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454)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름다운 꿈 가물한 우주에 별 하나.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그는 예쁘고 상냥한 또 다른 별을 만나 아름다운 별을 잉태하였으니 천지간에 이 보다 더 기쁜 일이 있으랴.내가 할아버지가 된다는 사실이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고 신기하기만 하다. 그 보다 더 신기한 것은 사랑하는 아들이 아버지가 되고, 새 아기가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어머니가 된다는 사실이다.새해가 기지개를 켜고 열리는 문틈으로 건강한 에너지를 품은 태양이 떠오르면, 아름다운 꿈을 간직한 예쁜 별 하나 생긴다는 사실이 이토록 좋을까. 생각할수록 흐뭇해지는 상상하지 못할 기쁨이다. 위대한 우주의 질서가 흐트러짐 없이 만들어 내는 인연에 감탄할 뿐이다.새 아가!새 생명을 잉태하고 만삭이 될 때까지 건강한 마음으로 키워 온 계묘년은 참 고마운 한 해다. 이제 용.. 삼각산 인생을 살면서 실천하기 어려운 일 중 하나는 '남이 보지 않을 때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이라 했다. 나는 그러하지 못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대체로 남을 속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아주 가끔은 남을 속이기도 했으며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했던 때도 있었다. 눈 내린 삼각산을 오르면서 숨 가쁘게 살아온 한 해를 되짚어 본다. 언제나 아쉬움이 많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에게 더 솔직할 수 있는 여유가 많아진다는 점이다. 그런 연유로 변명을 덜해도 세상을 훌륭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달았으니 다행이다. 육십 대에 접어드니 나이 한 살 더 먹는 게 두렵기보다는 품이 넉넉해진다.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익숙함을 느껴본다. 인간의 본성이 그러했나 보다. 이제 유년기의 본성을 찾아가는 듯하다. 많.. 계방산 산에도 그리움이 있다.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는 그리움을 따라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한 겨울 계방산에 오른다. 메마른 감성 너머 향기마저 희미해져 가는 나 자신을 깨워보려는 아름다운 매듭이다. 이 길에서 사라져 버린 그리운 것들을 떠올린다. 애지중지 나만의 욕심이었는데, 내려놓고 나니 별 것 아님을 그때는 미처 몰랐다. 산너울의 빛들을 오롯이 드러낸 겨울산에 엷은 먹빛을 들어 한숨으로 그려본다. 뙤약볕이 내리쬐던 한 여름에 들이쉬었던 긴 숨을 이제야 뱉어낸다. 산호초를 만날 수 있을까 조마조마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온 산에 수정 같은 보물이 천지에 널렸다. 숨을 쉴 수가 없다. 감탄을 쏟아내는 틈으로 욕이 섞여 나온다. 속앓이 같은 감동을 표현해 내는데 한계를 느끼면서도 행복하다. 난데없이 까만 까마귀 .. 달리는 습관 아침 기온 영하 13도를 밑돌아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씨로 기억되는 날. 한강변을 달리는 사람들은 분명 바람이 든 것이여. 그렇지 않고는 분간 없이 이렇게 무리할 리가 있나. 꽁꽁 싸매고 달려도 춥기는 춥다. 바람을 맞서며 달릴 때에는 바람을 등지고 싶은 유혹이 인다. 맹추위를 뚫고 바람에 맞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손발도 얼고, 입술도 언다. 탄천과 한강에는 가마우지 떼들이 천연덕스럽게 자맥질하며 여유를 부린다. 핫팩도 없이 버티는 걸 보면 대단한 녀석들이다. 어쩌면 그들 세상인지도 모르겠다. 더운 여름철에는 풀이 죽어 축 늘어진 모습이 안쓰러웠는데, 추운 날에는 눈이 초롱초롱하고 깃털에 윤이 난다. 겨울을 손꼽아 기다렸던 것이 분명할 거야. 우리도 오늘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날에 동장군이 닥.. 무명 용사의 봄 가끔은 쫓기듯이 살아가는 하루가 내게 주는 의미를 새겨본다. 주어진 삶을 되새김질하면서 향기를 찾기도 한다. 거친 삶 속에서도 행복은 있다. 무명용사 그들은 쫓기듯이 살아가는 하루가 힘들고 귀찮아서 꿈을 접어버린 것은 아닐 것이다. 꿈이 어떤 색깔인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꿈은 국립현충원에 말없이 서 있는 대리석 묘비였다. 왜 사라졌는지도 모른 체 봄을 기다린다. 그들을 일러 무명용사라 한다. [일 시] 2008년 4월 9일 [장 소] 국립 서울 현충원(서울시 동작구 동작동) 청와대 윤석열 신임 대통령의 청와대 입성을 두고 왈가왈부 말이 많았다. 신임 대통령은 청와대에 한 발 짝도 들이지 않겠다는 각오로 버텼다. 이를 두고 풍수지리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모리배쯤으로 비아냥거리며 야당에서는 협조를 하지 않았다. 당시에 대통령실로 지정한 국방부 건물의 리모델링 비용을 승인을 해주지 않아 입주가 늦어지기도 했다. 신임 대통령이 청와대를 들어가지 않겠다는 의지에 대한 명분을 뚜렷이 밝힌 바는 없다. 굳이 마다할 이유가 딱히 없는데, 끝까지 버텼던 것은 청와대 건물의 허술한 보안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지 않았나 추측된다. 실제로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에 근무한 공조 기사가 간첩이었는데, 근무를 마친 뒤 북한으로 입북했다는 사실을 탈북한 고위급 인사가 밝힌 적이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청와.. 삼각산 의상능선 겨울산은 솔직해서 좋다. 여름에 나뭇잎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골짜기의 생김생김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그는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 모두 다 내려놓았다. 의상능선 길에 올라서면 좌측으로는 원효봉이 의상봉과 키재기 하듯 봉긋 솟아 있고, 그 뒤로는 숨은 벽 능선을 따라 백운대가 위엄 있게 서 있다. 사진에 나오지 않을까 봐 까치발을 딛고 백운대와 만경대 사이 고개를 갸웃 내밀고 있는 인수봉은 귀엽기까지 하다. 백운대, 인수봉과 나란히 만경대가 삼각의 꼭짓점을 맞추고 있어서 우정이 돋보인다. 그 아래로 노적봉이 노적가리를 쌓아 놓은 듯 버티고 있어서 든든하다. 고개를 들어 더 멀리 시선을 던지면 도봉산 오봉 능선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으려는 듯 그리움을 닮아 있다. 우측으로는 응봉능선이 올망졸망 하늘과 경계를 .. 최선과 예술 최선은 예술이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선이라는 기준을 설정하지 못한 채 적당하게 타협하고 자신을 위로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하여 최선을 다 한다면 두려울 게 없다. 어떤 때에는 최선을 다하고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적당하게 하고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면서 자기 최면을 걸고 위로한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최선을 다하는 걸까. 궁극적으로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지 않고는 우리는 영원히 최선을 다할 수가 없을뿐더러 최선을 다하기도 어렵다. 최선을 다한다는 명제는 개인차가 너무 많으므로 삶의 전부를 두고 분석하기에는 시간적 ..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18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