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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行

관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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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웃자

 

 

빈 가을

바람이 분다

채 지우지 못한 연민이었음을

 

희미한 이정표 

갈 길 잃은 낙엽

붉은 가슴에 아직 사랑이 남았음을

 

개미 한 마리

관악산 울퉁불퉁한 능선을 따라

종아리 근육이 터지는 줄도 모르고

늦가을 햇살에 헤진 사랑을 깁듯

분홍 장미 꽃잎을 닮은 거미줄을 엮고 있었음을

 

막걸리 한 잔

굴곡진 인생의 치열한 파편의 흔적

맥주나 소주와 다른 이유를 말해 주지 않았던 원죄가 있었음을

 

겨울이 오기까지는

움츠러들지 말자

가을이 가기 전에

한 번 더 웃자

요란스럽게 한 번 더 크게 웃자

 

 

 

[일      시] : 2020년 11월 8일

[산 행 로 ] : 서울대 입구 - 연주대 - 사당동(10.5km)

[산행시간] : 6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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