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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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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 가끔 길을 잃을 때가 있다. 길을 잃으면 허둥대거나 두려워말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지나온 길을 되짚어 보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이다. 인생도 그렇다. 길이기 때문이다. [산행 일시] 2022년 5월 22일 [산행 경로] 옛골 - 이수봉 - 매봉 - 원터골(9.9km) [산행 시간] 3시간 30분
계양산 북한산에 올라 서해 바다 방향으로 눈길을 돌리면 한강 물길을 따라 바다로 내달리다 쉬 내주지 않겠다며 자존심 하나 우뚝 솟아 있다. 눈길이 멈추는 산 정상에는 통신탑이 뾰족이 하늘을 향해 있어 흔들리지 않겠다는 사인을 보낸다. 지척에 두고도 가 보지 못했던 계양산은 바다를 가까이 두고 있어 주변에 걸림이 없고 천지사방에 홀로 우뚝 서 있는 인천의 진산이다. 해발 고도는 그리 높지 않으나 들머리 바닥이 해수면과 비슷해서 생각보다 가파르고 높게 느껴진다. 산세의 품새가 수려하거나 자랑할 만하지는 않지만 인천의 자존심을 꼿꼿이 품고 있어 결코 쉽게 다가감을 허락지 않는다. 가파른 만큼 계단길이 많아서 단 걸음에 정상까지 오르기는 쉽지 않다. 쉬엄쉬엄 인천을 생각하면서 올라가라는 요구 일 것이다. 휴일을 맞아 ..
삼각산 초운길 [산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봄이 막 시작될 무렵 삼각산 비봉능선 길을 걷다가 문수봉 암벽 밑에서 30년 전에 함께 근무했던 직장선배를 만난 적 있다. 나보다 열 살은 더 많은 선배인데 30년이 지났어도 젊었을 때 봤던 그 단단한 외모가 전혀 변하지 않아 단박에 알아볼 수 있어서 신기할 정도다. 외모에 풍기는 인상은 아직 오십 대 후반쯤으로 보여서 건강관리를 참 잘한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선배는 건강뿐만 아니라 자기 관리도 워낙 잘하는 분이어서 절대 무리하지 아니하고, 욕심부리지 않는 타입이어서 남들보다 빨리 진급하지 않아도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자기 일 성실하게 하시던 분이었다. 오랜만에 준비 없이 산 길에서 만나서 그간의 안부를 잠깐 여쭤보고 전화번호 교환하고 헤어져 문자 안부 서로 통하고는 다시..
북한산 둘레길 2,3,4,5 구간 1. 북한산 둘레길 2구간(순례길) - 3.1km 순례길은 우이신설선 솔밭공원역에서 출발하여 이준 열사 묘소까지 이어지는 길로서 이준 열사를 비롯하여 이시영 부통령 외에 독립유공자 묘소 12기, 광복군 합동묘소 17기 등 독립운동을 위하여 청춘을 바쳤던 숭고한 애국심이 영면해 있어 걷는 동안 잠시 애국심을 충전할 수 있다. 특히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젊은 청춘들을 고이 모신 4.19 민주화 묘소 전망대를 지나면 순례길의 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순례길은 대체로 평이한 편이어서 가족 산책길로서도 손색이 없다. 2. 북한산 둘레길 3구간(흰구름길) - 4.1km 흰구름길은 이준 열사 묘소 끝 지점부터 하늘전망대를 거쳐 북한산 생태숲까지 이어지는 비교적 긴 구간이며 산행 난이도는 중이다. 흰구름길의 백미..
북한산 둘레길 18,19,20,01 구간 1. 북한산 둘레길 18구간(도봉옛길) - 3.1km 도봉옛길은 북한산 둘레길 중에서도 추천할 만하다. 산길이 험하지 않고 올망졸망 오솔길로 이어져 걷는 재미가 솔솔 하다. 도봉옛길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도봉산역에서 하차하여 1번 출구로 나와서 우측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산 길에 접하게 된다. 도봉산역에서 도봉옛길 입구까지는 1km 정도 될 듯하다. 중간쯤 되는 지점의 전망대에 서면 도봉산의 주능선과 자운봉의 위엄이 볼만하다. 무수골까지 이어지는 길은 대체로 평이한 길이어서 산책 삼아 걸어도 좋을듯하다. 무수골은 1477년(성종 8년) 세종의 9번째 아들 영해군의 묘가 조성되면서 유래되었다 한다. 무수(無愁)는 근심이 없는 골짜기라는 뜻으로 세종이 먼저 간 아들의 묘를 찾아왔다가 약수터의 물을 마시고 '..
삼각산 도계 길 [봄빛과 인연] 성근 가지에 봄빛이 들면 세상은 꽃이 되는 이치를 아직은 알지 못하겠다. 삼각산 비봉능선에 올라 도시를 내려다보면 이 도시의 주인이 누구든 상관없이 지금 이 풍경을 바라보는 이가 주인이 되는 까닭은 삭정이 같은 가지에 꽃을 피워내는 나무의 수고를 굳이 꼬집을 필요도 없이 그 꽃을 바라보는 이가 주인이 되는 것과 같다. 봄빛과 꽃과 나의 연결 고리를 찾으려 애쓸 필요는 없다. 봄빛은 나무를 만나고 나무는 꽃을 만나고 꽃은 나를 만나는 일은 순리이다. 봄빛이 나무를 만나 꽃이 되는 이치는 자연의 향기일 뿐이니 별다른 의미를 살피지 마라. 내가 산에 올라 그를 만나는 일 역시 자연의 향기에 순응하는 일이다. 땅과 나뭇가지에서 꽃과 새 순을 힘차게 밀어 올리는 푸른 오월에 산행을 한다는 것은 선..
북한산 둘레길 15,16,17 구간 1. 북한산 둘레길 15구간(안골길) - 4.7km 안골길은 양주시 안골계곡에서 시작하여 의정부시 회룡탐방지원센터까지 이어지는 길로서 난이도가 높지는 않으며 능선에 올라서면 대체로 평이한 길이 이어진다. 산 길 초입부터 산철쭉이 막 피어나기 시작해 횡재를 만난 느낌이다. 무표정하게 둘레길을 완성하려는 의무감으로 접근했는데 산철쭉을 비롯하여 큰 개별꽃, 각시붓꽃, 병꽃, 현호색, 애기똥풀, 큰구슬붕이, 양지꽃, 제비꽃 등 야생화들을 기쁘게 만날 수 있었으니 행복한 산행이었다. 안골길은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점이 단점이다. 연신내역에서 34번 버스를 타면 안골 정류장까지 바로 갈 수 있으나, 배차 간격이 1시간가량이어서 기다리기 쉽지 않아 704번 버스를 타고 송추 오봉 입구에 내렸다. 그런데 안골까지 가는..
청계산 [친구] 친구는 참 좋다. 다르면서 같고, 같으면서 다르기 때문이다. 같되 같음을 강요받지 않고, 다르되 다름을 강요받지 않음으로써 친구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친구관계의 유지는 군자의 학습과정이다. 공자 曰 군자는 조화롭게 어울리지만 반드시 같기를 요구하지 않고, 소인은 반드시 같기를 요구하지만 조화롭게 어울리지 못한다 했다. 친구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든 조화롭다. 그래서 친구다. [산행 일시] 2022년 4월 10일 [산행 경로] 옛골 - 이수봉 - 석기봉 - 매봉 - 진달래 능선 - 원터골(10.7km) [산행 시간]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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