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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들 결혼식 [축 사] 안녕하세요. 저는 신랑 아버지 현광환입니다.. 오늘 우리 아이들의 결혼을 축복해 주시기 위해 귀한 걸음 해 주신 내빈 여러분과 가족, 친지분들께 양가를 대신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세상 만물이 푸르고 아름다운 오늘은 저희 아들 동훈 군과 혜림 양이 부부의 연을 맺고 새롭게 출발하는 뜻깊은 날입니다. 사랑하는 아들 동훈아!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30년 전 너와 내가 처음 만나던 날을 잠시 떠올려보면 아버지의 오늘 이 자리는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한 자리다. 아울러 오랜 시간 동안 무한한 신뢰로 함께 연정을 쌓아 부부의 연을 맺게 된 혜림 양에게도 따뜻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오늘 새로운 출발을 하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아버지가 전해주고 싶은 가장 아름다운 말은 ‘청춘’이다. 청춘이란 ..
삼각산 초운길 [산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봄이 막 시작될 무렵 삼각산 비봉능선 길을 걷다가 문수봉 암벽 밑에서 30년 전에 함께 근무했던 직장선배를 만난 적 있다. 나보다 열 살은 더 많은 선배인데 30년이 지났어도 젊었을 때 봤던 그 단단한 외모가 전혀 변하지 않아 단박에 알아볼 수 있어서 신기할 정도다. 외모에 풍기는 인상은 아직 오십 대 후반쯤으로 보여서 건강관리를 참 잘한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선배는 건강뿐만 아니라 자기 관리도 워낙 잘하는 분이어서 절대 무리하지 아니하고, 욕심부리지 않는 타입이어서 남들보다 빨리 진급하지 않아도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자기 일 성실하게 하시던 분이었다. 오랜만에 준비 없이 산 길에서 만나서 그간의 안부를 잠깐 여쭤보고 전화번호 교환하고 헤어져 문자 안부 서로 통하고는 다시..
북한산 둘레길 2,3,4,5 구간 1. 북한산 둘레길 2구간(순례길) - 3.1km 순례길은 우이신설선 솔밭공원역에서 출발하여 이준 열사 묘소까지 이어지는 길로서 이준 열사를 비롯하여 이시영 부통령 외에 독립유공자 묘소 12기, 광복군 합동묘소 17기 등 독립운동을 위하여 청춘을 바쳤던 숭고한 애국심이 영면해 있어 걷는 동안 잠시 애국심을 충전할 수 있다. 특히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젊은 청춘들을 고이 모신 4.19 민주화 묘소 전망대를 지나면 순례길의 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순례길은 대체로 평이한 편이어서 가족 산책길로서도 손색이 없다. 2. 북한산 둘레길 3구간(흰구름길) - 4.1km 흰구름길은 이준 열사 묘소 끝 지점부터 하늘전망대를 거쳐 북한산 생태숲까지 이어지는 비교적 긴 구간이며 산행 난이도는 중이다. 흰구름길의 백미..
북한산 둘레길 18,19,20,01 구간 1. 북한산 둘레길 18구간(도봉옛길) - 3.1km 도봉옛길은 북한산 둘레길 중에서도 추천할 만하다. 산길이 험하지 않고 올망졸망 오솔길로 이어져 걷는 재미가 솔솔 하다. 도봉옛길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도봉산역에서 하차하여 1번 출구로 나와서 우측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산 길에 접하게 된다. 도봉산역에서 도봉옛길 입구까지는 1km 정도 될 듯하다. 중간쯤 되는 지점의 전망대에 서면 도봉산의 주능선과 자운봉의 위엄이 볼만하다. 무수골까지 이어지는 길은 대체로 평이한 길이어서 산책 삼아 걸어도 좋을듯하다. 무수골은 1477년(성종 8년) 세종의 9번째 아들 영해군의 묘가 조성되면서 유래되었다 한다. 무수(無愁)는 근심이 없는 골짜기라는 뜻으로 세종이 먼저 간 아들의 묘를 찾아왔다가 약수터의 물을 마시고 '..
삼각산 도계 길 [봄빛과 인연] 성근 가지에 봄빛이 들면 세상은 꽃이 되는 이치를 아직은 알지 못하겠다. 삼각산 비봉능선에 올라 도시를 내려다보면 이 도시의 주인이 누구든 상관없이 지금 이 풍경을 바라보는 이가 주인이 되는 까닭은 삭정이 같은 가지에 꽃을 피워내는 나무의 수고를 굳이 꼬집을 필요도 없이 그 꽃을 바라보는 이가 주인이 되는 것과 같다. 봄빛과 꽃과 나의 연결 고리를 찾으려 애쓸 필요는 없다. 봄빛은 나무를 만나고 나무는 꽃을 만나고 꽃은 나를 만나는 일은 순리이다. 봄빛이 나무를 만나 꽃이 되는 이치는 자연의 향기일 뿐이니 별다른 의미를 살피지 마라. 내가 산에 올라 그를 만나는 일 역시 자연의 향기에 순응하는 일이다. 땅과 나뭇가지에서 꽃과 새 순을 힘차게 밀어 올리는 푸른 오월에 산행을 한다는 것은 선..
북한산 둘레길 15,16,17 구간 1. 북한산 둘레길 15구간(안골길) - 4.7km 안골길은 양주시 안골계곡에서 시작하여 의정부시 회룡탐방지원센터까지 이어지는 길로서 난이도가 높지는 않으며 능선에 올라서면 대체로 평이한 길이 이어진다. 산 길 초입부터 산철쭉이 막 피어나기 시작해 횡재를 만난 느낌이다. 무표정하게 둘레길을 완성하려는 의무감으로 접근했는데 산철쭉을 비롯하여 큰 개별꽃, 각시붓꽃, 병꽃, 현호색, 애기똥풀, 큰구슬붕이, 양지꽃, 제비꽃 등 야생화들을 기쁘게 만날 수 있었으니 행복한 산행이었다. 안골길은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점이 단점이다. 연신내역에서 34번 버스를 타면 안골 정류장까지 바로 갈 수 있으나, 배차 간격이 1시간가량이어서 기다리기 쉽지 않아 704번 버스를 타고 송추 오봉 입구에 내렸다. 그런데 안골까지 가는..
마라톤 바이러스 2 년 넘게 발을 꽁꽁 묶고 있던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계가 차츰 허물어지고 있다. 4월 하순부터는 법정 1급 전염병 관리 기준에서 2급 전염병 관리 기준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한다. 그동안 전 세계의 정치와 경제, 몸과 마음을 강력하게 옥죄었던 터라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길도 쉽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시절을 지나오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덕분에 우리 일상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부분도 적지 않다. 그중에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상례를 들 수 있다. 예전에는 부고를 받으면 주중이나 주말을 가리지 않았으며, 거리를 따지지 않고 밤을 새워 조문을 다녔다. 그때는 조문객들이 없으면 상례를 치르지 못할 것 같은 분위기여서 조문객들의 숫자에 따라 상례의 질이 가늠되므로 으레 껏 상주의 체면을 위해서 피곤을..
아버님 전 상서 세월은 말없이 흘러 이십오 년이 되었습니다. 대구 경북대학병원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앰뷸런스를 타고 밤길을 재촉하던 때, 며칠 묵으러 집에 들렀던 외할머니께서는 급한 통기를 받고 사위의 죽음을 마주할 수 없어서 황급히 집을 떠나 쫓기듯 친척집으로 옮기던 날 세상이 참 혼란스러웠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집에 도착하셔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한 시간 정도 지났을 즈음 고개를 떨구셨습니다. 평생을 별러 지은 대궐 같은 집 안방 병풍 뒤에 아버지를 모시고 빈소를 차려 상주 복장으로 하객을 맞으려 서 있는데 앞뒤 분간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상례 절차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저 슬픈 마음만 조아리고 있는데 작은아버지와 당숙부님을 비롯해 집안 어른들께서 상례를 의논하고 부고를 작성하는 등 정신을 바짝 차린 시간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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