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457) 썸네일형 리스트형 소백산 왜, 산이 그립지 않았을까만은 그립다 말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으니 일천한 제 마음을 혜량 하여 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깐깐한 자존심에 한 치의 틈도 허락하지 않았으니 허파를 찢을 듯한 산 바람을 피하기보다는 존경하는 마음을 오롯이 담아 그대를 품습니다. 누가 그럽디다. 길을 모르면 물어서 가고 물어볼 사람이 없으면 큰길로 가고 큰길이 보이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로 가라. 그대를 향해서 내딛는 걸음.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 가고 눈보라가 몰아치면 손 잡고 가고 사람들이 보이지 않으면 기다렸다가 함께 가리라. [산행 일시] 2023년 2월 4일 [산행 경로] 어의곡매표소 - 비로봉 - 천동쉼터 - 천동매표소(13km) [산행 시간] 4시간 30분 태백산 태백산 고사목도 세월을 따라 늙는다. 코로나 시절을 지나면서 자주 뵙지 못하다가 몇 년 만에 들렀더니 어금니가 빠진 듯 허전함이 느껴진다. 언제든지 태백산에만 오르면 주목 군락지에서 하늘을 받치고 있던 고사목이 반겨 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하나 둘 흔적이 지워지고 있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 이라던 주목 고사목이 힘없이 사라지는 것을 보니 안타깝기는 하지만, 어쩌면 당신은 행복에 더 가까이 다가서 있음인지도 모르겠다. 더 많이 가져서 행복하기란 쉽지 않음을 이미 깨달아 버렸기에 껍질까지 벗어놓고 오롯이 나목인 채로 한 점 아쉬움 없이 세월에 맞서다가 이제 그 흔적마저 지웠으니 더 이상 내려놓을 것도 없다. 그 자리에 다시 싹을 틔울 수 있는 비움을 얻었으니 행복이다. 태백산에서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무등산 서석대에 상고대가 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무등산에 오른다. 무등산에는 두 번 오른 적이 있는데, 그중에 한 번은 환상적인 상고대를 만난 적이 있다. 그 이후로 겨울만 되면 무등산 앓이를 한다. 몇 해가 흘러서 다시 기대감을 가지고 무등산 오르는 길. 화순 이서 분교 들머리에서 올려다보니 정상에 하얀 모자가 써져 있다. 낯 선 바람에 삐죽빼죽 일렁이는 윤슬을 닮은 가슴이 잔잔히 흔들린다. 무등산에는 입석대와 서석대를 비롯하여 신선대와 광석대까지 포함하면 4곳의 주상절리대를 관찰할 수 있다. 그중에 신선대는 가 보지 못하고 3곳을 관찰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 광석대를 지나 입석대에 이를 즈음 하늘이 열리고 따뜻한 햇살이 몸속으로 체득된다. 서석대를 올려다보니 하얀 모자가 벗겨져 상고대가 사라지고 있다... 인왕산 [愛山愛戀 애산애련] 나에게 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런 면에서 연애를 닮았다. 보고 돌아서면 또다시 보고 싶어 지는 열병 같은 것이다. 한참을 보지 못하면 긴 밤을 설쳐대며 생병을 앓아 화병이 돋기도 한다. 가끔은 다투기도 하여 상처가 나기도 하지만, 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보고 싶어 안달한다. 나에게 산은 결혼이 아니라 연애다. 너무 가까이 다가서면 아프고, 조금만 멀어지면 서운해지는 애닮은 사랑이다. 잠시 토라지면 얼음처럼 냉랭해지기도 하지만, 작은 관심에도 끊임없이 쏟아내는 자유로운 사랑이다. 산은 나의 애인이다. [산행 일시] 2023년 1월 24일 [산행 경로] 경복궁역 - 황학정 - 인왕산 - 윤동주 문학관 - 경기상고 - 경복궁역(5.5km) [산행 시간] 2시간 청도 삼성산 [신과 나] 인간이 없어도 신은 존재하는가? 신은 인간의 마음 창을 통하여 인간과 소통 하는 것이며, 인간 개체마다 각각의 신이 인간의 삶에 기생해서 존재하며 갖은 간섭을 하기도 하고 도움을 주기도 한다. 신은 꼭 나 자신을 닮아서 거울에 비치는 것처럼 나를 따라 똑같이 행동한다. 내가 웃으면 같이 웃고, 내가 울면 함께 울고 내가 행복하면 같이 행복하고, 내가 불행하면 불행도 함께 한다. 내가 게으름을 피우면 같이 게으르고, 내가 열심히 일하면 나를 도와 열심히 일한다. 내가 나쁜 마음을 먹으면 나를 따라 나쁜 마음을 먹고, 내가 좋은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면 나를 도와 좋은 마음으로 세상을 대한다. 내가 기도하면 함께 기도하고 내가 요행을 바라면 같은 마음으로 요행을 바란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은 나 .. [時論] 아프다 대한민국 대장동 게이트라는 괴물이 탄생해서 대한민국 머리채를 휘어잡고 분탕질을 해대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공사 인허가권자인 성남시와 민간이 작당을 하여 벌인 유사 이래 최대 사기 사건 중 하나라는 것이다. 아직 조사 중이니 결과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관련된 사람들이 일부 재판을 받고 구속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니 사기 사건임은 분명하다. 문제는 수천억 원 갈취한 사기 사건도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이 사건을 벌이는 과정에서 탈 국가적, 탈 헌법적 악행들을 자행했으니 이는 국기문란이며 대한민국 미래의 초석을 파탄시키는 사건이다. 거짓과 위선으로 온갖 범행을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고개를 쳐들고 뱀 같은 혀를 날름거리며 국민들을 우롱하고 선동하고 있다. 이 사건의 중심에는 법조 기자라는 신분을 가진 김만배가 있다.. 개똥 해가 뜨기도 전에 아버지는 어린 아들을 깨웠다. 추운 겨울 새벽에 털 실로 짠 장갑을 끼고 냉기를 감추려 손을 호호 불던 날. 털실로 짠 두꺼운 양말에 터질듯한 검정 고무신 껴 신고 눈곱이 붙은 눈을 비비며 아침을 맞으러 마실 나들이 하던 날. 짚소쿠리와 삽을 들고 동네 어귀나 마을 뒷골목을 샅샅이 뒤져 개똥을 줍는다. 다른 아이들이 주워가기 전에 서둘러야 몇 덩이라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부족한 잠에 입을 쑥 내밀어도 동정을 받을 길이 없다. 그나마 겨울에는 춥기는 해도 얼어 있으니까 냄새도 나지 않고 줍기도 편하다. 인분도 모자라 개똥까지 주워서 거름을 만들던 시절. 족히 오십 년은 넘은 세월이다. 반세기 만에 개똥은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도심지에서는 비닐봉지를 준비해서 견주가 직접 뒷마무리를 해야.. 꽃 꽃잎 진 자리 눈 향기로 남은 나는 다시 필 꽃에게 향기를 이어 줄 꽃이다. 이전 1 ··· 24 25 26 27 28 29 30 ··· 18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