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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마 라 톤

2023 경기 마라톤(Half-34)

by 桃溪도계 2023.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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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은 연습이다]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하여 수원 화성과 정조대왕의 융건릉 주변을 달리며 수원시와 화성시의 경계를 넘나 든다. 햇살 고운 봄볕을 따라 시내 차도를 차단하고 일 년에 딱 한 번 마라토너에게 길을 내어 주는 특별한 행사이다. 그런 점에서 마라토너에게는 행운이며 특권인 것이다.

 

시내 주요 간선도로를 차단하다 보니 시민들의 불편이 많아 군데군데 볼멘소리로 목청을 돋운다. 그러거나 말거나 수원시민들의 묵시적 동의를 얻어서 하는 행사이니 만큼 마라토너들은 개의치 않고 당연한 특권을 행사하듯 무심하게 달린다. 물론 자신과 싸워 가면서 외롭게 달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달리는 중에는 주변의 사사로운 잡음은 들리지 않는다. 오직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방안을 궁리하며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하는데 열중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변에 응원을 해주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간간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동물원 구경하듯 넌지시 바라보기만 할 뿐 메시지가 없어 누룽지 없이 끓인 숭늉 맛이다. 사실 마라토너들은 연도에서 응원하고 손을 흔들어 주는 사람들에게서 무한한 에너지를 얻는다. 메이저 대회에는 응원 나온 사람들과 동호회 응원단들이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힘을 실어주고, 가끔은 음료수를 건네기도 하여 힘든 시간들을 버티는데 도움이 된다.

 

주변의 환경이 어떠하든 마라토너들은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집념을 포기하지 않는다. 다행히 나는 풀코스가 아니라 하프마라톤이어서 상대적으로 덜 힘들다. 그렇지만 하프 결승점에 다가갈 즈음에는 어떻게 달려왔나 싶다. 풀코스였더라면 어떻게 달릴 수 있을까.

 

마라토너들은 완주를 목표로 삼는다. 나 또한 그러하다. 그렇지만 그것은 연습이다. 나에게 딱 한 번 주어질 마지막 마라톤 레이스를 위하여 수많은 연습에 참여할 뿐이다. 그런 만큼 마라톤에 참여하는 동안은 즐거운 마음으로 달리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마라톤에 참여하여 마지막 발을 딛는 그날까지 꾹 참고 연습에 열중하자. 

 

오늘 마라톤은 끝났지만 "끝난 게 끝난 것이 아니다"

 

[일   시] 2023년 4월 23일
[기   록] 1시간 52분 1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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