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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行

무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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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갑산

 

무갑사를 지나 무갑산으로 오르는 등로가 가파르다.

동네 산이거니 생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올랐다가 자칫 낭패를 당할 수도 있겠다.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으니 만만하게만 보였던 산.

산은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절감한다.

산에 오를  때에는 호랑이가 토끼를 사냥하듯 최선을 다해 임해야 한다.

경솔한 마음으로 덤볐다가는 결코 산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무갑산 정상에 걸려 있는 태극기가 유월의 따가운 햇빛에 풀이 꺽인 모습니다.

산객이 기웃거려도 반색이 없다.

한 때는 제 양껏 꼬리를 흔들며 기고만장 했을 것이다. 

누가 이렇게 소박한 태극기를 꽂았을까.

나뭇가지로 된 국기게양대는 초라하지만 그 기상은 늘름하다.

태극기를 게양했던 사람은 무갑산의 태극기가 의기양양하게 흔들리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세상살이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 것이다.

다시 바람이 불면

세상의 정의를 향해서

나라의 발전과 국민의 안위를 위해서 목이 터져라 외쳐 댈 것이다. 

 

무갑산은 등로가 만만하지 않은 만큼 숲이 우거져 원시림의 느낌이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조용하고 쾌적한 등로는

가파른 산을 오르느라 호흡이 흔들리는 산객들의 마음을 얻기에 충분하다.

능선에 올라 호흡을 고르면 숲의 정감이 단전 끝까지 들어온다.

 

산은 내 행복의 원천이다.

무릅을 꿇고 나 보다 더 나이가 많을 나무에 기대어 조용히 그의 가르침을 듣는다.

'경거망동 하지말라'

경솔한 마음에는 진정한 행복이 깃들기 어렵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 일      시 : 2013년 6월 8일

 

* 산 행 로 : 무갑리 마을회관 - 무갑사 - 무갑산 정상 - 소리봉 갈림길 - 관산 - 무갑리

 

* 산행시간 : 6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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