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1 11. 아! 지리산 내가 안길 곳이 아니었다. 그가 옷고름을 풀고 먼저 품기 전에는 서툰 사랑을 상상하지 마라. 행여 외로운 마음에 섣부른 몸짓으로 사랑을 구하려 했다가는 치도곤을 당하기 십상이다. 새벽 3시 30분에 성삼재를 출발하여 노고단으로 오른다. 깜깜한 새벽에 손전등 불빛으로 첫 만남의 설렘을 맞는다. 어제저녁에 출발하여 버스에서 잠을 청했으나 제대로 눈을 붙일 수가 없었다. 잠이 설익어서 몸이 노곤하고 피곤이 묻어 있지만, 지리산이 뿜어내는 활기찬 기운을 흡입하면서 뻑뻑하게 몸속을 굴러다니던 피의 흐름도 차츰 부드러워졌다. 노고단에서 능선을 따라 삼도봉을 향해 가는 길에 여명이 밝아왔다. 일출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한 꺼풀씩 벗겨지는 그 웅장함이 신비스럽다. 안개구름을 가득 품어 안고 쪼끔씩 .. 2006. 6. 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