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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隨筆, 散文116

편함에 대하여 편함에 대하여 인간은 무한정 편함을 추구한다. 그것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행복의 절대적인 조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게다. 과연, 행복은 편하고 양지바른 곳에서만 자랄까. 힘든 노동과 음지에서는 행복이 자라기 어려울까. 편함만을 추구하다가 자칫 나태함에 길들여지는 건 아닐까. 나태함 속에는 행복이 깃들기 어려울 텐데. 이제부터는 편함이라는 놈을 볼 적마다 외눈 뜨고 볼 밖에. 2007. 11. 5.
[時論] 썩은 생선으로는 통조림을 만들 수 없다 우리 국민들은 올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여 이 나라 장래를 맡겨야 하는 중대한 임무에 봉착해 있다. 그러나 걱정이 태산이다. 통조림을 담을 신선한 생선이 없다. 여당 야당을 막론하고 대통령 후보로 선정된 사람이나 현재 후보 경선을 치르고 있는 면면을 볼 때, 한 사람도 대통령에 마땅한 사람이 없다. 그나마 한두 명 신선한 사람이 있기는 하였지만, 불행하게도 국민들은 썩은 생선냄새에 가려 신선한 생선을 보지 못한다. 썩은 생선들의 냄새는 천지에 진동한다. 자칫 그 옆을 지나치기라도 하는 날에는 썩은 생선냄새에 후각을 망쳐 올바른 냄새를 분별할 수 있는 변별력을 상실하기 일쑤다. 현재 기득권을 선점한 사람들이나 위정자들은 걸핏하면 국민을 핑계된다. 국민이 언제 썩은 생선을 원했던가. 국민이 도대체 뭘 잘못.. 2007. 10. 8.
꽃 상여 [꽃 상여] 한 번 왔다가 한 번 가는 인생이다. 즐거움도, 화냄도, 기쁨도, 슬픔도 다 버리고 간다. 평생을 끙끙 앓으며 쫓았던 돈, 그리고 땅과 집도 몽땅 놔두고 간다. 살아온 흔적을 새김질하듯 꼭꼭 눌러 담은 아름다운 가족들과, 아웅다웅 다투며 때로는 정겨운 사랑을 이어왔던 행복한 지인들 모두 질긴 인연의 고리를 끊는다. 행선지를 물을 필요는 없다. 이정표가 있던 없던 뭔 상관일까. 인위적이든 자연에 순응하든 개의치 않는다. 그렇게 타고 싶어 하던 꽃 상여를 탔으니 행복하게 돌아간다. 언제부터인가 자는 듯 죽어서 꽃 상여만 탈 수 있으면 원이 없을 듯했는데, 이제 꽃 상여를 탔으니 삶이 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인생은, 어머니 배를 차고 나와서 자식들이 이끌어 주는 꽃 상여를 타고 가는 행로이다... 2007. 9. 19.
나는 [나는]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허탈한 세상. 바둥거리며 채운들 달라지는건 없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은 시간을 따라 늙지도 않고 공간을 따라 죽지도 않는다. 나는 몸 인가 마음 인가 시간 인가 공간 인가 2007. 8. 24.
피안을 꿈꾸며 피안을 꿈꾸며 이데올로기는 인간만이 가지는 특수한 사회성에 뿌리를 두고 인간의 필요에 의하여 인간을 지배하기 위한 방편으로 생성되어 시대변화에 따라서 인간의 욕망을 제어하고, 때로는 인권을 유린하면서 기득권층의 입맛에 따라 변화되어 왔다. 인간의 사회성은 역사적 환경에 따라 변화되.. 2007. 8. 17.
삶의 무게 삶의 무게 편도 4차선 대로 한가운데닦은지 얼마 되지 않았나보다.아직 반짝거림이 남아 있는 남자 구두 한짝이 널부러져 나뒹굴고 있다. 신발의 주인이 누굴까.어젯밤에 구두를 벗어 버리고 돌아 갈 만큼 과음한 사람일까.트럭 이삿짐 속에 들어 있던 신발이 떨어진걸까.친구들과 술 한잔 먹고 장난치다가 던졌는데 못 찾았을까.어젯밤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응급실로 실려간 사람의 신발일까.응급환자의 신발이었다면 주인은 아직 살아 있을까. 저 신발의 주인은 신발을 찾으러 돌아올까.그랬으면 좋겠네...영영 오지 못하면 어쩌나.그까짓 신발 한짝의 물질적인 무게야 얼마나 되겠냐만은신발 한짝이 갖고 있는 삶의 무게는 저울로 잴 수 없으니...이 무게를 어떻게 감당하나... 2007. 8. 2.
변명 변명 장마철 국지성 소나기가 오락가락하는 날 중부내륙고속도로 상행선 여주분기점 2km 못 미친 지점을 시속 100km 정도의 속도로 통과할 때다. 갑자기 양동이로 퍼붓듯이 비가 쏟아지고 빗물이 차창의 시야를 완전히 가렸다. 순간 본능적으로 속도를 줄였다. 그때였다. 차가 강물에 떠 있는 배가 되어 핸들이 조종능력을 상실했다.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이 내린 빗물이 미처 배수구를 빠져나가지 못해서 고속도로가 강물이 되었던 것이다. 차는 나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방어할 틈도 없이 중앙분리대를 들이박았다. 찰나였다. 차가 뒤집히는 줄 알았다. 다행히 뒤집히지는 않고 튕겨서 사선으로 두 개의 차선을 넘어 오른쪽 철제 가드레일을 들이박았다. 아주 짧은 순간 가드레일 쪽으로 튕겨나가는 차 안에서 나는 많은 생각.. 2007. 7. 6.
길 질러가는 사람은 돌아가는 이의 여유로움을 알지 못한다. 돌아가는 사람이 질러가는 길을 알면서 돌아가는 것은 삶의 여유로움이다. 돌아가는 사람은 질러가는 이의 성취를 알지 못한다. 질러가는 사람이 돌아가는 길을 알면서 질러가는 것은 삶의 지혜다. 질러가든지 돌아가든지 그건 과정일 뿐이다. 2007. 6. 20.
명품 명 품 심성이 고운 사람과, 교양이 가득 찬 사람과, 겸손할 줄 아는 사람과, 배려할 줄 아는 사람과, 봉사할 줄 아는 사람과, 작은 것에도 행복할 줄 아는 사람이 명품을 걸치면 인격이 돋보이지만, 질투가 많은 사람과, 시기가 많은 사람과, 사기치 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훔치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남의 아픔을 즐기는 사람과, 남 잘되는 꼴을 배 아파하는 사람과, 큰 것에도 행복할 줄 모르는 사람이 명품을 걸치면 명품이 돋보인다. 2007. 6. 15.
인간의 허물 [인간의 허물] 목이 짧은 인간은 자신의 허물을 찾지 못함을, 자랑으로 여길 만큼 자신의 허물에 대하여 관대하다. 인간은 자신의 허물을 찾아주는 다른 사람의 관심에 구박을 서슴지 않는 못 된 성정을 가졌다. 2007. 6. 14.
바위와 모래 [바위와 모래] 바위는 자존심이 강하여 자신을 굽힐 줄 모른다. 흔들리지 않는 자존심이 때론 멋있기도 하다. 바위는 융통성이 모자라 그 무엇도 품을 줄 모른다. 그래서 아무에게나 이마를 밟힌다. 그것은 자존심 강한 바위의 굴욕이다. 모래는 알갱이마다 작은 자존심이 맺혀있지만 내색 않는다. 자존심을 버린 것처럼 바람 따라 주책없이 흔들리지만, 세상 그 무엇도 다 품는다. 모래는 자존심을 세우기보다는 그릇을 가리지 않고 보금자리를 짓기 때문에 적이 없다. 그를 이기려 덤볐다가는 그의 먹이가 된다. 모래는 굴욕을 모르는 소리 없는 승자다. 2007. 6. 8.
[물] 물은 자신의 본성을 거스르지 않는다. 깨끗한 곳이든, 더러운 곳이든 가리지 않는다 단 한 번도 고개를 쳐들고 눈을 부라려 본 일도 없다. 오로지 밑으로만 흐른다. 그의 겸손 때문에 항상 밑바닥으로만 기울 줄 알지만, 태양은 그의 됨됨이를 알고 그를 하늘로 인도한다. 이루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물처럼 겸손하라 태양이 찾아 주지 않으면 욕심을 접어라. 끝까지 겸손하라. 2007.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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