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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行

지리산 - 삼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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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삼신봉

 

 

지리산의 봄도 황사에 먹혔다.

지리산 남부 능선인 삼신봉 능선 등산이었다.

지리산의 대부분 등산로가 산불때문에 폐쇄되었다. 물론 청학동 들머리도 폐쇄되어 있다.

원묵계 들머리로 지리산 남부 자락에 접어들었다.

정상적인 등산로가 아니다.

묵계리 주민들이 고로쇠 채취를 위한 작업로가 열려있다. 온통 시누대 밭이다. 키 보다 더 큰 시누대길을

헤치며 올라간다.

 

산행이 뜸한 등산로라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몇번이나 길을 고쳐가며 올랐다.

그 만큼 빨리 지쳐갔다.

여름 산행이었다면 능선을 살필 수가 없어서 더 힘 들었을 것이다.

일행중 일부는 낯선길로 잘못들었다가 엄청 고생했다.

두어번 쉬어서 외삼신봉 정상에 올랐다.

예상했던대로 조망이 별로다.

황사가 코 끝에서도 느껴진다.

 

 

외삼신봉에서 능선을 타고 이어가면 청학동에서 올라오는길과 교차한다.

지리산 남부능선은 특이하게도 산 정상에도 시누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청학동 등산로 교차점을 지나 시누대길을 이어가면 삼신봉 정상에 이른다.

원묵계 들머리로 부터 2시간 걸렸다.

반야봉, 토끼봉, 세석평전, 장터목, 천황봉..... 지리산 종주코스에서 만날 수 있는 봉우리들이

희미하게 보인다.

황사가 밉다.

 

삼신봉에서는 능선을 따라 이어가는 산행은 수월한 편이다.

산행시간이 길어지면서 피곤이 늘어질 뿐, 그리 힘들지 않게 내 삼신봉에 이른다.

 

 

내삼신봉에서는 하산길이다.

몇개의 바위 봉우리들을 지나면서 하산길이 이어진다.

 

 

쌍계사 쪽으로 하산길이 정해져 있다.

날머리에도 고로쇠 수액 채취하는 작은 관들이 혈관처럼 얽혀있다.

저 작은 관들이 이 산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게 분명하다.

환경을 얼마만큼 파괴하는 행위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민들에게는 생명수를 얻는 행위이다.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 자연의 몸짓을 잠시 빌어 쓰는 행위다.

예전에는 고로쇠 수액 채취하는 행위에 대해서 자연을 파괴하는 몰염치한 행위라고 규정했었는데,

이번 산행을 계기로 마음을 바꿨다.

무분별하게 마구 헤집는 행위가 아니고, 주민들이 협심해서 나무를 적당하게 보호 할 수 있는

범위라면 고로쇠수액 채취는 인간이 곡식을 심는 행위와 별 다를게 없다.

 

내삼신봉에서 쌍계사로 하산하는 길은 온통 돌밭길이다.

지쳐서 풀린 다리를 돌밭 사이로 옮기는 행위도 쉬운일은 아니다.

자칫 헛 디디기 쉽다.

 

이름모를 작은 폭포를 만났다.

세수를 하고 갈증을 마음껏 풀었다.

  

불일암 밑에는 불일폭포가 힘차게 지리산의 역사를 이어간다.

불일폭포는 지리산 10경중에 하나로써 우리나라 3대 폭포라고 한다.

3단형태의 폭포로서 그 높이가 60미터에 이르러 그림틀에 다 담을 수 없는 아쉬움을 남긴다.

아직 봄이라서 수량이 풍부하지 못한 탓에 장쾌하다 할 수는 없지만,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황사에 지친 가슴을 쓸어내고도 남음이 있다.

수량이 풍부한 날을 가려....

불일폭포를 다시한번 보고싶다는 기억을 가슴깊이 저장하고 내려왔다.

 

날머리 입구에 늦은 매화가 향기를 품고 객들을 반긴다.

지친 피로를 향기에 맡기며

황사에 지친 지리산 등반을 가슴 속 깊이 저장했다.

 

* 산행일시 : 2007년 4월 1일

 

* 위      치 : 전남 구례군, 경남 하동군 일대

 

* 산행코스 : 원묵계 - 외삼신봉 - 삼신봉 - 내삼신봉 - 상불재 - 불일폭포 -쌍계사 - 화개장터

 

* 산행시간 :  6시간 = (원묵계 ~ 쌍계사 -    5시간),(쌍계사 ~ 화개장터 - 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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