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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詩 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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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행복 그리움 한 움큼 불룩 목젖 젖히도록 불씬불씬 넘기는 아침. 지난밤 자리끼에 남겨두었던 사랑이 먼저 알고 가슴으로 안긴다. 말간 새싹 같은 그리움 뾰족뾰족 돋는 날 사랑을 헤어보는 뭉툭한 손가락 사이로 고운 햇살이 든다. 사랑보다 진한 그리움이었기에 그리운 줄도 모르는 사랑 켜켜이 쌓..
그리운 날에는 그리운 날에는 그리운 날에는 혼절하듯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혼돈스러운 세상에서도 또렷이 기억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내 마음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운 날에는 울어도 눈물이 나지 않습니다. 가슴이 아려도 무던하게 견딜 수 있는 것은 그대를 오롯이 품었기 때문입니다.
세미원 洗美苑 물 한모금 정갈하게 떠서 몸을 씻고 또 한모금 떠 올려서 마음에 담는다. 씻어서 지우지 못 할 인연이 어디 있으랴만은 때로는 씻어도 지워지지 않기를 바랄 때도 있다네. 아름다운 동산 허허로움이 제 양껏 가슴으로 차 오르면 손을 씻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날에는 잠을..
꿈 뜨는 사랑 꿈 뜨는 사랑 실눈을 뜨며 꿈속에 남아있던 당신을 놓쳐버렸습니다. 다시 눈을 감고 당신을 담아보려 애써 보지만 끝내 보이지 않습니다. 눈곱을 떼고 가슴에 남아 있던 당신과 마주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옷깃을 스치는 가을바람에도 당신이 흔들려서 어지러울까봐 꼼짝도 ..
지우는 길 지우는 길 오랜 뻔질나게 드나들던 길 발걸음 뚝 끊고 앞만 보고 걷다가 다시 꺼내 보는 길 보이지 않는 길 이제는 향기도 지운 채 꼭꼭 숨어버린 길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어 가슴 한 켠에 흔적으로 묻힌 길 지우지 못할 길 지워지지 않는 길
진달래 연정 진달래 연정 진달래 붉은 소매를 잡고 그리운 님 안부를 묻는다. 기별 없이 오겠다던 언약은 문설주에 걸려 하품이 길어지고 가슴에 분홍빛 멍이 들면 그때는 오시려나 기다리는데 또 다시 먼 약속만 내려놓는다. 다가설 수 없기에 마냥 기다리기만 하는 연정을 꽃잎 진자리 연녹색 이파리가 새록새록..
그런 어느 날처럼 그런 어느 날처럼 그런 어느 날처럼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에는 내 사랑도 야위어 간다. 언제나 비만으로 땀 흘렸던 내 사랑이 이제는 바람에 깎이어간다. 그렇지만 다시 살찌고 싶지는 않다. 그냥 이렇게 야윈 채로 가녀린 아픔을 삭여가리라. 삭정이 같은 세월일지라도 당신을 사랑할 수 있다면 욕심..
목마를 탄 사랑 목마를 탄 사랑 목마를 타고 석양에 졸던 해가 잠시 볕을 내 놓는 그 어느 틈으로 그대의 손을 잡고 떠난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 화악산 너머 한재 넘어 가는 그 길의 끄트머리에서 목마에 기대어 훔치는 듯 웃는다. 목마를 탄 사랑이 가는 길에 나는 마부가 되어 그 길에서 해가 다 빠지도록 길을 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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