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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山 行

소금산 출렁다리, 울렁다리

by 桃溪도계 2023.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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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편의를 위한 생활용 소규모 출렁다리가 세워진 것은 오래된 일이겠지만, 대규모 관광용 출렁다리가 세워지기 시작한 것은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가 시발점이 아닐까 싶다. 개장 당시 매스컴에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며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소금산 출렁다리를 기점으로 전국의 각 지방자치 단체에서 관광용 출렁다리를 다투어 세우기 시작했다. 

 

인기를 구가하던 출렁다리가 전국에 다수 생기면서 체험자가 늘어나고, 어느 순간 발길이 뚝 끊겼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기획했던 각 지방자치 단체에서는 애물단지 속앓이가 늘어났다. 어떤 콘텐츠가 인기가 오르면 번갯불에 콩 볶듯이 아류들이 순식간에 생겨나서 타오르다가 한꺼번에 식어버리는 습성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속성이기도 하다. 

 

원주시에서는 소금산 출렁다리를 시작으로 간현 관광단지 벨트를 조성하고 있다. 소금산을 중심으로 섬강이 여유롭게 감싸 안듯 돌아가는 비경을 끼고 있어, 나름 관광의 요새라 할 수 있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새로 조성된 잔도길을 따라 울렁 다리로 이어진다. 최근에 세워진 울렁 다리는 404미터로 출렁다리보다 두 배나 더 길다. 울렁 다리와 연계된 마무리 공사가 완료되면 새로운 관광루트를 기획하고 있는 듯하다. 관광을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한 번쯤 가 볼만한 자원이겠지만,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여 만든 대규모 시설의 효용성과 무모하게 자연을 훼손하는 일에 대해서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자연이 허락하지 않으면 인간의 욕망도 그칠 줄 알아야 할 텐데 적잖이 걱정된다.

 

강렬한 가을 햇살에 뜨거운 우정을 내놓고 일광욕을 즐기듯 출렁거리며 걷는 길에서 친구의 소중함을 헤아려 본다. 친구를 통해서 나를 점검하고, 서로를 존중할 줄 아는 여백을 남겨두어야겠다. 함께 걷는 길 위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세상을 알아가며 진중하게 조잘거리는 시간은 짬을 겨눌 새도 없이 후딱 지나간다. 손 꼭 잡고 우정으로 다져진 길을 오래도록 걸을 수 있기를 바란다. 늘 지금처럼.

 

[산행 일시] 2023년 9월 10일

[산행 경로] 출렁다리 입구 - 출렁다리 - 잔도길 - 울렁 다리 - 출렁다리 입구(4.5km)

[산행 시간] 2시간

 

출렁다리
울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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