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아름다운 동행
記 行

청와대

by 桃溪도계 2023. 12. 13.
반응형

윤석열 신임 대통령의 청와대 입성을 두고 왈가왈부 말이 많았다. 신임 대통령은 청와대에 한 발 짝도 들이지 않겠다는 각오로 버텼다. 이를 두고 풍수지리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모리배쯤으로 비아냥거리며 야당에서는 협조를 하지 않았다. 당시에 대통령실로 지정한 국방부 건물의 리모델링 비용을 승인을 해주지 않아 입주가 늦어지기도 했다.

 

신임 대통령이 청와대를 들어가지 않겠다는 의지에 대한 명분을 뚜렷이 밝힌 바는 없다. 굳이 마다할 이유가 딱히 없는데, 끝까지 버텼던 것은 청와대 건물의 허술한 보안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지 않았나 추측된다. 실제로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에 근무한 공조 기사가 간첩이었는데, 근무를 마친 뒤 북한으로 입북했다는 사실을 탈북한 고위급 인사가 밝힌 적이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청와대 건물은 보안에 엄청 취약하다는 반증이다. 여기에 더해 통신 시설은 또 얼마나 구멍이 쑹쑹 났을까. 

 

국방부 건물을 대통령실로 사용하기 위하여 리모델링하면서 지하 통신 시설에 도청 장치가 매립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북한을 적으로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그 무엇보다 보안이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주요 건물에 이렇게 허점이 있었다는 것은 심각하게 경계해야 할 일이다. 

 

반대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왜 신임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과민하게 반응하며 대통령실 리모델링 예산을 승인해주지 않고 애를 먹였을까.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청와대의 정보를 쉽게 입수할 수 있는 장치가 원천적으로 차단당하는 게 두려웠던 것일까. 본인이 대통령 선거 당시 광화문에 대통령실을 마련하고 광화문 시대를 열어 시민들과 소통하겠다며 장담했는데, 단 하루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런 자신의 공약을 신임 대통령이 실행하는 게 그토록 미웠을까.

 

아직도 청와대 입성을 두고 찬반 논쟁이 대립되고 있다. 신임 대통령의 속사정을 정확히는 모른다. 전직 대통령이 그토록 신임 대통령을 청와대로 끌어 넣으려고 갖은 언론 플레이를 행하고 행정 방해를 했던 의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표면적으로는 비용 지출에 대한 문제 말고는 딱히 명분이 분명하지 않다. 후에 역사의 페이지에서 까씹거리처럼 한 줄 남기는 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궁금할 뿐이다.

 

그러든 말든 국민들은 구중궁궐 청와대에 대한 호기심을 풀 수 있는 기회를 맞았는데 호불호가 갈린다. 

 

[일    시] 2023년 12월 3일

 

상춘재
녹지원

728x90

'記 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산도  (11) 2024.04.07
풍도  (10) 2024.03.11
세미원  (27) 2023.07.30
일본 기행(5일차) - 오사카 성  (18) 2023.07.20
일본 기행(4일차) - 고후쿠지(흥복사)  (1) 2023.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