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베르니체 성 인근 레스토랑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체코에서의 첫 외식이어서 메뉴판을 봐도 잘 모르겠다. 핸드폰 AI 지원을 받아도 정확히 알기는 쉽지 않다. 대충 손에 집히는 메뉴를 선택하고 생맥주 한 잔을 주문했다. 역시 대중음식점 메뉴는 간이 세다. 맥주를 마시지 않으면 짠맛을 피할 수 없다. 식사 중 맥주 한 잔을 비웠다. 그때 여종업원이 다가와서 빈 잔을 가리키며 알아듣지 못할 말을 건넨다. 나는 잔을 치우겠다는 의미로 알고 그렇게 하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종업원이 또 한 잔의 맥주를 가져왔다. 운전해야 하는데 이런 낭패가 있나. 하는 수없이 운전을 포기하기로 하고 맥주 두 잔을 마셔야 하는 해프닝을 남겼다.
체코 베르니체에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까지 380km를 달려야 하는 여정이다. 오스트리아 국경 넘기 전에 포도밭과 밀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차를 세웠다. 부럽게만 여겼던 체코의 넓은 밀밭을 직접 밟고 영역표시까지 했다. 마냥 뛰어보고 싶은 충동을 자제하며 갈 길을 재촉했다.
이왕 운전에서 제외되었으니 니콜 어머니에게 선물로 받은 보드카를 홀짝였다. 일행에게는 미안하지만, 여행이라는 게 당초 이렇게 생겨 먹었으니 거스르기보다는 순응함이 옳다.
술에 살짝 취한 오스트리아는 체코와 다르게 지평선 끝자락에 산맥이 막고 있는 풍경이 많다.
저녁 8시경에 잘츠부르크에 위치한 에어비앤비 숙소에 도착했다. 저녁을 라면과 햇반, 김치, 김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라면을 끓이는데 불이 시원찮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시장기는 더 깊어진다. 이곳은 세탁기가 있어 밀린 빨랫감을 꺼내 세탁을 하고 일정을 마무리한다.
[일시] 2025년 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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