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인생을 살면서 실천하기 어려운 일 중 하나는 '남이 보지 않을 때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이라 했다.
나는 그러하지 못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대체로 남을 속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아주 가끔은 남을 속이기도 했으며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했던 때도 있었다.
눈 내린 삼각산을 오르면서 숨 가쁘게 살아온 한 해를 되짚어 본다. 언제나 아쉬움이 많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에게 더 솔직할 수 있는 여유가 많아진다는 점이다. 그런 연유로 변명을 덜해도 세상을 훌륭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달았으니 다행이다.
육십 대에 접어드니 나이 한 살 더 먹는 게 두렵기보다는 품이 넉넉해진다.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익숙함을 느껴본다. 인간의 본성이 그러했나 보다. 이제 유년기의 본성을 찾아가는 듯하다. 많이 가지지 않아도, 꼭 이기지 않아도, 남을 속이지 않아도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진리를 잊고 지나왔다. 오히려 선하게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으니 복 된 일이다.
조금만 더 지나면 아이들처럼 마냥 철없이 순하게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삼각산을 내려오면서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리라 다짐해 본다.
[산행 일시] 2023년 12월 25일
[산행 경로] 북한산성 입구 - 중성문 - 중흥사 - 산성대피소 - 동장대 - 대동문 - 대성문 - 대남문 - 문수사 - 구기탐방센터(12km)
[산행 시간] 5시간 30분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