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456) 썸네일형 리스트형 행복 행복이란 그것을 준비한 사람에게 둥지를 턴다.그렇지만 큰 행복을 준비한다고 행복이 커지는 건 아니다. 사람은 각자 자기의 용량에 맞는 그릇이 있다.그릇이 작다고 행복이 작아지지 않으며,그릇이 크다고 행복이 커지는 건 아니다.행복은 자기에게 주어진 그릇에 얼마만큼 아름답게 채우느냐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질 뿐이다. 앵봉산 장마전선이 펼쳐져 있어서 비를 맞으며 산에 오르기를 망설이다가 우중 산행을 작정했다. 비를 흠뻑 맞아도 수습이 수월한 도심의 산책길 같은 앵봉산을 오르니 습하기는 해도 비는 내리지 않는다. 도심의 공원 같은 산행길이라 산행에 부담은 없으며 빼어난 산세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산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도심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어서 좋다. 날마다 접하는 도심의 건물들을 조금 더 높은 각도에서 만나면 또 다른 풍경이 된다. 익숙한 것들에 대한 낯 선 풍경을 만나게 되면 고착화된 관념의 변화를 꾀할 수 있어서 새롭다. 가끔은 낯 선 것들에 대하여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익숙한 것들에 대하여 낯설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또 다른 행운이 될 것이다. [산행 일시] 2024년.. 마라톤 500회 완주를 기념하며 길에서 만나 인연을 맺은 지 16년이 되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앞만 보고 달리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행복한 마라토너 김기옥 님은 풀코스 500회를 완주하셨으니 지구 반 바퀴를 달렸습니다. 함께 하는 동안 저는 아직 50회를 채우지도 못한 채 헉헉 대고 있는데, 500회라니 상상할 수도 없는 대기록입니다. 50대 초반에 마라톤을 시작하여 칠순에 入神의 경지에 도달하셨습니다. 아직 달리기를 멈출 기색이 없으시니 지구 한 바퀴를 다 채워야 직성이 풀리시려나 부럽기도 하지만 은근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 수많은 시간을 길 위에서 함께 동고동락했던 수십 개의 발톱에 실어 보낸 번민을 되내어 봅니다. 백두산 천지를 채우고도 남을 만큼의 땀과 하늘에 닿아도 여.. 안산 자락길 서대문구 중심에서 나지막이 버티고 있는 안산이지만 정상에 올라서면 서울 시내를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자존감이 짱짱한 산이다. 지하철로도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그런 의미에서 산이라기보다는 공원이다. 서울에는 산이나 하천을 공원으로 꾸며 시민들의 휴식처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가 많은데, 도시공원으로서 좀 투박한 면은 있어도 다양한 모습, 다양한 식생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인위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인공적인 공원보다 오히려 자연스러워서 좋다. 안산은 크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품에 들면 위안을 얻기에 충분하다. 작은 공원에 깃들어 휴식과 평안을 얻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자족하는 마음에 있기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날 안산에 올라 서울을 .. 신 인류의 탄생 줄기세포 복제 연구 성과가 생명공학계를 비롯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생명공학 분야에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경이로운 일임에 틀림없다. 인류의 탄생 이래로 최대의 화두라고 할 수 있는 생로병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위 신의 영역에 한 걸음 더 접근할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 성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교계를 중심으로 한 윤리적 저항에 부딪혀 지속적인 연구와 상용화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생명의 시작점은 어디인가. 민법은 태어난 이후부터를 생명이라고 주장하고, 형법은 수정 후 8주부터 생명으로 인식한다. 더 넓게는 종교적인 인식에 따라, 민족적 특성에 따라 생명의 시작점에 대한 인식차이는 천차만별이다. 이렇게 다양한 생명 시작점에 대한 철학적 인식을 극복하지 못하.. [時論] 일본은 망하는가 2023년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은 35,793 달러이며,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36,194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일본에 앞섰다. 한국의 국민소득이 일본에 앞섰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지만 현실이 되었다. 이에 더해 2024년 1월부터 한국과 일본은 수출 총액에서 세계 5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2024년 5월 수출액이 581억 5,000만 달러로 일본을 추월했다. 1인당 국민소득의 경우 일본의 엔화가 평가절하 되고 있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일본 엔화 가치 하락이 일시적인 쇼크에 의해 하락한 것이 아니라 일본의 경제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이 많다. 수출 총액 비교에서도 일본의 인구가 한국에 비해 2.5배가 넘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총액.. 푸른 오월 보석보다 아름다운 오월입니다.풀 한 포기, 이름 모를 야생화 한 송이가 물방울 다이아몬드보다 더 아름다운 보석입니다. 다이아몬드는 눈에 띄는 순간 더 이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는 없지만,오월의 하늘 밑에서 수줍은 듯 방그러진 꽃 한 송이는 오늘과 내일이 다르고 내일보다는 내년에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 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무한한 아름다움을 줍니다. 우리는 다이아몬드처럼 영원히 변치 않을 모습을 좋아합니다.그렇지만 변치 않는다 하여 아름다움이 영원한 것은 아닙니다.풀이나 꽃과 벌, 그들은 매일매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니까 변덕쟁이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그들이야말로 마음을 변치 않는 진정한 우리들의 친구입니다. 욕심을 묻고 초연하게 자연에 순응하여 꽃을 피워 올린 열정이 숭고합니다.당신.. 강북오산종주(북도사수불) 강북오산종주를 두 번 정도 했었는데, 할 때마다 체력의 한계를 느껴 더 이상은 못하겠다고 덮은 지가 10년은 족히 되었다. 북한산, 도봉산, 사패산, 수락산, 불암산을 연계해서 다시 한번 도전해 보겠다는 잠재워 둔 욕망에 친구가 불을 지폈다. 강북오산종주 산행을 함에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수사도북 방향으로 진행하는데 우리는 난이도가 더 많은 북도사수불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금요일 밤 11시에 불광동 장미공원을 출발하여 대장정을 시작한다. 서울 시내의 불빛들도 졸려서 하나 둘 잠기고 구름사이로 무거워진 눈꺼풀을 가늘게 뜨고 있다. 산길에는 둘의 발자국 소리만 선명한데, 정적을 울리는 소쩍새가 밤새도록 슬피 울어댄다. 소쩍새의 열정적인 구애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새벽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전 1 ··· 5 6 7 8 9 10 11 ··· 18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