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 라 톤

산악 마라톤 - 강남 5산 종주

반응형

 

강남 5산 종주

 

 

힘든 하루를 연다.

왜 그렇게 힘들게 뛰느냐?

글쎄!

뛰어야 한다는 명령을 받았으니 뛸 수 밖에 없다.

미리 계획된 일이지만 얼마만틈 힘들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스타트 라인.

언제나 그랬듯이 무사히 종주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전의를 다진다.

 

 

며칠 전에 연습도중에 부상을 입은 친구.

한껏 마음을 모으고 손꼽아 기다렸을텐데 뛰기 힘들겠다고 한다.

친구의 마음을 알기에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래도 천천히 가는데까지 가보자고 권했지만 마음이 영 찜찜하다.

결국 친구는 뛰기로 결심을 굳혔고,

중간쯤에서 더이상 이어가지 못하고 아쉬움을 접어야 했다.

무리한 도전으로 친구의 부상이 더 심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말렸어야 할 내가

더 부추겼으니 할 말이 없다.

다음에 좀 더 따뜻하게 안아주어야겠다.

 

 

 

 

지난번 남한산성 마라톤 때 처음 만났던 인연..

어찌 살다보니 삶의 길목에서

잠시 동행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함께 하는 동안 웃음 잃지 말고

서로를 격려하며 맑은 인연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바래봉 오르는 길에

미천한 경험이 들통났다.

발목 없는 양말을 신었는데, 뒤꿈치가 자꾸 벗겨진다.

이대로 가다가는 얼마 못가서 뒤꿈치에 물집에 잡힐테고

그러면 더이상 산행을 이어가기 힘들텐데..

양말 두켤레를 신고 뒤따라 오던 눈치 빠르신 사모님께서 자신의 양말을 벗어주셨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산중에서 목 마를 때 물 한모금 보다 더 귀한 선물을 얻었으니 행운이다.

 

바래봉에서 백운산으로 이어가던 중에 허벅지 근육에 경련이 생기기 시작했다.

힘든 길이었지만

사모님께서 주신 양말을 신고 뛰었으니 끝까지 종주 할 수 있었던 힘이 되지 않았을까.

 

 

 

함께하면 즐거운 분들이다.

세속의 나이는 차이가 많지만

운동 나이로는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꼭 맞는 친구분들이다.

앞으로도 함께 손잡고 오랫동안 이 길을 갈 수 있기를 바라기에

힘겨운 길이지만 잘 견딜 수 있다.

아름다운 동행입니다.

 

 

 

 

 

 

 

 

산 길을 뛰느라

주변 풍경을 제대로 주워담지 못하고

오직 땀에 절인 호흡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간다.

내가 가야 할 목표점에 뭐가 있을까.

막걸리 한 잔?

참 행복한 상상이다.

 

내 인생의 종착역에는 무엇이 기다릴까.

내가 지나온 흔적만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삶은 흔적을 장식하기 위한 과정이란 말인가.

화려한 흔적 같은 것은 나에게는 거추장 스러우니까

소박한 발자국으로 삶을 더 담백하게 살아갈 수도 있겠다.

 

 

 

아이..

그에게 산은 어떤 의미였을까.

무뚝뚝한 표정이 내 발길을 잡는다.

국사봉 꼭대기에서

씩씩대며 달려가는 아저씨들을 어떻게 이해할까.

 

 

 

 

나게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분이

2등을해서 상을 받았다.

축하합니다.

상상도 하지 못할 체력과 정신력으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신 박유신님

무궁한 건투를 빕니다..홧팅

 

 

 

 

 

 

끝까지 달렸어도 끝은 아니다.

우리는 또 다른 시작점의 이정표를 세우고 잠시 헤어질 뿐,

다음에 또 다시 만나서 악수를 하고

웃으면서 약속된 동행 길을 이어갈 것이다.

그렇게 오래도록 기억을 쌓아갈 것이다.

 

 

 

 

* 코     스 : 양재동 화물터미널 - 청계산 옥녀봉 - 청계산 매봉 - 이수봉 - 국사봉 - 하우현 성당 - 우담산 - 바라산 - 백운산 -

광교산 토끼제(시루봉) - 형제봉 - 경기대 정문

 

* 거     리 : 26km

 

* 시     간 : 5시간 40분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