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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詩 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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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엄마 울보 엄마 눈물이 많은 엄마 힘들 때는 울지 않고도 잘 견디지만 기쁠 때는 울지 않고는 못 배기지요. 슬플 때에도 울지 않고 잘 견디지만 외로울 때에는 울지 않고는 못 배기지요. 엄마는 웃으며 행복할 때보다 울면서 행복할 때가 더 많아요.
설중매 설중매 흰색 조랑말을 타고 철없는 고양이가 첫 길을 열었던 실눈 내린 하얀 새벽을 걷는다. 뒤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탓 으면 좋겠다. 아무 말 없이 한동안 그렇게 걷고 싶다 고삐를 잡고 개울을 건넌다. 발을 둥둥 걷어 첨벙첨벙 건너도 발은 시리지 않다 보일락 말락 고운 이를 가지런히 내 놓는 실 ..
달빛사랑 달빛사랑 실눈 뜨는 달빛에게 팩스로 보낸다. 받아 보았는지요. 미처 받아보지 못했어도 당신은 알고 있겠지요. 가슴 속에서 노랗게 익어가는 달빛 같은 사랑을 한때는 울퉁불퉁 설익은 맛이라도 슬픈 줄 모르다가 이제는 쫀득쫀득 달콤한 맛에도 투덜대는 하품이 길어진다. 마음이 늙어갈 뿐 사랑은 ..
슬픈날처럼 슬픈 날처럼 어느 슬픈 날처럼 밖으로 난 유리창으로 외로움이 기대고 있다. 지난여름 지친 사랑의 흔적을 다 지우지 못한 채 구구단 같은 겨울바람에 귓불은 울지도 않는다. 동화 같은 사랑을 꿈꾸다 세월은 지쳐가고 빛바랜 사랑마저 그리움을 잊은 채 눈물도 말라버린 가슴을 한탄한다. 못난 사랑 ..
옹이처럼 옹이처럼 내가 네가 아니듯 네가 내가 아니어도 행복한 것은 그리움이기 때문입니다. 늘 같이 있어도 습관처럼 그리워하는 것은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빈 가슴 때문입니다. 외로움에 지쳐 그리움의 생채기가 덧나는 날에는 당신 품에 꼬옥 안겨 새록새록 잠드는 틈으로 노란 은행잎이 솔솔 떨어졌으..
사랑의 길목 사랑의 길목 사랑이 바람결에 춤추듯 흔들립니다. 노란 은행잎에게 당신의 안부를 묻습니다. 가을비 내리기전에 한 번 오신 다네요. 오시더라도 서둘러 떠날 줄 알지만 님 오시는 길목에서 목을 길게 빼고 서성이며 외로운 가을을 지워봅니다. 가을이야 가든 말든 님이 오시면 좋겠습니다.
원추리 꽃 원추리 꽃 앙다물고 있던 꽃잎 나를 보고 배시시 웃는다. 보일락 말락 주황색 마음을 내어 놓기가 부끄러웠나봐 밤새 기도로 얻은 이슬방울 그대 입술을 적시면 나를 머금어주오 당신 입술을 꼭 닮은 꽃잎에서 동그랗고 예쁜 사랑이 꿈꾼다. (원추리 꽃) (참나리 꽃)
매화 매화 사랑 한다 진한 향기를 닮고 싶다 소박하게 고운 꽃잎을 닮고 싶다 자존심 오똑 선 꽃술을 닮고 싶다 머물고 싶은 마음을 달빛서린 이슬에 다독이며 당신의 향기가 흩어질세라 매무새를 고쳐본다 오래도록 당신의 마음자리에 있고 싶어 흐린 내 마음을 씻으려 냉수 한 사발 가슴 깊숙이 담아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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