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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만난 지 꼭 오 년 만이다.
그때도 심사가 불편해 하늘을 구름으로 가득 채우고 치맛자락도 보여주지 않았는데, 오 년이 지난 지금까지 마음을 풀지 않았으니 이를 어쩌랴. 내가 무심했구나.
그렇지만 오 년을 별러서 왔는데 마음을 좀 열어주기를 바랐건만 종일 비만 내린다.
자연이 하는 일을 인간이 어쩌겠냐만 두 번 씩이나 헛걸음했으니 이제 내 마음도 살펴 주시게나. 다음에 당신을 뵈러 오는 날에는 우리 서로 웃으며 포옹할 수 있기를 바란다.
가을비 내리고 나면 가을은 더 깊어질 테고 설악의 단풍은 낙엽이 되고 또다시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소리 없이 왔다가 흔적 없이 사라지는 운명을 탓하지는 말자. 생물의 본성이 그러하니 있는 그대로를 숙명처럼 맞자.
[산행 일시] 2022년 10월 3일
[산행 경로] 설악동 - 비선대 - 마등령 - 1275봉 - 무너미재 - 천불동 계곡 - 비선대 - 설악동(20km)
[산행 시간] 10시간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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