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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詩, 詩 調104

아프다 아프다 몸이 뒤틀리고 나니 가슴이 조여 온다 손 잡고 걸어온 오랜 시간 가늠해 본 적 없는 아픔 내려놓고 싶다 곰곰이 헤아리다 다시 주워 담는다 오롯이 행복을 위하여 아파야만 한다 아무렇게나 피어도 미소를 잃지않는 야생화 처럼 행복을 위하여 지금 아프다 2021. 1. 29.
그런거야 그런 거야 아프지 않은 이별이 있으랴. 그리움은 상처를 남기고 상처가 지워지는 자리에 추억을 새긴다 잊겠다고 잊힌다면 두려워하지도 않았을 터 살 허리를 베이듯 통절하는 아픔은 아니어도 생인손 앓듯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는 아픔이니 아픔이 두려워 이별이 두려워 만남을 두려워할 수는 없는 일. 누구나 이별하며 산다. 헤어지지 말자며 맞잡은 손에서 이미 이별은 싹트고 있었으니 생채기 난 그리움을 안고 이별하며 산다. 2021. 1. 27.
양재천 양재천의 봄 또다시 봄. 기다리지 않아도 기어이 오고야 말았구나. 솔직히 좀 더디게 올 것을 바랐건만 속절없이 오고야 말았구나. 열번 쯤은 한 번에 훅 지나갔으면 하고 바랐을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단 하나의 봄도 받아 들기가 수월하지 않구나. 시절이 수상하니 계절이 오는지 가는지 까닭을 알 수가 없네. * 일 시 : 2019년 4월 7일 2019. 4. 14.
연평도 연평도 푸른 파도 넘실대는 연평도 가는 길 나는 왜 눈물 흘리지 말자. 아프지 않는 삶이 어디 있으랴. 가슴에 멍울이 져도 송아지 목울음처럼 꿀꺽 삼켜내자 조기떼도 떠나고 꽃게들도 느슨해져 눈물이 울컥울컥 고이는 연평도 바람이 부는대로 돛을 따라가자 어디로 가든 위로는 말자 그 바람이라도 없었더라면 어디 하소연 한 자락이라도 풀어놓으랴 바람따라 웃자 가늘게라도 웃자 바다가 따라 웃을 때까지 웃자 * 일 시 : 2018년 4월 13일 2018. 4. 14.
제주 갈치낚시 갈치를 낚다가 무념무상 혼란스러운 맘을 잠시 바다에 담가본다. 갈치는 초 저녁에 마실 나갔다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지 입질이 없다. 나는 잠시 깊은 바다의 심연을 들춰본다. 바닷속에 비치는 나는 용서해야 할 일 보다 용서를 구해야 할 일이 더 많다. 그런데 나는 항상 용서를 더 많이 하고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풍덩 바다에 온전히 담가야만 비로소 진실된 나를 볼 수 있는 것. 바다를 떠나면 다시 더 많이 용서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왜 그럴까 묻지 말자 그럴 때마다 그냥 바다에 풍덩 빠져보자 무념무상 * 일 시 : 2017년 7월 7일 2017. 7. 23.
양재천 벚꽃 양재천 벚꽃 만화방창 꽃이 피었다 일주일 남짓 무엇을 얻고 무엇을 버릴까 인생 꽃길만 걸을 수는 없지만 내게 주어진 모든 길은 꽃길이 될 수도 있다 만화방창 * 일 시 : 2017년 4월 10일 2017. 4. 12.
삶 좋은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듯 나쁜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닐터 짠바람에 향기를 얻는 염부처럼 다 그런거여 2016. 8. 25.
연정 연정 오도카니 달빛 쪼그린 서낭당 길에 연분홍 가슴 조아리며 철없이 웃던 가을은 가고 한 뼘 서러운 그리움 닿을락 말락 부엉이 울던 뒷 산 너머 그 길로 오신다기에 길쌈을 하듯 꼼꼼히 길을 내어도 눈이 내린다. 길이 보이지 않을 만큼 펑펑 내린다. 까닭을 알 리 없는 개구리 냉가슴 2015. 12. 3.
양재천의 늦여름 양재천의 늦여름 양껏 자란 갈대 사이로 조잘조잘 바람이 스친다. 떠나려는가보다 판자 집 지붕위로 호박이 여물어가고 햇살 한 줌 짠한 마음으로 담는다. 다툼도 애정이었을까 발자국을 남기려는 듯 풀벌레가 세차게 울어댄다. 가을이 오기 전에 떠나라 찬바람 불면 감기 들지도 몰라 .. 2014. 8. 14.
양재 시민의 숲 양재 시민의 숲 어디쯤 가고 있겠지 말없이 왔다가 말없이 떠나는 가을 시비를 걸며 낙엽을 밟는다 가을 아쉬움 슬쩍 내밀면 결코 떠나는 길은 아니란다 가을 담아 둘 가슴이 모자란 나를 토닥인다 가을 * 일 시 : 2013년 11월 3일 2013. 11. 3.
삶 산다는 것은 짧고도 긴 여행인거야. 기쁨과 슬픔 아픔과 즐거움을 가슴에 새기다 보면 어느새 내 여행의 종착역에서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겠지만 스쳐 지나가는 기쁨에 호들갑 떨 일도 아니며 잠시의 아픔에 눈물 흘릴 일도 아니다 내게 주어진 길을 따라 웃으며 걸어갈 수 있기를 바.. 2013. 3. 18.
노란 발자국 노란 발자국 은행잎 떨어지면 흔들리는 가슴 시간이 마르면 나는 뒤돌아 올 것이고 키 보다 더 큰 그림자로 노란 발자국을 채웁니다. 또 다시 시간이 흔들리면 그림자는 발자국을 지울 것이고 그 빈자리 못난 사랑으로 채웁니다. 노랑 비 내리던 날 가슴으로도 지우지 못할 사랑인줄 나는.. 2012.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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