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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날처럼
어느 슬픈 날처럼
밖으로 난 유리창으로 외로움이 기대고 있다.
지난여름
지친 사랑의 흔적을 다 지우지 못한 채
구구단 같은 겨울바람에
귓불은 울지도 않는다.
동화 같은 사랑을 꿈꾸다
세월은 지쳐가고
빛바랜 사랑마저 그리움을 잊은 채
눈물도 말라버린
가슴을 한탄한다.
못난 사랑
기댈 곳을 몰라
낙엽이 수북이 쌓이던
가을날에는
낙엽 속에 켜켜이 숨어서
미치도록 울고 싶었다.
아무렇게나 자란 갈대처럼
울어도
귀 기울이지 않는 봄을 기다린다.
그 봄에는
아직
내가 지우지 못한 사랑이 남았을까.
슬픈 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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