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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隨筆, 散文116

꽃샘추위 꽃샘추위 경칩에 봄눈을 뜨고 몽글몽글 사랑스런 알을 낳았던 개구리가 꽃샘도 한기를 피하여 거적을 덮는 봄 시샘에 깜짝놀라 다시 땅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그러게 성급하게 서둘지 말라고 일렀거늘 세상살이라는 게 반드시 앞서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일렀거늘 천방지축, 허겁지겁 제 잘난 맛에 고집만 부리더니 꼴 좋다 제발 헛꿈 꾸지 말기를... 2007. 3. 7.
내게 길을 물으면 똑바로 가라 할 것이다. 재차 길을 물으면 똑바로만 가지말라 할 것이다. 길은 꿈을 품을지언정 길을 품지는 아니한다. 2007. 2. 23.
불량식품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에 선생님께서는 학교 앞에 있는 불량식품을 사 먹지 말라고 항상 당부하셨다. 그 불량식품의 메뉴는 어묵, 호떡, 뽑기, 제조회사명이 분명치 않는 여러 종류의 과자들이었다. 불량이냐 아니냐를 가리기보다는 사 먹을 돈도 없던 시절이었다. 삐쩍 마른 몰골에 기름기 하나 없는 얼굴에는 버짐이 번져있었고, 퀭한 눈만 껌벅거리던 시절에 불량식품을 선택할 여유도 없었다. 지난 며칠간 몸살을 심하게 앓다가 병원 다녀오는 길에 길거리에서 어묵을 맛있게 먹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어묵은 불량식품이 아니라 우량식품이다. 대중들이 몇십 년 동안 애정을 보내주고 애용하고 있다면 불량이라 말할 수 없지 않은가. 길거리에서 맛있게 어묵을 먹고 있다면, 어묵이 설령 불량스러울지라도 그것은 우량식품이며, 어묵을 .. 2007. 2. 7.
남자와 여자 남자는 하나의 만족을 위하여 많은 여자가 필요하지만, 여자는 모든 만족을 위하여 한 남자가 필요하다 2007. 1. 27.
기적 기적을 꿈꾼다. 인생을 통째로 바꿔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로또복권을 산다. 인간은 누구나 기적에 몸을 기댄다. 권력이나, 돈, 명예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기적 같은 인생을 그리워한다. 그러나 매일매일 아침에 일어날 수 있는 기적을 아무도 믿지 아니한다. 병든 자에게는 해 뜨는 아침에 벌떡 일어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기적은 없다.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어떻게 호흡을 할 수 있을까. 호흡이라는 행위는 어떻게 대기 중의 에너지를 몸으로 받아들일까. 몸으로 받아들여진 에너지는 어떻게 인간에게 생각을 갖게 할 수 있으며, 몸을 움직이게 할 수 있을까. 이보다 더 큰 기적이 어디에 또 있을까. 인간이 살아 있다는 기적에 비하면, 돈이나 명예나 권력 같은 것은 티끌만 한 일상 일 뿐이다. 인간이 자신의 .. 2007. 1. 13.
황금채찍 인간들은 황금채찍에 길들여지고 있다. 채찍이라는 두려움보다는 황금이라는 달콤함에 앞뒤 분간을 못한다. 황금채찍은 마약과 같아서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스스로 빠져 들면서도 그것의 독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는다. 황금이 명예와 권력과 철학의 가치 기준이 되어 버린 탓에 채찍의 독성을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다. 2006. 12. 11.
행복 행복은 얼마나 많은 것을 갖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불편한 것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나 있느냐에 있다. 항상 불편한 것에 얽매이지 않는지를 스스로 살피면 행복에 가까워 질 수 있다. 2006. 12. 7.
효도 효도란 부모에게 심려 끼치지 않고 편안하게 잘해드리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지만, 나는 부모보다는 자기 마음 편하자고 부모를 대상으로 하여 안식을 구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부모를 편안하게 해 드리지 않아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는 사회 환경과, 극도로 각박해지는 이기심은 부모 자식 간에도 그 작용의 범위를 눈치 보지 않고 늘려간다는 현실에 마음이 무겁다. 2006. 12. 4.
낚시 낚싯대를 던져놓으면... 어떤 놈이 입질할까. 제일 멍청한 놈일까. 제일 빠르고 힘이 센 놈일까. 아니면 억세게 재수 좋은 놈일까. 그것도 아니면, 억세게 재수 없는 놈일까. 2006. 11. 22.
선택 지금 서 있는 자리는 결코 우연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크든 작든 모두 본인이 선택한 결과다. 인생을 살면서 무수히 많은 선택을 하여야 한다. 큰 선택을 할 때는 마땅히 심사숙고하여야 한다. 물론 작은 선택이라 가벼이 여겨서도 안된다. 다만, 욕심이 앞서서 작은 선택을 크게 해석하거나 큰 선택을 작게 해석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2006. 10. 30.
꾸밈 외모에 관심이 많고 꾸미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 마음도 숨기기를 좋아하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 2006. 10. 30.
가을처럼 떠나버리면... 이름도 성도 모르게 가을처럼 오는 줄도 모르게 왔다가 한숨 돌릴 틈도 없이 가 버리면.. 남은 자들은 울음을 삼켜야 한다. 세상을 속박하고 있는 내가 세상에 속박당하지 않으려고 흔적을 지우지만, 그것은 한낮 불장난일 뿐...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다. 2006.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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