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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隨筆, 散文

인간과 땅

by 桃溪도계 2006.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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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넓히기 위해 몇 년 동안에 걸쳐

 

산을 몽땅 덜어냈다.

 

바위와 돌무덤으로 만들어진 산은

 

풀하나, 나무 한 포기 제대로 못 자라는 천하에 몹쓸 땅이었다.

 

커다란 산 하나가 없어지고, 그 자리에 어마어마한 땅이 생겼다.

 

운동장을 만들어도 좋고, 밭을 만들어도 좋을 만큼의 땅이다.

 

인간들은 자기들이 이루어놓은 기적 같은 현실에 스스로 뿌듯해하면서

 

눈앞에 만들어진 땅을 밟고 좋아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평평한 땅이 예전에 산으로 이루어져 있을 때보다

 

땅이 좁아졌음을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

 

땅을 넓히려고 산을 파내는 동안

 

그 흙으로 자신을 덮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활동범위가 줄어든 줄 모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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