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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日抒情
어디론가 떠나겠지
길의 끝을 알 수는 없지만
가지 않고 배길 수 있겠어.
가야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뭉그적거리는 것은
아쉬움이 많기 때문이야.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고
건듯 부는 바람에도
안절부절못하고 떠는 것을 보니
한꺼번에 와락 쏟아지려나 봐.
봄에 연둣빛 싹을 올려
한 여름 뙤약볕을 견디고
태풍을 두르고
가끔은 천둥과 번개도 담았거늘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 놓아야 한다.
탐욕도 시절 탓이다
시간이 흐르고 공간이 바뀌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과한 욕심으로 추하게 나이 들지 않도록 헤아려야겠다.
그럴 수 있다면
속절없이 떨어지는 노란 은행 이파리들을 보면서
한 두 개쯤 주워 행복을 담아보는 것도 괜찮겠다.
가을에는
떠나는 가을을 아쉬워하기보다는
내가 가을을 따라갈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싶다.
작은 여유에 탐욕도 가끔은 묻어두고 싶다.
다시 가을이 오면 호들갑 떨기보다는
천연덕스럽게 받아 들고
철없이 뒹구는 낙엽처럼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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