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
장마 중이라 친구와 함께 가까운 산을 올랐다.
가까이 있어서 언제나 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오히려 자주 찾지 못한다.
산행 초입부터 더위와 습도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샤워를 하듯 땀을 흘리면서 그 땀 속에 있는 기쁨을 찾아낸다.
평소에는 땀을 흘리면 불편함일진대 산행 중에 흘리는 땀은 기쁨이 된다.
도봉산까지 이어 갈 계획이어서 바쁜 걸음으로 산행을 이어간다.
시야가 흐려서 조망은 별로지만 명산이 주는 즐거움은 그대로이다.
인수봉에는 오늘도 여전히 바위를 타는 사람들이 시위하듯 매달려 있다.
그들에게 바위란 어떤 정의일까.
고통보다는 행복이겠지.
가끔은 바위를 타 보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고개를 젓는다.
그냥 산행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행복은 넘친다.
더 이상은 욕망이며 사치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힘든 산행이다.
우이산장에서 막걸리 한 사발 쭉 들이키니 세상이, 산이, 내가 행복하다.
하산 길에 계곡에서 땀을 씻어내는 기쁨도 산에 오르지 않으면 맛 볼 수 없는 행복이다.
우이동 식당에 들러 식사를 하고 서둘러 나오는데 비가 내린다.
산행을 중단하기로 결정을 하고나니 아쉬움이 남는다.
무리하게 진행 할 수도 있겠지만 자칫 위험할 수도 있으니 물러 설 수밖에.
다음에 다시 그 길을 가기 위해 남겨놓아야 한다.
돌아오는 길.
피곤함이 몰려 길이 줄어드는 줄도 모른채 졸고 있었다.
잠깐동안 세상을 잊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또한 말할 수 없이 달콤한 기쁨이다.
* 일 시 : 2013년 7월 7일
* 산 행 로 : 불광역 - 장미공원 - 탕춘대능선 - 향로봉 - 비봉 - 사모바위 - 승가봉 - 청수대암문 - 문수봉 - 대남문 - 대동문 - 동장대 - 용암대암문
- 위문 - 도선사 - 우이동
* 산행시간 : 4시간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