隨筆, 散文 (132) 썸네일형 리스트형 광안리 小景 광안리 해수욕장 모래 뻘에 봄볕이 곱게 내려앉는다. 겨우내 움츠리고 바다를 그리워했던 사람들 하나 둘 모여들고 작은 파도가 모래사장을 씻어내느라 바쁘다. 만난 지 오래되지 않은 젊은 연인들은 파도를 핑계로 서먹한 기운을 풀어낸다. 여유가 넉넉한 연인들은 따가운 햇살을 피해 벤치에 앉아 토닥거린다. 중년의 부부들은 멋쩍게 옛날을 회상하면서 폼을 잡고 사진을 찍는다. 그들은 사진이 잘못 나왔다고 투덜거린다. 자신이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초췌해진 자신의 모습에 실망하기보다는 세상을 원망하기도 한다. 뭐 하나 떡하니 이뤄 놓은 거 없이 세월만 가져다 쓰다 보니 초조할밖에. 뭘 하나 이루기 위해서는 너무 늦었다고 포기하는 마음이 짙어지니까 사진을 볼수록 실망스러운 거야. 모 기.. 긍정의 힘 긍정의 힘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힘은 긍정이다. 긍정적인 생각에서는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 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제외하고는 모든 일을 이룰 수 있다. 그것이 인간이 신에게서 허락 받은 영역이다. 때때로 힘 드는 일이나 어려운 일에 부딪칠 때마다 좌절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다면 우리는 .. 양재천의 소통 양재천의 소통 딸아이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연신 손가락을 내저으며 수화로서 소통에 열중이다.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인자한 모습으로 딸아이의 수화에 맞장구친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양재천을 걷는 부녀의 모습은 순수한 아름다움이다. 아버지는 딸아이와의 소통을 위하여 매일아침 양재천으로 산책을 나온다.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양재천은 인간들이 쏟아내는 온갖 폐수들을 끌어안고 도시의 꽉 막힌 공간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누구의 잘못이랄 것도 없이 생명으로부터 따돌린 그곳은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죽음의 공간이었다. 인간들은 자신들만의 잘난 소통을 위하여 더럽혀진 양재천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오물이 튕길까 봐 코를 막고 둘러 다녔다. 자연이든 인간이든 소통되어야 할 곳이 막히면 곧 죽음이다. 인간에게 .. 春日花心 春日花心 꽃... 피지 말던지.. 피려거든 겨울에 피던지.. 목석같은 마른가지를 뚫고 꽃은 피어서 봄 볕이 머쓱해진다. 생강나무 가지마다 샛 노란 꽃을 달았다. 저 노란 속살에 무슨 마음을 품었을까. 봄 꿈을 꾸고 있었을까. 어떤 꿈이었을까. 내 마음자락에 일렁이는 춘심을 건드린거야. 감당하지도 못할 비척거리는 그리움을 어쩌란 말인가. 봄 물이 오른 가지에 분홍빛 진달래가 수줍다. 아침... 봄비와의 황홀한 속삭임을 애써 감춘다. 그 틈으로 헤벌쭉한 기쁨이 삐죽삐죽 새어 나온다. 아카시아 나무는 아직 지난 겨울의 연정을 지우지 못한다. 그렇게 사랑하였으리라. 봄이 오는줄도 모르게 연애에 빠지고 싶었음이라. 그대가 부럽기도하다. 새 한마리 봄을 깨운다. 깜짝놀란 나무가지가 바빠졌다. 치렁치렁하게 레게머리로.. 格 格 돌이나 물에도 격이 있다. 동물이나 식물에게도 격이 있다. 우주에 지천으로 늘려있는 별에도 격이 있다. 이처럼 세상 만물에는 자기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격이 있다. 인간이 갖고 있는 격을 인격이라 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에서의 격은 다른 격과 그 격이 다르다. 인간의 격에는 욕심이 있고 .. 편함에 대하여 편함에 대하여 인간은 무한정 편함을 추구한다. 그것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행복의 절대적인 조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게다. 과연, 행복은 편하고 양지바른 곳에서만 자랄까. 힘든 노동과 음지에서는 행복이 자라기 어려울까. 편함만을 추구하다가 자칫 나태함에 길들여지는 건 아닐까. 나태함 속에는 행복이 깃들기 어려울 텐데. 이제부터는 편함이라는 놈을 볼 적마다 외눈 뜨고 볼 밖에. 꽃 상여 [꽃 상여] 한 번 왔다가 한 번 가는 인생이다. 즐거움도, 화냄도, 기쁨도, 슬픔도 다 버리고 간다. 평생을 끙끙 앓으며 쫓았던 돈, 그리고 땅과 집도 몽땅 놔두고 간다. 살아온 흔적을 새김질하듯 꼭꼭 눌러 담은 아름다운 가족들과, 아웅다웅 다투며 때로는 정겨운 사랑을 이어왔던 행복한 지인들 모두 질긴 인연의 고리를 끊는다. 행선지를 물을 필요는 없다. 이정표가 있던 없던 뭔 상관일까. 인위적이든 자연에 순응하든 개의치 않는다. 그렇게 타고 싶어 하던 꽃 상여를 탔으니 행복하게 돌아간다. 언제부터인가 자는 듯 죽어서 꽃 상여만 탈 수 있으면 원이 없을 듯했는데, 이제 꽃 상여를 탔으니 삶이 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인생은, 어머니 배를 차고 나와서 자식들이 이끌어 주는 꽃 상여를 타고 가는 행로이다... 나는 [나는]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허탈한 세상. 바둥거리며 채운들 달라지는건 없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은 시간을 따라 늙지도 않고 공간을 따라 죽지도 않는다. 나는 몸 인가 마음 인가 시간 인가 공간 인가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