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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기행(2 일차) -Golders Hill Park [Golders Hill Park] Hampstead heath park의 일부였으며 세계 2차 대전 때 폭격을 맞아서 공원에 존재했던 고택이 파손된 후로 지금은 동네 공원으로 시민의 휴식처로 애용되고 있다. 공원 내에는 왈라비, 당나귀 등 소규모 동물원이 관리되고 있다. 특히 이 공원에는 사슴이 자연 방사되어 생존을 이어가고 있어서 시민들에게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평원에 자연스럽게 조성된 원시림은 시민들의 접근이 자유로우며 테니스장 등 운동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시민들에게 평화로운 힐링 장소를 제공한다. 숲 속에 생존의 터전을 마련하고 살아가는 여우 떼들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의 징검다리다. 밤마다 칵칵거리며 울어대는 여우는 이곳이 도심이라기보다는 외진 산골짜기 같은 느낌마저 준다. 런던이라는 세계적..
영국 기행(1 일차) [영국 가는 길] 긴 여정의 시작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여행을 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아이들이 마음을 모아 딸이 유학 중인 영국에 여행을 다녀오기로 의견을 모았다. 서울의 새벽은 조용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분주함의 불씨를 살리고 있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부산스럽게 준비하고 몇 번을 점검하고 5시에 인천공항으로 출발. 막내아들이 공항까지 승용차로 배웅해 주어 수월하게 6시에 도착했다. [출국] 면세점에 들러 김치와 몇 가지 선물을 구매하고 09시 05분 출발 Air France에 탑승하고 설레는 마음을 진정하고 있는데 10분이 지연되어 15분에 활주로로 이동. 비행 중에 기내식 2끼를 사양 않고 먹었더니 배가 더부룩하여 가스가 찬 느낌이 든다. 다행히 한국에서 만든 치킨 볶음 기내식은 먹을만했다...
북악산 [아버지의 청춘] 자식이 청년이 되어서야 아버지는 비로소 어른이 된다. 어른이 되고 보니 그동안 새치라고 우겼던 흰머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늙어간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지만 아직은 버티고 싶다. 산을 오를 때에는 다리에 힘을 바짝 주면서 힘든 발자국에 청춘을 새긴다. 나는 청춘이다. 이 산을 오를 때까지는 청춘이다. 산을 내려오면 청춘은 끝나는가. 그럴리야 있겠나. 아비에게는 든든한 자식이 있는데 어찌 청춘을 끝낼 수 있겠나. 아버지의 청춘은 자식이다. [산행 일시] 2022년 7월 23일 [산행 경로] 경복궁역 - 청와대 - 백악산 - 숙정문 - 청와대 - 경복궁역(9.3km) [산행 시간] 5시간
세미원 [세미원] 마음이 정하는 일이었다. 인생이 그랬다. 마음을 씻고 오는 사람. 마음을 씻으러 오는 사람. 어차피 씻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 억지로 씻으려 애쓰지도 말자. 씻지 않아도 하늘은 맑았다가 구름이 끼었다가 비가 오기도 한다. 씻어도 별 다를 것은 없다. 인생이 그랬다. 처음부터 마음이 정하는 일이었다. [일 시] 2022년 7월 17일 [장 소] 양평군 양서면 세미원
예봉산 이 삼 년 전쯤 예봉산 정상에 산봉우리 크기 만한 하얀 축구공이 하나 걸렸다. 레이더 기지 아닐까. 국방용 아니면 기상 관측용이겠지 짐작하면서 한 번 은 가봐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예전에 없던 물건이니 예를 갖춰 상봉하고 앞으로 친하게 지낼 것을 약속해야겠다. 습한 일기에 가파른 예봉산을 오르는 일은 여전히 힘들다. 등로에는 산행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날씨 탓이려니 생각하면서 쉬엄쉬엄 오르는 산 길에 노란 원추리 꽃이 반갑게 맞는다. 그리 많이 피어 있지 않아서 더 반갑다. 예봉산 정상을 반쯤 잘라내어 자리 잡은 축구공은 기상청 레이더 관측소이다. 인간은 저 살자고 자연을 빌어서 살아간다. 조금만 기대고 살아가면 별 무리가 없겠지만 석탄이나 석유를 비롯하여 갖가지 광산물들을 캐내어 빻고 태워서 ..
방태산 [꽃과 단풍] 꽃이 피면 시들어 가지만 그것은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과정이다. 단풍도 아름답기는 하지만 그것은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변태 과정이다. 방태산의 여름 꽃들이 지천으로 피고 지고 치열한 삶의 매무새를 여며간다. 피는 꽃은 아름답지만 지는 꽃은 왠지 초리 하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두려움이나 동정은 필요치 않다. 그의 가슴에는 소중한 생명이 자라고 있으니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오래전 이 계절에 방태산을 다녀온 기억이 있다. 흐릿한 기억 속에 가파른 산세에 힘들었던 기억만 아스라이 남아있다. 그래서 이런저런 핑계로 방태산과의 인연을 피했던 사실을 고백한다. 하지만 인생의 행로가 제맘대로 되는 일이 있던가. 전 날 아침가리골 계곡 트레킹을 예약했었는데 산악회에서 성원이 되지 않아 부득이 방태산으..
승봉도 기행 '친구를 갖는다는 것은 또 하나의 인생을 갖는 것이다 '라고 말한 그라시안의 말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우리들만의 새로운 우주를 구축한 셈이다. 이 우주에는 외부의 침입이나 간섭을 받을 필요도 없으며 언제나 행복 바이러스로 가득 차 있어서 우리들은 마냥 웃으며 행복하기만 하면 된다. 의기양양한 용사들이 뭉쳐 대항해를 시작하기로 한 날 새벽부터 졸고 있던 첫 차를 깨웠다. 목적지인 백령도로 향하기 위하여 인천 연안여객터미널로 모여들었는데, 대합실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시국임을 잊은 듯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렇게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이 그동안 갇혀 사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한 편으로는 동정이 간다. 7시 50분 출발 배표를 받고 백령도를 점령할 생각에 설렘을 겨우 다독이고 있는데 안내..
마라토너의 수명 마라톤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록에 욕심을 낸 마라토너들은 대부분 수명이 짧다. 나는 기록에 그리 욕심이 없으니 마라톤 수명이 길까. 길다면 언제까지 일까. 마라톤 하면서 힘들 때마다 곱씹어보는 감정이다. 사실 지금도 오른쪽 무릎이 시원치 않아 마라톤 하면서도 내심 걱정이다. 주변에서 마라톤을 그만하라고 충고도 많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 달린다. 달리다 보면 머리는 텅 비고 가슴은 확 열리는 운동이 마라톤이다. 그러고 보면 마라톤은 육체적인 운동보다 정신무장 운동이 앞장선다. 긍정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마약 같은 중독을 벗어나지 못해 아직 달리고 있다. 지금 멈춰서 무릎을 아끼는 것이 상책인가. 아니면 무릎이 더 무너져서 아주 뛸 수 없을 때까지 뛰다가 그만두는 것이 좋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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