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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記 行

봉정암

by 桃溪도계 2023.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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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암 가는 길]

영시암 지나 호흡을 고르던 중.
봉정암에서 내려오는 사람을 만나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내려오시니 좋으시겠어요"
그분이 하는 말.
"기도하러 올라가시니 힘은 들어도 기분은 더 좋지 않나요?"

 맞은편에서 내려오던 또 다른 사람이 핸드폰 보다가 돌부리에 걸려서 내 앞에서 키대로 엎어졌다. 깜짝 놀라 그를 부축해서 일으켜 세웠다. 다행히 많이 다치지는 않았는데 큰일 날 뻔했다. 내가 미리 인사를 건네었으면 넘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괜히 미안해진다.

[대청봉 올라가는 길]

설악의 봄은 더디지만 오고야 만다. 유월의 진달래가 마지막 꽃잎을 지키려 세찬 바람에 파르르 떨고 있다. 연분홍 철쭉은 가는 봄이 아쉬워 더욱 붉어졌다.  대청봉 봄바람은 어제도 내일도 겸손을 이야기한다. 이제 설악의 봄도 떠나보내야 할 시간이다. 다시 바람 가득 찬  봄을 기다린다.

[봉정암에서 내려오는 길]

수렴동 계곡 지나 봉정암 오르는 사람을 만나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힘드시지만 기도하러 가시니 마음은 가뿐하시겠어요"
그분이 하는 말.
기도는 아무 데서나 해도 되는데, 지금은 힘이 드니 내려오는 사람이 부럽기만 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햇살 퍼지는 틈으로 다람쥐들은 분주한 아침을 맞는다. 먹고 남은 사과  꼬투리를 툭 던지니 두 손을 곱게 모은다. 너나 나나 더 바라지는 말자. 봉정암 오르내리는 이 발걸음이 그나마 섣부른 욕망이 절제된 아름다움임을 기억하자. 인생에서 덤은 없다.

[산행 일시] 2023년 6월 5일, 6일(봉정암 1박)
[산행 경로] 백담사 - 영시암- 수렴동 계곡 - 봉정암- 소청봉 - 중청봉 - 대청봉 - 봉정암- 백담사(26km)
[산행 시간] 10시간 50분

봉정암 사리탑
기린초
참조팝나무
함박꽃
개다래
가막살나무
금마타리
사자바위
눈개승마
병꽃
종덩굴
두루미꽃
진달래

 

노랑제비꽃
요강나물
용아장성
참기생꽃
귀룽나무
인가목
흰인가목
용아장성
부게꽃나무
정향나무
꿩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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