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隨筆, 散文

외모外貌와 내모內貌

by 桃溪도계 2012.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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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外貌 와 내모內貌

 

 


외모가 첫 인상을 결정짓는다는 사실에 이견을 곁들일 생각은 없다. 다만,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바르고 깔끔한 외모가 중요

하기는 하지만, 반드시 잘 생겨야만 하는 것은 아닐 터인데 젊은 사람들은 연예인처럼 잘 생긴 외모를 선호한다. 뿐만 아니라 많은

젊은 여성들이 자신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사회생활이 불가능 할 정도라고 한다. 

  

최근에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나이가 든 중년의 여성들도 성형바람을 부채질 하고 있다.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자신의 콤

플렉스를 감추기 위하여 성형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라 한다.

 

누구나 반듯하고 잘 생긴 외모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세상에 무수히 많은 돌도 각기 그 모양이 다를진대, 하물며 사람이 같은 모양

을 갖출 수는 없지 않는가. 그런데 우리는 한결같이 잘 생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삐뚤어진 인식 때문에 외모도 함께 삐뚤어져 가

는 것은  아닐까.  

  

성형으로 완전한 만족에 이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외모로서만 만족을 찾으려 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성형 중독에

걸려서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으로 후회하는 뉴스를 가끔 접한다. 생각건대 그들 스스로는 성형의 올가미를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닐까.

  

못생긴 내게도 성형을 권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거울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욕심껏 성형을 하자면 견적이 어려울 정도라 쓴 웃음만

나온다. 성의를 무시할 생각은 없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일이다.

  

얼굴은 그렇다 하더라도 겸손한 머리카락은 어찌 해 볼 수 없을까 종종 고민해 본다. 또래의 사람들보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졌다

는 것은 적잖은 단점이다. 더욱 고민인 것은 머리카락이 모자라는데도 제 때에 머리 손질을 하지 않으면 더 볼품이 없고 초라해 보

인다. 이런 나에게 가발 쓰기를 추천하는 사람도 있다.

  

단골로 다니는 이발사에게 가발을 쓰면 어떻겠냐고 여쭤본 적이 있다. 30여 년 동안 어림잡아 십오만 여명의 머리카락을 손질해

온 그의 대답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한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내린 결론이어서 그의 대답에 내 마음에 위안이 되고 신뢰가 간다.

 

가발을 쓰게 되면 땀이 많은 나는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거니와 가발 쓴 사람들의 어정쩡하게 세련되지 못한 모습을 감당할 자

신이 없다. 가발을 쓰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고, 가발을 쓰지 않으면 쉬 늙어 보임을 감수해야 한다면 나는 후자를 택할 것이다.

 

젊은 사람이 사고나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가발을 써야 한다면 모르겠지만, 나이 적당하게 먹은 사람은 굳이 가발을

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나이가 들면 나이 따라서 얼굴도 늙어갈 테니까 크게 걱정 할 일이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나이를 먹고

까만 가발을 눌러쓰고 다니면 어울리지 않는 어색함이 민망하지 않겠는가. 더구나 미처 손질을 하지 못해서 귀밑머리에 하얀 머리

카락이 송송 나오면 체신머리 떨어지는 일이다.

  

친구들보다 좀 늙어 보여도 그냥 나이 따라서 늙어가고 싶다. 몸이 늙지 않는다고 마음이 늙지 않는 것은 아니기에, 몸 보다는 마

음이 늙지 않도록 자신을 보살피고 삶을 이해하는 폭을 넓혀가는 게 좋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깔끔하고 호감 있게 보이기 위해서는 가발도 필요하겠지만, 머리카락이 좀 모자란다고 깔끔하

지 않는 것도 아니며 나이가 좀 더 들어 보인다고 해서 추한 것도 아니지 않는가. 오히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가식 없

이 드러내 놓는 것이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데 더 좋을 것이다.

  

거울을 볼 때마다 허전한 머리카락이 마음 쓰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외모外貌 보다는 내모內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흔들

리지 않으리라. 오히려 머리카락이 비어 가는 만큼,  마음도 비워가며 배려를 익힐 수 있기를 다짐해 본다.

  

빼곡하게 채운 머리카락에 한껏 기름을 바르고 멋을 내는 속 좁은 사람보다는, 성글성글한 머리카락처럼 마음의 틈을 듬성듬성 열

어서, 경계를 허물고 내 마음 속에 편안한 휴식처럼 쉽게 깃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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