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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記 行243

일본 기행(2일차) - 산넨자카 닌넨자카 산넨자카 닌넨자카는 서울의 북촌 한옥 마을 같은 느낌이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길 양옆으로 식료품이나 기념품 가게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어서 고유의 전통 일본 가옥 마을이라는 느낌보다는 상업시설이 즐비한 명승지 분위기다. 청수사와 인근하고 있어서 그런지 엄청난 인파가 몰려 있어 제대로 걷기도 쉽지 않다. 일본의 전통 골목길을 경험해 보겠다는 기대와는 달리 장사꾼들의 파시가 열려 도떼기시장이 되었다. 호기심에 한 번쯤 들리기는 하겠지만 두 번은 오고 싶지 않은 골목길이다. 생각할수록 사람들이 왜 몰리는지 더 궁금해진다. 기모노 차림의 젊은 아가씨들이 딱딱거리는 게다를 신고 불편하게 걷는 모습에서 전통의 풍경보다는 왠지 인위적으로 작위 된 일본 정원의 모습이 보인다. [일 시] 2023년 7월 16일 2023. 7. 17.
일본 기행(2일차) - 니조성 1600년에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승리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1603년 천황에 의해 쇼군에 임명되었다. 그 해 니조성 축성을 완공하고 이후 전국시대를 통일한 에도막부는 260년 동안 일본 역사에서 가장 안정된 평화와 번영을 이룩한 시기였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1614년 니조성을 나와 오사카 성을 침략하여 승리를 거둠으로써 도요토미 히데요시 가문을 멸문하고 통일을 완성하였다. 에도막부 3대 쇼군 도쿠가와 이에미쓰는 에도막부를 더욱 안정적으로 경영하였으며, 1867년 15대 쇼군 요시노부가 천황에게 정권을 반납하여 도쿠가와 막부가 끝났음을 선언하고 메이지 유신 시대를 열어 근대 민주국가가 시작되었다. 일본 중세 역사와 근대 역사의 흐름에서 니조성이 그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문화유산이다. 니조성의 .. 2023. 7. 17.
일본 기행(2일차) - 천룡사(텐류지) 아라시야마 텐류지로 잘 알려진 천룡사는 임제종 텐류지파 대본산으로서 교토시 우쿄구 사가에 위치한다. 1339년에 요시노에서 죽은 고다이고 천황이 유년기를 보내어서 별궁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텐류지는 정원이 잘 꾸며져 있어서 봄, 가을 풍경이 멋진 곳이다. 실내와 야외 정원을 구분하여 관람하도록 준비되어 있다. 실내는 신발을 벗고 다닐 수 있는데, 아무리 돌아봐도 불상이 보이지 않는다. 안내원에게 여쭤보니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가려 놓았다 한다. 사찰에 스님도 보이지 않고 불상을 가려 놓다니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텐류지는 실존하는 사찰이기보다는 문화재라는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 관리원들이 관리하는 관광명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느낌이다. 야외 정원은 인공적인 연못과 다양한 식물들이 잘 가꾸어져.. 2023. 7. 17.
일본 기행(1일차) 금각사(킨카쿠지) 운이 열리고, 가족이 건강하고 평안하며, 뜻한 바 모두 이루라는 뜻이 새겨진 부적 같은 입장권이 독특했다. 지극히 동양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해 낸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우리나라 관광지에서도 이런 아이템은 차용했으면 좋겠다 싶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금각사는 교토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1397년 아시카가 요시미스 장군의 개인 별장으로 사용하다가 그의 유언에 따라 사찰로 변경했다. 처음에는 녹원사(鹿園寺) 였으나 스님들의 사리를 보관하는 전각에 금박을 입혀 금각사라는 이름을 얻었다. 1950년 화재로 소실되었으나 1955년에 다시 복원하였다 한다. 금박을 입힌 전각에는 총 20kg 이상의 금을 입혔다 하니 단연 눈에 뜨인다. 전각 안을 개방하지 않은 점이 못내 아쉽기는 하다. 금각사는 한국의 사찰처럼 .. 2023. 7. 16.
일본기행(1일차) - 교토 가는 길 장마에 지쳐 습도가 높은 서울의 새벽을 달려 김포공항에서 간사이 공항 행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오른다. 온통 구름뿐인 하늘에는 설렘이 가득하다. 동경마라톤 참가와 북알프스 산행을 하러 일본에 온 적이 있어서 이번이 세 번째 일본행이다. 오사카 하늘의 맑은 구름 사이로 시내 풍경이 열린다. 한국과 달리 장마가 지나간 자리에 여행의 기대감이 부푼다. 아내와 함께 딸 내외의 가이드를 받으며 오른 가족 여행길이라 의미가 별다르다. 간사이(關西) 공항에서 교토로 가는 공항열차는 지하철과 다르게 좌석 시스템이어서 비행기가 한꺼번에 도착하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티켓을 예매하고 두 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어 공항 내에서 돈가스 카레로 점심을 먹으면서 생맥주 한 잔 했다. 식사 비용은 한국과 비슷한데 350cc 종이컵.. 2023. 7. 15.
이작도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물들어 가는 의미가 된다. 내 마음 하나 들어내어 친구 마음에 점 하나를 찍으면 화선지에 먹물이 번져 그림이 되듯 아름다움이 된다. 바이러스가 통제하던 시절에 서로 안부 묻기도 두려웠었는데, 이제는 마음을 열어 마음껏 안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이 눈치 저 눈치 살피지 않고 마음만 모으면 되는 일인데도 쉽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어디서 만나 무슨 수다를 떨어야 밴댕이 속 훑어 내듯 깔끔하게 회포를 풀어낼 수 있을까. 궁리 끝에 인천 앞바다에 덤성덤성 떠 있는 섬 자리 하나 묶어 볼모로 잡고 하소연을 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이작도를 간택하였는바, 까닭을 알리 없던 이작도는 덥석 미끼를 물었다. 비가 오느니 바람이 부느니 앙탈을 부려댔지만 우리.. 2023. 6. 12.
봉정암 [봉정암 가는 길] 영시암 지나 호흡을 고르던 중. 봉정암에서 내려오는 사람을 만나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내려오시니 좋으시겠어요" 그분이 하는 말. "기도하러 올라가시니 힘은 들어도 기분은 더 좋지 않나요?" 맞은편에서 내려오던 또 다른 사람이 핸드폰 보다가 돌부리에 걸려서 내 앞에서 키대로 엎어졌다. 깜짝 놀라 그를 부축해서 일으켜 세웠다. 다행히 많이 다치지는 않았는데 큰일 날 뻔했다. 내가 미리 인사를 건네었으면 넘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괜히 미안해진다. [대청봉 올라가는 길] 설악의 봄은 더디지만 오고야 만다. 유월의 진달래가 마지막 꽃잎을 지키려 세찬 바람에 파르르 떨고 있다. 연분홍 철쭉은 가는 봄이 아쉬워 더욱 붉어졌다. 대청봉 봄바람은 어제도 내일도 겸손을 이야기한.. 2023. 6. 6.
인생은 꽝이다 비가 오락가락 하지만 일기를 핑계로 길을 멈출 수는 없었다. 아들이 낚시 함께 하자며 제의한 지가 족히 삼 년은 된 듯하다.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차일피일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마음을 정하고 나니 기다리는 시간이 조급해졌다. 비 맞을 채비를 단단히 하고 새벽을 달려 인천 연안부두에 다다랐다. 새벽 세시 좀 넘은 시간인데 낚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분주하다. 낚시를 자주 가는 편이 아니라 낚싯대를 비롯해 장비라고는 하나도 없다. 가게에서 빌려주는 낚싯대를 준비하고, 미끼와 이런저런 도구들을 갖춰서 출정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마음은 만선이다. 돌아오는 배가 고기로 가득 차서 기우뚱거리면 어떻게 할지 흐뭇하게 고민하는 재미가 솔솔 하다. 깜깜한 새벽 연안부두에 정박했던 배가 시동을 켜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등.. 2023. 5. 30.
가덕도 외양포 가덕도는 신공항이 들어선다는 기대감과 생존권이 침해당하는 불편함이 공존하는 섬이 되었다. 대항항을 중심으로 신공항 부지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주민들 간 갈등의 샛바람이 불씨를 키우고 있다. 담벼락이 없어도 내 것, 네 것 따지지 않고 서로 존중하며 평화롭게 살았었는데, 그놈의 공항인지 뭔지 들어선다니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다. 그러거나 말거나 공항은 들어설 것이고 주민들은 정든 고향을 떠나야 하는 현실과 타협할 수 없다며 핏대를 올려가며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가덕도는 조용한 어촌마을로 존재할 운명은 못되는가 보다. 1904년부터 일본군이 주둔하여 포 진지로 활용되면서 조선을 침략하는 교두보 역할을 했을 것이며, 동시에 부산을 지키는 해양기지가 되었을 것이다. 외양포항에 터를 잡은 포 진지는 국수봉을 .. 2023. 5. 22.
다대포 沒雲臺몰운대 낙동강 칠백 리 모래와 바람을 실어 괴나리봇짐 던지듯 다대포 앞바다에 한 점 툭 떨어뜨리니 구름에 묻혀 흔적이 없구나 꽁꽁 묶은 사랑 보따리 풀어낼 수 없으니 구름에 갇힌 속삭임이 길어질 밖에 한 점 모래알이 있는 듯 없는 듯하여도 대양을 향해 뻗은 기개 어찌 작다 하리오 구름이 걷혀 족두리가 보이거든 새색시 고운 뺨에 사랑했단 말 새겨주리라 [일 시] 2023년 5월 21일 [장 소] 부산시 다대포 2023. 5. 21.
2023 고양 국제 꽃 박람회 코로라 바이러스로 그동안 중단되었던 고양국제꽃박람회가 개최되었다. 예전에 비해 규모가 다소 줄어든 느낌이며 꽃 종류도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런데 입장료를 15,000원 받는다. 행사의 규모나 준비 상태로 봐서는 입장료를 5,000원 정도만 받으면 딱 맞겠다 싶다. 고양특례시에서 주관하는 행사여서 뒷 말이 많을 텐데도 이렇게 준비한 것을 보면 나름 자신감이 있었겠지만 미덥지 않다. 다소 실망스러운 발걸음으로 건성건성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사람들이 미어터진다. 아마 굶주림이 길어졌던 탓일 것이다. 그렇지만 내년에도 이 정도 행사면 굳이 시간 내어서 관람할 필요가 있겠나 싶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눈이 얼마나 많이 높아졌는지, 주최 측에서는 다시 가늠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일 시] 2023년 4월 30.. 2023. 5. 2.
서오릉 지금 걷는 이 길은 꽃길입니다. 선조들이 묵묵히 걸어온 고생 길이 꽃 길이 되기까지 오백 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왕릉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완전하게 보존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우수할 뿐만 아니라 생물자원도 대체로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합니다. 오늘날 우리 후손들은 훌륭한 공원을 선물 받았습니다. 휴일을 맞은 서오릉에는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나와 봄볕을 따라 걷는 모습들이 너무나 여유롭고 행복해 보입니다. 서오릉을 산책하면서 작년에 다녀온 영국의 유명한 Park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영국 시내에 있는 공원들은 평지에 조성되어 있고, 아름드리나무가 울창하게 들어차 있어서 압도하는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사람들은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비치복 차림으로 자.. 2023.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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