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隨筆, 散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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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심 아무도 없는 고속도로를 혼자 시속 100km로 달릴 때는 부대낌 없이 편안하게 잘 가다가도 주변의 차들이 다 같이 시속 100km로 달리면, 경쟁심이 생겨 혼자서 편안하게 시속 100km로 달리기는 어렵다. 그때는 시속 120km로 달려도 모자란다고 생각하고 조갑증을 내기가 일쑤다.
인간과 땅 땅을 넓히기 위해 몇 년 동안에 걸쳐 산을 몽땅 덜어냈다. 바위와 돌무덤으로 만들어진 산은 풀하나, 나무 한 포기 제대로 못 자라는 천하에 몹쓸 땅이었다. 커다란 산 하나가 없어지고, 그 자리에 어마어마한 땅이 생겼다. 운동장을 만들어도 좋고, 밭을 만들어도 좋을 만큼의 땅이다. 인간들은 자기들이 이루어놓은 기적 같은 현실에 스스로 뿌듯해하면서 눈앞에 만들어진 땅을 밟고 좋아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평평한 땅이 예전에 산으로 이루어져 있을 때보다 땅이 좁아졌음을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 땅을 넓히려고 산을 파내는 동안 그 흙으로 자신을 덮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활동범위가 줄어든 줄 모르는 것이다.
수도꼭지와 항아리 항아리가 채워지지 않거든 구멍 난 항아리를 원망치마라. 깨진 항아리로 새어나가는 물 보다 수도꼭지를 더 세게 틀면 다툼이 없다.
인간과 환경 인간은 환경에 순응적인 본능을 갖고 있다. 처음에는 정 붙이기가 힘들어 겉돌다가도 세월이 지나면서 이름 모를 풀 한 포기 산과 나무들 무심히 흩어져 있는 돌 아무 일 없는 듯 꼬물거리는 무당벌레 씩씩한 동네 아줌마의 힘찬 걸음 온 동네를 들쑤시고 다니는 도둑고양이..... 그 모든 것들에 대하여 의미를 부여하며 살가운 정을 키워간다.
가죽 세상에서 가장 질긴 가죽을 사용하여, 최첨단의 가공기술로 대를 이어 쓸 수 있는 튼튼한 가방을 장만했다. 10년 동안 그 가방만 매일 들고 다녔더니 손 기름과 땀이 고풍스럽게 베어 들어 한껏 더 멋 나는 가방이 되었다. 어느 날지하철에서 해진 가방끈이 더 못 견디고 툭 떨어졌다. 얇은 피부로 감싸인 손바닥은 지문하나 손상가지 않았지만, 튼튼하기만 했던 가죽끈은 떨어진 것이다. 아무리 연약한 가죽이라도 살아있는 것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질긴 가죽보다 더 질기다.
쓴맛의 향기 인간은 달콤한맛의 향기에 잘 길들여 지는 만큼 싫증도 빨리내며 그에 대한 기억도 짧다. 반면에, 쓴맛은 싫어 하면서도 그 향기는 오래도록 기억한다.
꿀벌의 휴식 꿀벌에겐 휴식이 없다. 본능적으로 꿀 따는 일에만 열중한다. 자기들이 모아놓은 꿀을 짐승이나 인간들이 훔쳐가도 개의치 않는다. 벌통이 비어 있으면 목숨을 걸고 그 벌통을 채우는 일에 최선을 다할 뿐, 게으름을 피우거나 요행을 위한 계산을 하지 않는다. 인간은 휴식을 취해야만 더 많은 일을 능률적으로 할 수 있다. 항아리를 채울 때까지는 열심히 일하지만, 그 항아리가 새는줄 아는 순간부터는 모으는 일보다는 항아리 막는 일에 열중한다.
절망과 희망 비록 세상일이 힘들지라고 쉬이 절망하지마라. 눈물속에도 희망은 영근다. 울다가 지쳐 쓰러질지라도 희망은 버리지마라. 쓰러진 자리를 쓸고 그 자리에서 희망을 싹 틔워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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