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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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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이 대리! 안녕하신지요?이 대리와 맺은 인연은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처음의 인연은 하늘이 맺어준다고 했으니 아마 하늘의 뜻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처음 만날 때부터 어색함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회사의 당면했던 문제 해결을 위해 두서없이 마음만 바빴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2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이제 어느 정도 시스템이 갖춰지고 안정이 되어 잠시 인연의 고삐를 느슨하게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이 대리는 장점이 참 많은 청년입니다.첫째, 모든 일에 긍정적입니다. 긍정의 사고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입니다. 거미줄 같이 엉켜있고, 산더미 같이 산적해 있는 업무에 맞서 핑계를 대거나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가끔은 이 대리의 긍정적인 에너지.. 2024. 5. 3.
목련이 있는 냉랭한 시선으로 이기를 찾는 잔인한 도시,늦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담장 밑으로 4월이 왔습니다. 창밖의 목련은,순결한 빛으로 가지가지마다 은쟁반을 올려놓고 수줍음을 애써 감춥니다. 목련!예전과는 사뭇 다른 표정으로 내게 다가옵니다.그리움으로.사랑으로. 사무치는 그리움에 자꾸만 안타까워지는 내 마음을 아는 목련이 있어 이만큼이라도 가슴에 담을 수 있음을 기뻐합니다. 목련이 있는 4월은,깊은 겨울잠을 깨고 봄을 알리는 3월과,사랑하는 사람을 처음 만난 5월과 이웃하여 더욱 정감이 있습니다. 이제야 나는 목련이 피는 까닭을 알 것 같습니다.지금 저 꽃송이 어디에선가 가만가만한 속삭임이 들려오는 듯합니다.바람에 하늘거리는 꽃송이 사이로 언뜻언뜻 당신의 모습이 보이는 듯합니다. 다가가 안아보고 싶지만,영영 보이지.. 2024. 4. 30.
마라톤은 달린다는 의미다 바보야!마라톤은 기록 게임이 아니라그냥 달리는 것이여. 기록이 늦어진다고 좌절하거나 갈등하지 마라그것은 자신이 가진 능력보다 욕심이 많은 것이다.설령 끝까지 달리지 못할 때에도 투정 부리지 마라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부족함이다. 마라톤을 한다는 것은달릴 수 있을 만큼만 달리면 된다는 의미다.달리면서 불만이나 시비가 생기거든더 이상 달리지 않아도 된다. [일    시] 2024년 4월 21일[기    록] 2시간 21분(22km) 2024. 4. 22.
비슬산 산은 결 따라 꽃이 피고, 꽃이 지고 하늘의 기운을 따라 비바람이 오가고 인간은 꽃을 만나고 싶었고 비바람을 피하고 싶었다. 비슬산에 가는 날 참꽃은 저물어 갔고 비는 종일 내렸고 바람은 거세게 불었다. 아무도 탓할 수는 없다 산은 처음부터 그랬다 [산행 일시] 2024년 4월 20일 [산행 경로] 유가사 - 천왕봉 - 대견사 - 비슬산 자연휴양림(10.5km) [산행 시간] 4시간 2024. 4. 22.
테스 형 아버지 기일을 맞아 산소에 들렀다가 각시붓꽃을 만났다. 올해도 어김없이 예쁘게 마중 나와서 그저 고맙기만 하다. 아버지 산소에 들러서 이런저런 풀꽃들을 만나는 감회는 언제나 남다르다. 아버지를 만나고 하산하면서 이런저런 상념에 젖는다. 세상살이가 녹록지 않다는 것은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도 알았지만, 봄꽃들의 메신저로 아버지와 만나는 이 시간에도 변함없는 진리다. 1 갑자를 채웠으니 세상 웬만큼 알 만하다 생각했는데, 막상 돌이켜보니 내 삶은 껍데기였다. 2 갑자를 시작해서 이제 걸음마를 떼고 있다. 어떻게 걸어가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아직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렇지만 분간 없이 허둥댈 필요는 없다. 당장은 아장아장 걷기만 하면 된다. 서너 살 배기가 세상 살아갈 걱정을 하는 것도 난센스다. 지난.. 2024. 4. 19.
북한산, 도봉산 [진달래꽃] 매향을 품은 매화 단아한 절제를 닮은 복사 순정을 얘기하던 순백의 이화 개구쟁이 투정을 닮은 노란 개나리 어찌 아름답지 아니하랴 만화방창 너 잘났네 나 잘났네 참꽃은 어쩌라고 설운 분홍빛 모진 바위틈에 눌러 담고 파리한 바람결에 살포시 게워내어 님 오시는 기다림 향기가 계면쩍다 [산행 일시] 2024년 4월 13일 [산행 경로] 불광역 장미공원 - 탕춘대능선 - 비봉능선 - 청수동 암문 - 대남문 - 대동문 - 백운대 암문 - 우이동 - 우이암 - 신선대 - 도봉역(25.4km) [산행 시간] 10시간 50분 2024. 4. 14.
서오릉 時論 [누구를 위한 투표인가] 국회의원 투표를 마치고 서오릉 봄 길을 걷는다. 여기 잠들어 계시는 조선의 왕들은 오늘의 국회의원 투표를 어떤 침묵으로 받아들일까. 여당 야당의 정치 행태가 조선시대 당쟁을 꼭 닮았으니 별다른 첨언이 필요치 않으리라. 다른 게 있다면 조선시대 당쟁에는 나름의 명분이 있었다면, 오늘날의 당쟁에는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 없다. 오직 자신들만의 권력과 삐뚤어진 자기 방어에 매몰되어 있다. 22대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 중 10%에 달하는 30여 명이 검찰에 의해 소환, 기소되거나, 재판 중이거나, 재판이 완료되어 대법원의 최종심을 기다리는 중이다. 거기에 더해 선거 과정에서 선거법으로 고발된 의원이 다수 존재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런 투표를 왜 하나 싶다. 결론적으로 국민들은 .. 2024. 4. 12.
청산도 [청산도 가거든] 서두르지 마라 욕심부리지도 말고 아니 온 듯 천천히 걸어라 그리고 엎어지듯 낮은 자세로 세상을 보라 진한 삶의 잿물을 뒤척거리다 잊었던 향기를 찾을지도 몰라 청산도 가거든 유채꽃 노란 향기를 탐하지 마라 가끔은 지친 마음에 삐칠지도 몰라 잰걸음으로 가던 느린 걸음으로 가던 항구에서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 청산도는 또 그렇게 인생을 닮아 있다. [일 시] 2024년 4월 6일 [이동거리] 13.7km 2024. 4. 7.
덕룡,주작,두륜산 강진과 해남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호남의 알프스라 알려진 덕룡, 주작산의 봄. 진달래와 암릉의 멋진 조화가 아스라이 기억의 파일에 저장된 지 10년은 넘은 듯하다. 아름다운 추억을 소환하기 위해 몇 번 별렀지만 쉬 기회를 잡지 못했다. 서울 양재역에서 밤 11시 30분에 버스를 타고 졸고 있던 새벽을 깨워 도착하니 전국에서 몰려든 수많은 차량과 사람들이 발 디딜 틈 없이 성시를 이루고 있다. 불 빛을 쫓아 몰려든 부나방을 닮은 그들은 덕룡산의 암릉과 붉은 진달래의 마법에 걸려든 사람들이다. 오징어 배를 연상케 하는 전등을 밝히고 만선을 꿈꾸며 새벽 4시에 가파른 등로를 따라 걷는다. 희꾸 무례한 아침이 열리고 이윽고 해가 떠오른다. 그런데 진달래 꽃이 보이지 않는다. 꽃봉오리들이 서로 곁눈질하며 아직은 .. 2024. 3. 31.
북한산 영봉 백운대까지 오르기가 마땅찮으면 영봉에 올라보라. 절반의 에너지로 산 향기를 오롯이 품을 수 있어서 좋다. 가끔은 에너지가 충분할 때에도 굳이 다 쓰기보다는 아껴 쓰며 천천히 걸어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을 만날 수 있다. 진달래가 한창 필 시기인데도 아직 맹맹하다. 한기를 쉬 떨치지 못한 까닭이리라. 생강나무 꽃이 노란 양기를 양껏 내뿜고 있으니 보름쯤 지나야 진달래가 기지개를 켜겠다. 볕이 잘 드는 양지 녘에 노랑제비꽃이 오종종 피어있다. 나를 닮아 성급하게 서두른 느낌이 든다. 낼모레 다시 한기가 들 텐데 잘 견뎌내기를 바라며 눈 맞춤을 하니 씽긋 웃어준다. 가끔은 더디게 살아가도 괜찮다고 격려를 보내주니 때때로 산을 찾는다. 하지만 나는 산에 오를 때마다 조급하게 서두른다. 상반된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2024. 3. 26.
북한산 비봉/의상능선 [진달래꽃] 사막에 묻어둔 분홍빛 청춘 춘설이 분분하던 메마른 삭정이에 꽃눈을 붙인다 어찌 알았으랴 어설픈 향기에 벌 나비 감기들까봐 애써 감췄던 사연 겨울과 봄 사이 너와 나 사이 분홍 꽃망울을 터뜨릴까 말까 말간 얼굴에 수줍은 첫정 봄이 오는 길목을 막고 따스한 햇살 한 줌 가슴에 품는다 [산행 일시] 2024년 3월 23일 [산행 경로] 불광역 - 장미공원 - 탕춘대 능선 - 비봉 - 사모바위 - 문수봉 - 나한봉 - 나월봉 - 증취봉 - 용혈봉 - 용출봉 - 의상봉 - 북한산성 입구(12km) [산행 시간] 7시간 2024. 3. 24.
94회 동아마라톤 (Full-45) [마라톤은 고통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고통을 피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에베레스트 정상을 오른다거나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은 극한의 고통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겪는 고통과는 결을 달리한다. 상식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왜 별나게 고통을 즐기려 드는 걸까. 마라톤을 할 때마다 고통의 극한치에 이르는 35km 지점을 지나면서 갈등이 인다. 왜 달리고 있는 걸까. 삭여낼 수도 없는 번뇌를 억지로 눌러보지만 소화가 되지 않는다. 겨우내 연습이 모자랐던 탓으로 결승점에 다가갈수록 축축 늘어진다. 마음은 뻔하지만 발이 움직이지를 않으니 안타깝다. 먼 길을 달려왔으니 힘이 빠졌을 텐데도 씩씩하게 차고 나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그렇지만 그들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일 .. 2024.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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