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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山 行

21. 도봉산

by 桃溪도계 2006.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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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행일시 : 2006년 9월 3일

2. 위      치 : 서울시 도봉구

3. 산행코스 : 도봉매표소 - 금강암 - 성불사 - 천진사 -우이암 -칼바위 - 관음암 - 신선대 - 자운봉 -                  만장봉 - 천축사 - 도봉대피소 - 도봉매표소

4. 산행시간 : 6시간

 

 

  ** 20년 이상의 시간을 사이에 두고 도봉산에 올랐다.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는 시간이다. 그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 계곡 주변에서 무심하게 버티면서 반겨주거나 기다리는 이가 없어도 소신껏 열매를 맺고 자신을 채워가는 저 돌 복숭아의 단단함만이 힘을 보탠다.

 

우이암으로 오르는 길에 늦 여름 옷깃을 여미면서 객들을 맞는 싸리꽃이 왠지 애처롭다.

곧 단풍이 들기전에 싸리씨가 여물어야 할텐데....

아직 꽃을 지우지 못한 싸리의 남은 여정이 바쁘다.

 

8부능선쯤에서 바라본 우이암이다.

바위가 멋지게 잘 생겼다.

정상을 오르기 위해 호흡을 몰아대는 산행객들에게 무언의 힘을 돋운다.

 

 

 

 

 

 

열매가 다 자라도 팥 만한 팥배나무의 남은 여름도 숨가쁘다.

흔히 뽈배나무라고도 하는 팥배나무는 산행중에 종종 만나는 흔한 나무다.

설 익은 팥배를 한 개 따서 깨물어 보았다. 아직 덜 익은 신 맛이 어설프다.

 

우이암에서 관음봉으로 가는 능선에서 바라다 보이는 오봉이다. 지척에 있을거 같아 곁에 가 보고 싶지만

자운봉을 거쳐 관음봉으로 행로를 잡았다.

오형제가 나란히 소곤거리는 폼이 가을 단풍을 어떻게 준비 할 것인가를 신중하게 의논 하는듯 하다.

과연 올해는 어떤 옷을 입을까.

아무한테나 보여주지는 않을텐데...

올 가을에는 오형제의 멋진 작품을 볼 수 있을지를 가만히 기약해 본다.

 

 

칼바위에서 본 모습인데, 한 평도 안되는 저 바위의 정상에서 몸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다.

자신의 등산 실력을 뽐내는 만용일까. 아니면, 오를곳이 있으면 올라야만 직성이 풀리는 본능일까.

 

 

자운봉과 주봉, 그리고 관음봉이 다정스럽다.

 

 

자운봉 정상에 한 사람이 올랐다. 현재는 등정 금지구역을 저 사람은 억지로 올랐다.

정상에서 세상 누구의 간섭도 없는 혼자만의 만찬에 열중이다.

기분이 어떨가.

세상 부러울게 없을까.

아니면, 저 꼭대기에서 자신의 호주머니를 만지작 거리면서 다시 내려와 살아갈 날 들을  새김질할까.

 

 

 

 

하산하는 길에 인간들의 흔적을 잡았다.

수 많은 사람들이 저 나무에 지문 찍듯 흔적을 남기고는 그냥 무심하게 지나쳤을 나무 껍질이 고통스럽게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인간들에게 의지가 되어 준 자랑도 묻어난다.

나도 흔적을 진하게 남기고 내려오면서 다시 산을 오르기 위한 하산길의 의미를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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