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아름다운 동행
記 行

일본 기행(4일차) - 가스가타이샤(春日大社)

by 桃溪도계 2023. 7. 18.
반응형


동대사, 흥복사,  춘일대사가 나란히 나라시의 나라공원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춘일대사는 지금으로부터 1,300년 전 나라시에 도읍을 정하던 시기에 건립된 유서 깊은 신사다. 768년 쇼토쿠 천왕의 칙령에 의해 현재의 위치에 자리 잡았다고 한다.

춘일대사에는 3,000여 개의 등롱이 있어 신앙의 깊이를 말해준다. 그중에 석등의 갓에 파랗게 피어있는 이끼에는 영험한 기운이 느껴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석등에 불을 켠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밤마다 이 많은 석등에 불을 켜면 장관일 것이다. 그 모습을 볼 수 있다면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일본의 신사에 대해서 깊은 지식이 없다. 신사를 들릴 기회가 있어도 대충 건승으로  보면서 소원지에 쓰인 해독 하지도 못하는  글을 스치듯  보는 게 전부다. 그런데 춘일대사에서의 느낌은 좀 다르다. 야생성이 사라진 듯한 사슴들이 석등을 제 맘대로 오르내리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조금은 아쉽다.

춘일대사는 일본 신사에서 느낄 수 있는 이질감보다는 우리나라 옛 마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서낭당 같은 전통의 신앙 느낌이 물씬 풍긴다.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춘일대사의 석등길을 누비며 천천히 걸으면 위안을 받을 수 있겠다.  나라시에 갈 일이 있으면  잠시 짬을 내어 춘일대사에서 자신의 여유를 찾아보기를 권한다.

[일   시] 2023년 7월 18일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