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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山 行

도봉산 여성봉

by 桃溪도계 2024.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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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왜 오르는가?
매번 자문하기도 하지만, 산을 다니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종종 받는 질문이다. 한 마디로 잘라 답변하지 못하는 이유는 삶이기 때문이다. 삶에 정도正道가 없는 것처럼  산에 가는 이유도 특별히 내세울만한 명제는 없다. 오늘은 어딘가 비어 있는 허기를 채우기 위함이라 단정하고 도봉산 오봉탐방센터의 산문山門을 연다.

음달에 쌓인 눈 길이 다소 미끄럽기는 해도 그런대로 걸을만하다. 능선에 오르니 사방천지 시야가 탁 트인다. 모처럼 맞는 햇볕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다 같은 햇볕이어도 산에서 맞는 햇볕은 도심에서 맞는 햇볕과는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도심에서 맞는 햇볕이 인공적인 느낌이라면 산에서 맞는 햇볕은 자연이 내어주는 선물이다.

여성봉을 친견하고 갑진년 한 해를 균형 있게 채워 갈 음기를 가득 충전한다. 오봉과 나란히 손 잡고 걸어가며 바쁘게 서두를 일 없으니 이 또한 행복이다. 바삐 걸으면 시간은 벌 수 있겠지만, 천천히 걸으면 꼼꼼한 추억을 챙길 수 있으니 느긋한 미소는 덤이 남는다.

오봉에 올라 간단히 요기를 하고 신선대를 향하여 능선길을 따라 걷는 기분이 홀가분하다. 매번 산을 오를 때마다 깨달음을 얻는다. 나의 깨달음은 왜 산에만 머무는 것일까. 아직은 부족함이 많은 탓일 게다. 신선대에 올라 지나온 길을 되짚어 봐도 산을 떠나서는 깨달음을 얻기는 힘들겠다. 산을 내려와서도 산을 올려다보며 다음을 기약한다. 허기를 채우려 산에 오른다.

[산행 일시] 2024년 1월 6일
[산행 경로] 오봉탐방지원센터 - 여성봉 - 오봉 - 신선대 - 도봉탐방지원센터 - 도봉산역(10km)
[산행 시간] 5시간

여성봉
오봉
삼각산
자운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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