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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詩 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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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로 가는 길 네게로 가는 길 치자향 가득한 그곳으로 가는 길을 묻는다. 당신의 향기가 있는 곳에 치자향이 있다는 것을 치자향이 있는 곳에 당신의 향기가 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초록향기가 빗방울에 맺힐 때까지 몽땅 내놓지 않았던 것은 네게로 가는 길을 밝히려 했을 뿐이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이미 사랑이었다 이미 사랑이었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서 사랑이라 말하지 않아도 이미 사랑이었다. 손을 잡으면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이유는 가슴이 뜨거워지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이미 사랑이었다. 가끔은 초점을 흔들지 않고 밤새도록 쳐다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이미 사랑이었다. 저린 가슴은 울어..
혼신지 연서 혼신지 연서 왜 아니 오시는가 가슴 먹먹하게 쌓이는 그리움을 어쩌란 말인가 서리 내리던 가을 알지 못할 연서만 남겨둔채 훌쩍 떠난 님 영영 아니 오시려는가 올락말락 하거든 떠나지나 말든지 차라리 못 올 듯이 떠난거라면 아니 온다고 말하든지 해 담은 물빛에 써내려간 편지는 곧 ..
봄 눈 봄 눈 봄의 경계에서 그는 시가 되었다 이유 없이 방황하는 시가 되었다 숲의 경계에서 딱따구리는 시가 되었다 삶을 쪼아대는 시가 되었다 지천명의 경계에서 나는 시가 되었다 세상을 외눈으로 보는 철부지 시가 되었다. [이미지 : 2011년 3월 1일, 청계산]
네게로 간다 네게로 간다 내가 힘들 때 네게로 간다. 내가 기쁠 때에도 네게로 간다. 당신이 보고 싶을 때 네게로 간다. 내가 외로울 때에도 나는 네게로 간다. 시도 때도 없이 나는 네게로 간다.
행복 행복 그리움 한 움큼 불룩 목젖 젖히도록 불씬불씬 넘기는 아침. 지난밤 자리끼에 남겨두었던 사랑이 먼저 알고 가슴으로 안긴다. 말간 새싹 같은 그리움 뾰족뾰족 돋는 날 사랑을 헤어보는 뭉툭한 손가락 사이로 고운 햇살이 든다. 사랑보다 진한 그리움이었기에 그리운 줄도 모르는 사랑 켜켜이 쌓..
그리운 날에는 그리운 날에는 그리운 날에는 혼절하듯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혼돈스러운 세상에서도 또렷이 기억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내 마음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운 날에는 울어도 눈물이 나지 않습니다. 가슴이 아려도 무던하게 견딜 수 있는 것은 그대를 오롯이 품었기 때문입니다.
세미원 洗美苑 물 한모금 정갈하게 떠서 몸을 씻고 또 한모금 떠 올려서 마음에 담는다. 씻어서 지우지 못 할 인연이 어디 있으랴만은 때로는 씻어도 지워지지 않기를 바랄 때도 있다네. 아름다운 동산 허허로움이 제 양껏 가슴으로 차 오르면 손을 씻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날에는 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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