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456) 썸네일형 리스트형 신화神話 사진 출처 : 다음 "대 ~ 한민국! - 짝짝 짝 짝짝!" 지축을 흔들어 영혼을 깨우는 함성이 밀려온다. 신화가 시작되던 반만년을 거슬러 핏속으로 흐르는 전율에 내 몸을 던진다. 광화문 사거리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재워두었던 민족의 혼이 뜨겁게 달궈진다. 신화가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신화는 의도된 말재주나 글 솜씨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민중들의 가슴 한편에 켜켜이 쌓여 있던 무지개 같은 영혼이 용암처럼 분출될 때 탄생한다. 역사 같은 신화 - 이 한 편의 드라마가 각색되어 우리들 가슴에 각인되기까지는 엄청난 에너지가 불출되어야 하고, 그에 세월의 때를 더해야만 신화 같은 역사로 전해 오는 것이다. 우리는 민족의 혼이 꿈틀거리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해 월드컵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멋진 신화 한 편을 .. 검단산ㆍ 용마산ㆍ 남한산성 [가을 마중] 바람이 분다 눈먼 가슴 쓰라린 꿈 속으로 가을바람이 분다 막걸리 한 사발에 허기를 달래던 나무꾼 짓눌린 어깨를 추스르려 바람이 분다 파란 하늘 하얀 바람 산구름 따라 바람이 분다 향기 감춘 개미취 바람 따라 흔들리다가 동그란 눈을 말아 흘긴다 밤송이 툭 터져 가을이 흔들린다 엊그제 바람 불 때 마음을 꼭 잡고 여몄어야 했는데 바람은 가을에 흔들리고 가을은 조용히 눈을 감는다. 늦여름 모기 한 마리 밤새 칭얼거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람이 분다 가을바람이 분다 * 산 길에는 더위와 장마를 견뎌낸 밤송이가 익어가고 도토리가 지천으로 떨어져 있다. 한낮에는 아직 여름의 기운이 성성하지만 조석으로 가을이 오고 있음이 분명하다. 가을이 오면 할 일이 많았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 허둥댄다. 인생이 그랬.. 도봉산 오봉 장마 지나간 자리에 버섯이 보송보송 올라오는 것을 보니 가을이 오고 있나 보다. 태풍이 한두 번 더 지나고 나면 우리는 지난여름을 옛일처럼 기억하여야 한다. 더위와 폭우가 유달리 심했던 여름이었기에 그만큼 상처도 깊었다. 도봉산 골짜기마다 깊게 파인 흔적들이 널브러져 있다. 올 가을에는 아마도 버섯은 풍년이 될 것이다. 우리 남은 인생에서 올해가 가장 시원한 해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는 학자들이 있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고 호들갑이지만, 지구 스스로는 아무 일 없는 듯 미동도 없다. 지구가 더워지고 있는 까닭은 인간들이 탄소를 많이 배출했기 때문이라고 단정을 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고 분위기를 몰아가는 데는 대체로 성공하고 있는 편이다. 나는 기후 위기론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설악산 큰 형제봉 산을 사랑하는 마음에는 미움이 생기지 않지만,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에는 반드시 미움이 움튼다. 산을 사랑하는 마음에는 반대급부를 바라지 않지만,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에는 반드시 그만큼의 사랑을 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산은 가만히 있을 뿐, 사랑해 달라고 안달하지 않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반드시 오는 만큼의 관심과 사랑이 상대방에게도 전달되어야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산을 사랑하는 마음과 같아서 미움이 생기지 않는다. 나에게 산은 마음껏 사랑을 주어도 행복해지는 대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산은 자식을 닮았다. 산행을 하면서 나는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축복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를 만남으로써 행복한 사람이 더 많아지는 세상을 꿈꾼다. 산과 그리고 산을 사랑하는 사람.. 개꿈 편도 100km 이상의 장거리 출퇴근 거리가 부담스럽다. 거기에 더해 아침 출근 시간에는 교통이 혼잡하므로 도로에서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려고 새벽에 출발한다. 조금은 번거롭고 괴로운 일이지만 일을 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어 견딜만하다. 출근하면서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만나고, 날마다 떠오르는 태양을 만나는 일은 남들이 쉬 경험하지 못하는 행운이다. 다만, 전날 술을 마셨거나, 잠을 설쳐 늦게 잠자리에 들었을 때는 졸려서 운전하기가 쉽지 않다. 자칫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일이라 조심스럽다. 중부고속도로 마장휴게소에 들러서 15분 정도 눈을 붙이고 쉬어간다. 그렇게 습관이 되다 보니 졸리지 않은 날에도 휴게소에 들러서 눈을 붙이면 잠깐의 시간에 깊은 잠에 든다. 그럴 때마다 꿈을 꾼다. 평소에는 꿈을 꾸고 .. 삼각산 [행복] 누구나 원하지만 아무나 얻을 수 없는. 어디에나 있지만 아무 데나 없는. 흔하면서도 귀하고 귀하면서도 흔한. 욕심을 부리면 챙기기 어렵고, 내려놓고자 하면 얻어지는. 멀리 있는 것 같으면서도 가까이 있고, 가까이 있는 듯하면서도 멀리 있는. 친하고 싶을수록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 [산행 일시] 2023년 8월 14일 [산행 경로] 북한산성 탐방센터 - 북한동 - 중성문 - 용암문 - 대동문 - 동장대 - 대성문 - 대남문 - 문수봉 - 청수동 암문 - 삼천사(12.5km) [산행 시간] 6 시간 녹슨 우정 오래되어 녹슨 우정은 참 편하고 좋다.탈색될 염려가 없어서 좋고,먼지가 앉아도 털어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좋다.비가 오거나 습기에 노출되어도 녹슬까 봐 애를 태우지 않아도 좋고,떨어뜨려도 부러질 염려가 없어서 좋다. 옛이야기를 마음 놓고 할 수 있어서 좋고,다가올 미래를 마음껏 상상할 수 있어서 좋다.작은 일에도 헤프게 웃을 수 있어서 좋고,좋지 않은 일에도 서로 위로가 될 수 있어서 좋다.가끔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 생겨도 쉽게 소화할 수 있어서 좋고,때로는 친구의 마음을 읽지 않고 지낼 수 있어서 좋다.오랜만에 만나도 엊그제 만난 듯이 편해서 좋고,자주 만나도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반가워서 좋다.약속을 어겨도 그러려니 이해할 수 있어서 좋고,약속을 잘 지키면 듬직해서 좋다. 예쁘지만 꼭 맞는 새 구.. 아침가리골 달력 한 장 바꾼다고 계절이 바뀌는 일은 없겠지만, 폭염이 덮친 8월의 달력을 빨리 넘기고 싶었다. 유난히 더운 여름을 피해 계곡 트레킹을 나선다. 폭염을 피한다고 아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잠시나마 더위 먹은 영혼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아침가리골 계곡을 십 수년 다녔지만 올해만큼 많은 인파가 몰린 경험은 처음이다. 더위에 내 몰린 사람들은 물 만난 수달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계곡 물속으로 던진다. 계곡의 물은 그리 차지 않으며, 바닥에는 돌이끼가 끼어서 조금 미끄럽다. 수위가 높지 않아 계곡을 건너는 데는 불편하지 않다. 다만, 사람이 너무 많아 계곡 물이 깨끗하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쉽다. 장년의 시간을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가치다. 학창 시절의 낭만을 공유할 ..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 18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