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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行

민주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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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를 적시는 진눈깨비가 종일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산을 오른다. 당초 남덕유산 산행을 계획했었는데, 눈이 너무 많이 쌓여 관리공단에서 미처 러셀을 마치지 못해 출입을 통제했다. 머리를 돌려 민주지산으로 향했지만, 이곳도 허벅지까지 빠지는 적잖은 적설량으로 산행 길이 만만치 않다. 다행히 러셀이 되어 있어서 뚜벅뚜벅 앞사람 발자국을 따라서 불평 없이 오른다. 

 

오랜만에 오른 민주지산이라 멋진 풍광을 기대했지만, 산행 내내 시야가 트이지 않아 답답함이 많다. 그렇지만 산은 아무 요동이 없다. 눈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어도 꿈쩍하지 않는다. 산은 자신을 텅 비웠기 때문에 별다른 아름다움을 쫓지 않는다. 누구든 빈 마음으로 산에 오르면 산은 아름다움을 그 문안으로 들인다. 

 

산 길을 걷은 것은 힘들다. 더군다나 눈 쌓인 길을 아이젠을 착용하고 걸어도 미끄러지기 일쑤다. 그렇지만 산객들은 힘든 길 위에서 힘을 얻는다. 그들에게는 신념이고 사랑이다. 

 

[산행 일시] 2025년 2월 1일

[산행 경로] 도마령 - 각호산 - 민주지산 - 물한계곡 주차장(9.6km)

[산행 시간] 4시간 50분

 

민주지산 정상에서 인증숏을 기다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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