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명절
아들 셋을 둔 어머니의 명절은 언제나 짧았다. 명절 하루 전날에는 아들 가족들이 밀물처럼 우르르 몰려와 방방마다 재잘거리며 수다를 그득 채우면 어머니의 만면에 넉넉한 미소가 저절로 생긴다. 명절 아침 차례가 끝나자마자 아들 내외는 처가에 들러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허겁지겁 서둔다. 어머니께서 챙겨주시는 쌀, 고추, 감, 대추, 푸성귀, 매실진액, 감식초, 양파, 파, 고구마, 사과, 배, 석류 등 귀한 것들을 차가 미어지도록 실어도 어머니의 가슴에는 허전함이 남는다. 썰물 빠지듯 아들 가족들이 떠난 자리에는 허망한 빈 가슴에 외로움이 깃든다. 명절을 맞기 위해 지난 명절이 끝난 날부터 손꼽아 기다렸는데 딱 하루 만에 시끌벅적한 명절이 끝나버리고 삭정이 같은 그리움만 남는다. 남들처럼 딸이 있었으면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