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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詩, 詩 調

삼각산 김서방길

by 桃溪도계 2021.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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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다음에 봄]

 

문풍지가 떨어져 나간 문설주에 기대어

겨울이 오는 줄도 모르고 햇볕 한 줌 늘어진 틈에

 

티눈 배기듯

옹이가 자라고 있는 아픔을 눈치채지 못하고

요부 같은 과수댁 튼실한 엉덩이 쫓아

그 해 가을은 몽땅 쓰러졌다.

 

봄이 올 것 같지 않던

텅 빈 계곡에

파란 이끼들이 오종종 껴안고 곁눈질로 봄을 잰다

 

봄은 오고야 말 것이여

아직 이끼가 남았으니

봄은 꼭 올 것이구먼

 

 

[산행 일시] 2021년 12월 11일

[산행 경로] 북한산성 입구 - 대서문 - 중성문 - 대남문 - 문수봉 - 청수동암문 - 삼천사 계곡 - 삼천사(11km)

[산행 시간] 5시간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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