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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詩 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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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합니다 행복합니다. 뜬금없이 와인을 꺼내들고 배시시 웃을 줄 아는 임자는 행복합니다. 가끔은 전기를 끄고 팔뚝만한 촛불을 켜 놓고 깊어가는 밤을 기도로 맞는 임자는 행복합니다. 심한 두통으로 세상과 단절 된 듯이 끙끙거리면서도 설거지를 걱정하는 임자는 행복합니다. 드라마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은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고 때로는 아프기도 하고 때로는 행복한 것이다. 산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은 아픔보다는 기쁨이다. 자꾸 아픔이 앞서더라도 절망치 말자. 입술 꾹 깨물고 기쁨이라고 우기면 기쁨이 되리라. 그래 맞다 산다는 것은 아픔보다는 기쁨이다.
운악산 운악산 거기 가거든 곤한 잠꼬대 같은 안부는 묻지 말게 이슬비 내리던 날 흔적도 없이 다녀갔던 길 산 마늘이 아무렇게나 향기를 내려 놓는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었던 것처럼 내일의 나는 의미 없는 인연인지도 모른다. 내 선한 발자국에 소나기 같은 땀방울이 고이면 엉킨 감정들은 길 잃..
네게로 가는 길 네게로 가는 길 치자향 가득한 그곳으로 가는 길을 묻는다. 당신의 향기가 있는 곳에 치자향이 있다는 것을 치자향이 있는 곳에 당신의 향기가 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초록향기가 빗방울에 맺힐 때까지 몽땅 내놓지 않았던 것은 네게로 가는 길을 밝히려 했을 뿐이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이미 사랑이었다 이미 사랑이었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서 사랑이라 말하지 않아도 이미 사랑이었다. 손을 잡으면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이유는 가슴이 뜨거워지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이미 사랑이었다. 가끔은 초점을 흔들지 않고 밤새도록 쳐다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이미 사랑이었다. 저린 가슴은 울어..
혼신지 연서 혼신지 연서 왜 아니 오시는가 가슴 먹먹하게 쌓이는 그리움을 어쩌란 말인가 서리 내리던 가을 알지 못할 연서만 남겨둔채 훌쩍 떠난 님 영영 아니 오시려는가 올락말락 하거든 떠나지나 말든지 차라리 못 올 듯이 떠난거라면 아니 온다고 말하든지 해 담은 물빛에 써내려간 편지는 곧 ..
봄 눈 봄 눈 봄의 경계에서 그는 시가 되었다 이유 없이 방황하는 시가 되었다 숲의 경계에서 딱따구리는 시가 되었다 삶을 쪼아대는 시가 되었다 지천명의 경계에서 나는 시가 되었다 세상을 외눈으로 보는 철부지 시가 되었다. [이미지 : 2011년 3월 1일, 청계산]
네게로 간다 네게로 간다 내가 힘들 때 네게로 간다. 내가 기쁠 때에도 네게로 간다. 당신이 보고 싶을 때 네게로 간다. 내가 외로울 때에도 나는 네게로 간다. 시도 때도 없이 나는 네게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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