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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라 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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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경기 마라톤(Half-34) [마라톤은 연습이다]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하여 수원 화성과 정조대왕의 융건릉 주변을 달리며 수원시와 화성시의 경계를 넘나 든다. 햇살 고운 봄볕을 따라 시내 차도를 차단하고 일 년에 딱 한 번 마라토너에게 길을 내어 주는 특별한 행사이다. 그런 점에서 마라토너에게는 행운이며 특권인 것이다. 시내 주요 간선도로를 차단하다 보니 시민들의 불편이 많아 군데군데 볼멘소리로 목청을 돋운다. 그러거나 말거나 수원시민들의 묵시적 동의를 얻어서 하는 행사이니 만큼 마라토너들은 개의치 않고 당연한 특권을 행사하듯 무심하게 달린다. 물론 자신과 싸워 가면서 외롭게 달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달리는 중에는 주변의 사사로운 잡음은 들리지 않는다. 오직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방안을 궁리하며 자신의 몸 상태를 ..
2023년 동아 서울마라톤(Full - 43) [마라톤은 평정심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닫혔던 시간들이 하나 둘 열리면서 굳게 잠겼던 마라톤의 빗장도 풀린다.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경계는 하되 공존할 수밖에 없는 이웃이어서 마라톤을 즐기는 동호인들에게도 거리낌 없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세계적인 프리미엄 스포츠 대회인 동아 서울마라톤 역시 4년 동안 굳게 잠겼던 문을 연 것이다. 31,500여 명의 건각들이 그동안 움츠렸던 가슴을 펴고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그동안 답답했던 마음이야 오죽했겠냐만은 아랑곳하지 않고 결기에 찬 자신감으로 무장을 하고 만면에 미소 가득이다. 그동안 연습이 충분치 않아서 출발점에 서면 언제나 두려움이 많다. 오직 끝까지 완주하고 싶다는 마음을 곱씹으며 평정심을 ..
2023년 아! 고구려 역사 지키기 마라톤 대회(Half 33) 달릴 수 있다 생각하지 않으면 영원히 달릴 수 없다. 세상 끝까지 뚫려 있는 길을 따라 나는 길 위에서 자유를 얻는다. 그 길에서는 고통도 자유다. [일 시] 2023년 2월 26일 [장 소] 뚝섬유원지, 중랑천 일대 [기 록] 3시간 01분(32km)
마라톤은 빗장의 열쇠다. 빗장은 잠그기 위한 도구지만 열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마라톤은 고집스럽게 잠겨있던 마음의 빗장을 여는 열쇠다. 마음의 빗장을 열기 위해서는 마음보다 먼저 몸을 일으켜야 한다. 오늘 하루 살아 있음을 증명하기 위하여 마음 만으로 애쓰기보다는 앞뒤 재지 말고 먼저 몸부터 움직여야 한다. 나는 빗장을 열기 위하여 일단 달리고 본다. [일 시] 2023년 2월 5일 [장소, 거리] 양재천 한강, 일원( 22.1km) [시 간] 2시간 11분
2022 전마협 송년마라톤(Half 32 ) 2022년 나의 마라톤도 이제 막을 내려야 할 시간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시국이라 무탈하게 한 해를 넘겨야겠다는 소소한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막상 빗장을 잠궈려니 아쉬움이 많다. 그러함에도 수확이 있었다면 4년간 재워 두었던 마라톤을 다시 꺼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년 초에는 계획에도 없었는데 코로나 방역 기준이 차츰 완화되면서 기회가 생겼다. 사실 두려움이 더 많았는데 마음을 다잡고 한 발 한 발 달릴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인간 능력의 한계치는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처음 마라톤을 시작할 때는 1km 도 제대로 달릴 수 없었는데, 자꾸 달리다 보니 어느새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풀코스를 달릴 때마다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즐거운 마음..
2022년 Jtbc서울마라톤(Full 42) [마라톤은 뺄셈이다] 아름다운 가을날에 두발로 달려서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쾌감을 느끼는 것은 또 다른 감동이다. 여차저차 4년 만에 풀코스 도전이어서 내심 긴장을 많이 했다.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염려를 안고 이른 새벽부터 딸과 사위의 응원을 받으며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출발선에 섰다. 이번 대회를 맞이하여 새롭게 마련한 코스여서 기대감도 많았다. 긴장감과 호기심을 가득 안고 운집한 수많은 마라토너들의 출발선에 함성이 터졌다. 이제 되돌아갈 수는 없다. 잠실운동장 스타디움에서 나를 찾자. 껍데기는 모두 버리고 영혼과 교감할 수 있는 온전한 나만 남기자. 주변에서 마라톤을 그만하라고 충고를 한다. 온몸의 에너지를 몽땅 쏟아버리고 정신마저 너덜너덜해지는 마라톤은 무모한 도전이니 더 이상 자신을 괴롭히는..
2022 선사마라톤(Half 31) [마라톤은 친구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에 변화를 가져왔다. 마라톤 대회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동안 문을 걸어 잠그고 꾹 참아왔는데, 이제 빼죽이 문을 살금살금 열어본다. 오프라인 대회에 참가한 지 삼 년 만이어서 기대가 되고 설렌다. 마라톤을 시작한 지 십오 년은 족히 되었으니 마라톤은 나의 소중한 친구다. 그런데 시절이 수상하여 생이별을 했다가 다시 재회하니 감회가 남다르다. 하지만 긴 시간 마라톤과의 간극이 존재했기에 은근히 두렵기는 하다. 그렇지만 함께했던 친구들과 손잡고 가는 길이어서 작은 두려움을 감출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마라톤을 함께하는 친구들은 솔직히 친구라기보다는 올해 85세니까 아버지뻘 되시는 분이다. 그런데도 건장하게 대회에 참가하셔서 함께 뛰고 응원을 보내..
마라토너의 수명 마라톤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록에 욕심을 낸 마라토너들은 대부분 수명이 짧다. 나는 기록에 그리 욕심이 없으니 마라톤 수명이 길까. 길다면 언제까지 일까. 마라톤 하면서 힘들 때마다 곱씹어보는 감정이다. 사실 지금도 오른쪽 무릎이 시원치 않아 마라톤 하면서도 내심 걱정이다. 주변에서 마라톤을 그만하라고 충고도 많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 달린다. 달리다 보면 머리는 텅 비고 가슴은 확 열리는 운동이 마라톤이다. 그러고 보면 마라톤은 육체적인 운동보다 정신무장 운동이 앞장선다. 긍정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마약 같은 중독을 벗어나지 못해 아직 달리고 있다. 지금 멈춰서 무릎을 아끼는 것이 상책인가. 아니면 무릎이 더 무너져서 아주 뛸 수 없을 때까지 뛰다가 그만두는 것이 좋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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