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어느 날처럼
그런 어느 날처럼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에는
내 사랑도 야위어 간다.
언제나 비만으로 땀 흘렸던 내 사랑이
이제는 바람에 깎이어간다.
그렇지만 다시 살찌고 싶지는 않다.
그냥 이렇게 야윈 채로
가녀린 아픔을 삭여가리라.
삭정이 같은 세월일지라도
당신을 사랑할 수 있다면 욕심 부리지 않으리라.
단 한 송이의 눈을 담지 못할지라도
당신을 사랑할 수 있으니
그런 어느 날처럼
가슴이 시려 울먹이는 날에는
아린 기억을 더듬는다.
언제나 수정 같이 맑은 웃음이었던 내 사랑이
왜 아픔이야 없겠습니까.
그렇지만 꼭 맑아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아프면 아픈 채로
그 아픔마저도 사랑하리라.
세월이 쌓이는 만큼
사랑도 마냥 자라는 것은 아니겠지만
파란 새싹처럼
단 한 뼘의 사랑이라도 행복할밖에
당신을 사랑할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