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면서 세 권의 책을 쓸 기회가 있다고 합니다. 한 권은 어제의 나를 기록한 책이고, 또 한 권은 오늘의 나를 기록하고 있는 책이고, 마지막 한 권은 내일의 나를 기록할 책이랍니다.
그런데 이 세 권의 책 중에서 어제의 책과 내일의 책은 내 인생의 참고서일 뿐 큰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어제는 이미 기록이 끝난 나이기에 삶의 큰 지표가 될 수 없으며, 내일의 나는 내가 계획한 대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막연하게 꿈꾸고 있을 뿐입니다. 내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책은 오늘의 책이랍니다.
오늘
나는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
아이러니하게도 오늘 나는 이미 기록이 끝난 어제의 나를 반성하고 있습니다.
지난날 막내아들이랑 대수롭잖은 일로 화를 내고 다툰 기억이 오늘의 내 가슴에 담겨 있습니다.
어제 기록으로 남긴 책 내용을 오늘 이렇게 되새김질하면서 오늘의 나를 기록해 나가는 것.
이것도 오늘 내가 써 내려가는 책의 범위인가 봅니다.
그러고 보면
내일 내가 어떤 꿈을 꾸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예측해 보는 오늘의 이 순간이 내 삶에서는 가장 소중한 시간인 듯합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스피노자의 말을 이제는 이해하겠습니다.
젊었을 때는 어제나 오늘 보다는 내일만 보고 살았습니다.
세상을 살아갈수록 오늘이 그만큼 더 소중하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어쩌면 지극한 자연의 순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청년기에는 내일을 보면서 살아가고, 중년기에는 주어진 오늘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장년기에는 어제를 가슴에서 기억해 내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은 다시없는 오늘이니 오늘을 오늘답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찬찬히 새기면서 아름다운 오늘을 엮어가기를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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