 7.
일벌과 강아지 일벌과 강아지 일벌은 벌침을 하사받으면서 여왕벌을 위해 충성을 맹세한다.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명분 없는 잔꾀나 술수로 벌침을 버리는 일은 없다. 적을 공격하라 는 명령이 떨어지면 조직을 위하여 본능적으로 벌침을 꽂고 자신을 던질 뿐, 벌침의 길고 짧음을 견주지 아니한다. 벌 세 통을 .. 2006. 4. 7.
파고만댕이의 여름 파고만댕이의 여름 여름날이면 우리는 소를 몰고 뒷산에 있는 앵곡*을 지나 우리들의 천국인 파고만댕이*로 올라갔다. 올라가자마자 소 이까리를 소뿔에 칭칭 감아 단단히 동 여매어 풀밭에 풀어놓고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아까시나무로 만든 칼을 꺼내서 신나게 칼싸움 놀이를 한판 벌인다. 얼굴.. 2006. 4. 7.
소매치기의 의리 소매치기의 의리 추석 이틀 전 날, 부드러운 달빛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고향 가는 길에 대구에 내려 친구들을 만났다. 오랜만에 회포를 푼답시고 반주삼아 술 한 잔 씩 걸치고, 불콰해진 얼굴빛을 드러내 놓아도 부끄러움 없이 거리를 나설 수 있는 젊음이 있었다. 친구들 중에 제일 먼저 군대에 간 .. 2006. 4. 7.
치자꽃 치자꽃 십년지기 치자나무가 베란다에서 싱그러움을 뽐낸다. 처음에는 그 생김이 잡목이었다. 몇 년 전, 생긴대로 자라게 놔두라는 아내의 성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실한 놈 한 줄기만 남기고 곁가지를 다 잘랐다. 가느다란 줄기의 허약함이 안쓰러워 몇 번이나 후회하기도 했다. 속상해 하는 아내의 퉁명스런 대꾸에, 태연한 척하며 조각난 맘을 감추느라 능청이 길어지기도 했다. 이제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을 만큼 틀이 제법 그럴싸하다. 이만큼 자라는 동안 맘속으로는 항상 미안했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비실비실 축 처진 모습이 애처로웠으며, 좀처럼 생기를 찾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시렸다. 항상 나를 원망하는 듯해서 여간 맘고생을 한 게 아니다. 얼마나 화가 났으면 해마다 선물해주던 꽃을 접고 토라졌을까. 그 즈음.. 2006. 4. 7.
산을 사랑하는 사람은 설악산 북녘 십이선녀탕을 등지고 매봉산(1.271m) 정상을 향해 걸음을 딛는다. 그리 급할 것도 없는데 허겁지겁 오른다. 탐욕으로 가득 찬 배낭을 매고 욕심을 버리려고 바둥대며 누군가에게 쫒기듯 허기진 발걸음을 채운다. 산중턱에 아름드리 자작나무가 무심히 쓰러져 있다. 안쓰럽긴해도 안타깝지는 않다. 그냥 자연인 것을 내가 끼어들 틈이없다. 겨울산의 정상에는 나지막히 울리는 비움의 메아리만 있을뿐 내 욕심을 내려놓을 단 한뼘의 허접한 공간도 없다. 진정으로 비울때만이 느낄수 있는 작은 행복들이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에 맑은빛으로 투영된다. 이세상은 우리들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을 위해서는 궁핍한곳이다.‘ 라는 간디의 메아리가 잔잔한 행복에 겨운 골짜기의 잔설에 흔적을 묻는다. 산은 허영으로 가.. 2006. 4. 7.
연평도 풍경(등단작 -2005 계간 '오늘의 문학' 여름호) 연평도 풍경 돈실러가세 돈실러가세 연평바다로 돈실러가세 에-에헤야 에헤에-에헤 에-에헤 에헤 에헤 어하요 연평바다에 널린조기 양주만 남기고 다 잡아 들이자 뱀자(배임자)네 아즈마이 정성덕에 연평바다에 도장원 했네 나갈적엔 깃발로 나가고 들어올적엔 꽃밭이 되었네 연평장군님 모셔싣고 .. 2006. 4. 7.
4. 한라산 - 백록담(1,950m) 1. 일시 : 2005년 7월 2. 위치 : 제주도 한라산 3. 산행코스 : 성판악 입구 - 속밭 - 사라악 - 진달래밭(1,500m)- 진달래산장 - 정상(1,950m) *왕복 4. 산행시간 : 9시간 ** 산행후기 ** 결혼후 14년만에 다시 제주도를 찾았다. 신혼부부 딸랑 둘이서 신혼여행때 왔다가 세월의 때를 더하면서 3명의 식구를 불렸다. 인생.. 2006. 4. 2.
3. 동악산(735m) 1. 일시 : 2006년 4월 1일 07:00 , 서초구청앞출발 2. 산악회 : 뫼솔 3. 위치 : 전라남도 곡성군 곡성읍, 동악산 4. 산행코스 : 도림사 - 신선바위 - 북봉(735m) - 청계동 갈림길 - 배넘이재 - 대장봉 - 형제봉 (715m) - 길상암터 - 도림사 5. 산행시간 :5시간 6. 서울도착 : 20:10 ** 산행후기 ** 남도지방에도 아직은 봄 기.. 2006. 4. 1.
2. 청계산 (582m) 1. 일시 : 2006년 3월 25일, 08:00 2. 산악회 : 가족 3. 위치 : 경기도 성남시, 청계산 4. 산행코스 : 주차장 - 매봉- 옛골 5. 산행시간 : 3시간 30분 ** 산행후기 ** 한달만에 다시 청계산을 올랐다. 지난 산행때는 잔설이 남아 있고 미끄러워서 아이젠을 차고 하산했는데, 이제는 봄 기운이 완연하다. 일요일이라 산.. 2006. 3. 30.
1. 매봉산(1,271m) 1. 2006년 2월 25일, 07:00 양재역 출발 2. 산악회 : 뫼솔 3. 위치 : 강원도 인제군, 매봉산 4. 산행코스 : 십이선녀탕 맞은편, 윗 남교리 - 남교골 - 향로봉산맥(1,105m) - 매봉(1,271m) - 모듬 - 용대휴양림 - 연화동 계곡 5. 산행시간 : 5시간 6. 서울도착 : 20:30 **산행후기** 북설악에는 아직 봄 기운 보다는 겨울의 흔.. 2006.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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