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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중매
흰색 조랑말을 타고
철없는 고양이가 첫 길을 열었던
실눈 내린 하얀 새벽을 걷는다.
뒤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탓 으면 좋겠다.
아무 말 없이 한동안 그렇게 걷고 싶다
고삐를 잡고 개울을 건넌다.
발을 둥둥 걷어
첨벙첨벙 건너도 발은 시리지 않다
보일락 말락
고운 이를 가지런히 내 놓는 실 웃음 한 자락에
지우지 못할 향기를 얻는다.
우연인척 손을 잡고 싶어
호주머니 속에서 고개를 삐죽삐죽 내밀어 보지만
조마조마한 두근거림에 땀이 베인다.
흰 눈 내리는 날
당신 앞에서
붉어진 내 가슴이 들킬까 하얗게 웃는다.
눈치 없이
수줍음을 감추는 틈으로
당근 같은 마음이 불쑥불쑥 나온다.
언제 다시 내 마음 같이 오리까.
그 때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오리까.
돈키호테 같이 씩씩하게 조랑말 타고 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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