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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山 行

북한산 영봉

by 桃溪도계 2024.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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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대까지 오르기가 마땅찮으면 영봉에 올라보라. 절반의 에너지로 산 향기를 오롯이 품을 수 있어서 좋다. 가끔은 에너지가 충분할 때에도 굳이 다 쓰기보다는 아껴 쓰며 천천히 걸어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을 만날 수 있다.
 
진달래가 한창 필 시기인데도 아직 맹맹하다. 한기를 쉬 떨치지 못한 까닭이리라. 생강나무 꽃이 노란 양기를 양껏 내뿜고 있으니 보름쯤 지나야 진달래가 기지개를 켜겠다. 볕이 잘 드는 양지 녘에 노랑제비꽃이 오종종 피어있다. 나를 닮아 성급하게 서두른 느낌이 든다. 낼모레 다시 한기가 들 텐데 잘 견뎌내기를 바라며 눈 맞춤을 하니 씽긋 웃어준다.
 
가끔은 더디게 살아가도 괜찮다고 격려를 보내주니 때때로 산을 찾는다. 하지만 나는 산에 오를 때마다  조급하게 서두른다. 상반된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까 궁리하다가도 마음을 탁 놓아 버린다. 굳이 바꾸려 애쓰기보다는 산이 보내주는 격려를 순하게 받아들이고, 마음이 서두를 때마다 한 번씩 꺼내 들어 내가 가진 품성을 있는 그대로 살피자. 서두르다가 놓친 것들을 만나게 되면 행운이 된다.
 
[산행 일시] 2024년 2월 24일
[산행 경로] 우이역 - 도선사 - 영봉갈림길 - 영봉 - 육모정 공원지킴터 - 우이역(7km)
[산행 시간] 3시간 20분
 

인수봉
생강나무
노랑제비꽃
도봉산
개암나무
솔밭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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