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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山 行

甲辰年 새해 福 많이 지으세요.

by 桃溪도계 2024.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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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용꿈을 꾸느라 잠을 설쳤다. 세월의 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는 가설이 진리가 되어 버린 어느 날부터 새 날을 맞는 게 두려워졌다. 그러나 새해를 맞는 설렘은 언제나 기다려진다. 기어이 오고야 말 오늘이지만, 새해를 맞는 첫날에는 투덜대지 않고 용의 꼬리를 잡고 유영을 한다. 
 
이른 새벽을 깨워 인왕산 일출을 맞으러 친구들과 함께 손을 잡았다. 새해맞이 젊은 진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뤄 들머리 진입이 쉽지 않다. 젊은 친구들은 왜 새벽잠을 마다하며 일출맞이 줄에 서 있을까. 삶이 녹록하지 않다는 반증일까. 아니면, 새해 건강한 일상을 다짐하기 위한 이벤트가 필요했을까. 다행인 것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 마음에 짜증이 섞이지 않았다. 모두들 기대감에 가득 찬 미소를 품고 있어 여유가 느껴진다.
 
주로 계단으로 이뤄진 산길은 빙판이다. 해가 뜨기 전인데도 이미 하산하는 사람들도 있다. 궁금하지만 여쭤보지 않았다. 미끄러운 길을 오르려니 두려움이 엄습해 와 하산을 결심하지 않았을까 짐작만 한다. 인왕산 능선에는 이미 해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 우리들이 끼어들 틈이 없다. 산 정상으로 계속 올라 갈수록 미끄러운 위험은 가중된다. 잘못 넘어졌다가는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도 있겠다. 인왕산 일출맞이는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정상부 부근에 자리를 잡고 해를 기다린다. 구름이 많아 별 기대가 없어도 기다리는 마음에는 희망이 있다.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해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 일행들은 포기하고 정상으로 산행을 이어가는데 갑자기 성곽 길이 밝아진다. 희망에 가득 찬 갑진년 빨간 해가 떠오른다. 
 
國泰民安 국태민안
家族和睦 가족화목
健康安全 건강안전
萬事亨通 만사형통을 조용히 읊조리며 소심한 기도를 올린다.
 
[산행 일시] 2024년 1월 1일
[산행 경로] 경복궁역 - 사직단 - 황학정 - 국사당 - 인왕산 정상 - 청운공원 - 통인시장 - 경복궁역(5.5km)
[산행 시간] 3시간
 

인왕산 일출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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