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1457)
피맛避馬골 피맛避馬골 경복궁과 종로 사이 조선시대 대감들이 수시로 드나들던 그 길에, 백성들은 대감들의 잦은 행차 때마다 고개를 숙이느라 제 갈 길을 제대로 갈 수가 없었다. 이에 나라님께서 백성들이 말을 피해서 뒷골목으로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내주었다. 말을 피해서 다녔던 그 길이 피맛골이다. 조선 초기에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생활 동선을 따라 자생적으로 생겨난 그 골목길이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역사와 운명을 함께했던 골목길이 마지막 숨을 가누며 재개발이라는 아픔으로 역사에 묻히게 된 것이다. 서울 도심의 한복판에서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오던 그 골목길. 배고픈 서민들이 한 가락의 노래와 끼니를 때우던 골목길. 대학생들이 민주를 걸러내며 막걸리를 마시고 때로는 삶의 철학을 빈대떡에 부쳐대던 그 골목길. 몇몇 남은..
삼성산 [봄, 그리고] 우수 지나 봄 마중 가는 길 봄볕을 기다리는 배꼽에 아직 온기가 닿지 않습니다. 시샘 많은 꽃샘추위가 꽃망울을 가뒀으니 아직 그리움은 남았을 테지요. 산 봉우리마다 하늘에 닿지 못해 아쉬움이 많은 중늙은이들은 붉은 진달래를 기다리고 나는 푸른 이파리를 찾아 파란 하늘을 더듬어 봅니다 겨우내 꽁꽁 얼었던 시린 무릎 훌훌 털고 새봄이 오는 길목에 꽃 마중 오시려나 어머니! [산행 일시] 2023년 2월 24일 [산행 경로] 서울대 입구 - 마당바위 - 장군봉 - 국기봉 - 서울대 입구(9km) [산행 시간] 4시간 20분
2023년 아! 고구려 역사 지키기 마라톤 대회(Half 33) 달릴 수 있다 생각하지 않으면 영원히 달릴 수 없다. 세상 끝까지 뚫려 있는 길을 따라 나는 길 위에서 자유를 얻는다. 그 길에서는 고통도 자유다. [일 시] 2023년 2월 26일 [장 소] 뚝섬유원지, 중랑천 일대 [기 록] 3시간 01분(32km)
삼각산 초운길 우수 지나 봄으로 가는 빗장이 열리고 산속의 공기도 부드러워지니 산 향기를 느끼고 싶다. 맑은 공기를 들이켜 각박해진 긴장을 풀고 자벌레 같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삶의 궤적에서 조금씩 비뚤어진 리듬을 제 자리에 껴맞춰 본다. 산행을 할 때마다 목적지를 정하고 그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앞 뒤 분간 없이 다녔는데 그럴 일이 아니다. 산에서 만큼은 여유를 만들어 산속에서 느껴지는 자연과 함께 참된 의미를 깨닫자. 산에 오를 때만이라도 나를 비워내어 나만의 교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 제일 관대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담을 수 있는 여유가 모자란다. 산에서는 자신보다는 타인에게 관대한 자연의 빈 그릇을 배울 수 있다. 비워 낸 그릇에 내가 아닌 세상 만물을 마음껏..
소는 누가 키우나. 아부지! 새벽잠 깨워 쇠죽 끓여놓고 학교 등교하던 때를 기억합니다. 서리가 하얗게 내린 아침에 쇠죽 솥 아궁이를 바라보며 고개를 길게 내밀며 하얀 김을 내뿜던 소. 그를 팔려고 우시장에 끌고 가던 날. 그 이후로는 쇠죽 끓이기가 정말 싫었습니다.
백운대 일출 일출이 벅차게 아름다운 것은 너도 나도 아름다운 희망을 가졌기 때문이리라. 새해 소망을 담아 일출을 찾아 산에 오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가슴의 온기가 미적지근하다. 대단히 큰 소망을 이루고자 함은 아니지만 소소한 일상에 대과 없이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욕심이 있다면 가슴에 심은 작은 희망이 사그라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시들어 가는 화초에 물을 주듯 다시 일출을 맞아 가슴에 온기를 채워야겠다는 마음으로 백운대 산행에 나서는 길. 해를 만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희망을 되내며 어두운 새벽을 열어 산문에 드는 것만으로도 이미 아름다운 희망의 불씨를 지킬 수 있었음이니 더 이상의 욕심은 필요치 않다. 그렇지만 인간의 욕망이 그리 허술한 것은 아니어서 이왕 나선 길. 일출을 맞겠다..
삼각산 원효봉 [버들강아지처럼] 한파가 기성을 부려 몹시 추운 겨울이었는데 어느새 입춘 지나고 봄기운이 뾰족뾰족 돋아 납니다. 꽃샘추위가 아직 남기는 했지만 가을이 진 자리에 겨울 그리고 봄입니다. 계절이 바뀌려니 마음이 자꾸 가렵습니다. 아마 당신이 많이 그리운가 봅니다. 버들강아지가 포슬포슬 피는 새 봄에는 깊은 연못에 내 마음 던져 놓고 가만히 파문을 그려 보렵니다.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마음은 가까이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당신의 발자국마다 행운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산행 일시] 2023년 2월 11일 [산행 경로] 북한산성 입구 - 북한동 역사관 - 개연폭포 - 북문 - 원효봉 정상 - 효자동(5.5km) [산행 시간] 2시간 30분
마라톤은 빗장의 열쇠다. 빗장은 잠그기 위한 도구지만 열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마라톤은 고집스럽게 잠겨있던 마음의 빗장을 여는 열쇠다. 마음의 빗장을 열기 위해서는 마음보다 먼저 몸을 일으켜야 한다. 오늘 하루 살아 있음을 증명하기 위하여 마음 만으로 애쓰기보다는 앞뒤 재지 말고 먼저 몸부터 움직여야 한다. 나는 빗장을 열기 위하여 일단 달리고 본다. [일 시] 2023년 2월 5일 [장소, 거리] 양재천 한강, 일원( 22.1km) [시 간] 2시간 11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